
영화 <틱, 틱… 붐!>은 뮤지컬 <렌트>의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성공하지 못한 예술가’의 불안과 시간을 다루며, 결과 중심 사회에서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비교적 담담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영화의 주인공 조너선은 뉴욕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뮤지컬 작곡가를 꿈꾸는 청년이다. 그는 8년간 준비한 작품 <슈퍼비아>의 워크숍을 앞두고 있으며, 곧 서른을 맞이한다. 영화의 제목이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틱, 틱’ 소리는 단순한 효과음이 아니라, 나이를 기준으로 삶의 성취를 평가하는 사회적 압박을 상징한다. 조너선에게 시간은 중립적인 흐름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재촉하는 존재다.
조너선의 주변 인물들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가장 친한 친구 마이클은 예술의 길을 떠나 안정적인 직장을 택했고, 연인 수전은 불확실한 미래에 점점 지쳐간다. 이 대비는 개인의 선택을 옳고 그름으로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삶이 놓인 조건과 우선순위의 차이를 보여준다. 영화는 누구의 선택도 단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 이후에 감당해야 할 감정과 책임을 솔직하게 드러낼 뿐이다.
이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꿈을 붙잡고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외로운 과정인지를 보여준다. 조너선은 끊임없이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질문하며, 성공하지 못한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모습은 진로, 성적, 스펙, 취업이라는 현실 앞에 서 있는 대학생들의 고민과 자연스럽게 겹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많은 가능성을 품은 시기이지만, 동시에 비교와 불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을 향해 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기대에 의문을 제기한다. 조너선의 삶은 안정적이지 않지만, 그가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왔는지는 분명하다. 영화는 ‘언제 성공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갈 것인가’를 질문한다.
<틱, 틱… 붐>은 청춘의 불안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대신 불안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청년들에게 얼마나 보편적인 경험인지 보여준다. 새 학기를 맞아 막연한 압박감이나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조용한 공감의 언어로 다가온다. 모두가 확신을 가지고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불확실함 속에서도 각자의 속도로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영화는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조여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