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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카풀 앱 규제, 한국의 ‘적기조례’
제 937 호    발행일 :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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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필리핀에서 영어캠프 인솔교사로 약1년 간 근무했을 때다. 아직은 미숙한 영어와 한국인을 목표로 한 택시범죄가 들끓는 필리핀에서 이동수단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필리핀 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카풀 서비스의 일종인 ‘우버’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기자는 우버 앱을 통해 전송된 운전기사의 정보를 확인한 후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지정된 곳으로 신속·정확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또한 요금을 미리 결제하기 때문에 운전기사와 요금 시비를 벌일 일이 없이 안전하고 편리했다.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가 소비자와 운전자를 연결하는 카풀 앱을 출시하자 택시업계는 운행을 멈춘 채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두 차례의 집회를 통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또한 출.퇴근시에 함께 승용자동차를 타는 경우 유상으로 손님을 태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 제81조 제1항 제1호를 삭제해 아예 카풀 자체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는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취재하며 집회에 참가한 택시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입을 모아 온종일 도로에서 운전하고 밤마다 취객들과 씨름하지만 얼마 벌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하며 카풀 앱으로 인한 수입타격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카풀 앱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혁신적 성장을 가져올 것이고, 우리나라 이익단체들의 주장이 외국보다 크고 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1861년 영국의 <적기조례>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당시 영국은 마부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적기조례>를 만들었는데 증기기관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사람이 붉은 깃발을 들고 앞에서 걸어가도록 했다. 당시 마부들은 만족했지만,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당한 뒤쳐지게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승차공유사업을 여러 규제로 묶어놓고 있으며 관련 이익단체들의 반발로 공유경제시장에서 유독 뒤쳐져있다. 이에 카풀 회사 풀러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기술이 발전한 외국계 기업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대부분은 카풀 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익단체의 목소리로 인해 소비자의 권익은 줄어들고 계속해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모든 경제 주체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특정 이익집단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지 말고 모두가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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