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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입생에 부탁한다
제 938 호    발행일 : 2019.03.04 

2019년 개강호를 내면서 새로이 우리 학교의 일원이 된 신입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글을 작성하기 위해 참고 삼아 과거 충북대신문에 실린 유사한 글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1969년 3월 10일자 충북대신문(당시 충북대학보) 제86호 실린 아래의 사설을 발견했다. 5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2019년 신입생들에게도 똑같은 당부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약간의 수정을 거쳐 원문을 그대로 전달하기로 했다. 아래 사설을 읽으며 과거세대가 생각했던 대학생과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생의 위상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이란 몇 가지 큰 사명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학문의 연구요, 또 하나는 인격의 완성이다. 대학을 일컬어 상아탑이요, 학문의 전당이라고 한다. 아릿한 제복에 홍안의 선남선녀의 300여 신입생에게 우리 모두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24만여 평의 대지 위에 우뚝 솟은 하나하나의 건물은 비록 작기는 하나 알차 있고 아늑하기만 하다. 파란 잔디밭 사이로 좁다란 사이길들은 온통 뭇(많은) 진리로 아롱져있다. 봄 가을이면 소풍객으로 분비기도 하고 오후 늦게는 저 풀밭이 온통 토론의 광장이 되기도 한다.
  신입생 여러분은 진실로 그 수많은 경쟁자 속에서 승리의 개선자요, 인생의 승리자인 것이다. 여러분은 분명 마음놓고 활보해도 좋고 패기와 자부, 그리고 용자로서 활보해도 좋다. 더구나 그 어느 해보다도 치열한 입학예비고사를 거치지 않았던가?
  우리는 이와 같이 보무당당한 여러분들의 앞날을 위하여 여기 몇 마디 충언을 아낄 수 없어 첫출발하는 분들앞에 이것을 내놓는 것이다.
  첫째로 신입생 여러분은 여러분께 부여된 자유를 방종없이 마음껏 누려야 한다. 원래 유니버시티란 말은 라틴어의 유니버스태태로부터 유래된 말이다. 유니버스태태는 학사란 말로서 세계 각 곳에서 같은 학문을 하려고 자유스러이 모인 사람들의 무리인 것이다. 밤새워 읽고 토론하며 주의 주장을 펴는 광장인 것이다. 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학문의 자유에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이 학문의 자유를 몰이해하여 남용하고 마는 수가 있다. 대학의 자유는 방종없는 자유이어야 하며 이 자유는 학문의 자유만을 지칭함을 명심하여야 한다. 지나치리만큼 제도나 규칙에 얽매였던 중등교육에서의 해방감으로 대학의 자유를 해방감의 자유나 방종을 자유로 오인해서는 아니 된다.
  둘째는 철두철미한 학구적 태도를 지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문자 그대로 아카데미가 되어야 한다. 남이 하지 않으니 나도 괜찮다고 하는 안일무사는 우리가 가장 배격하여야 할 적인 것이다. 의존과 채찍에 의한 학구가 아니고 자아의 반성에서 나오는 스스로의 연구가 나와야 한다. 방대한 실험실과 도서실은 언제든 그 문이 열려져 있으며 연구실에서 교수들은 언제나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한 시간 한 시간의 강의의 충실만으로서 대학교육의 전부로 생각한다면 큰 잘못인 것이다. 한 시간의 강의는 학문의 길잡이일뿐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교수가 끄는 강의가 아니고 교수와 더부러가는 강의이어야 하고, 교수가 시켜서하는 실험이 아니고, 교수에게 물으며 하는 실험 그것이야말로 곧 내 것이 되고 올바른 학문의 자세임을 명시하여야 한다.
  셋째로 각자가 스스로 올바른 사명감과 투철한 철학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의 학문은 암기나 모방이 아니다. 대학의 목적은 엘리트의 양성이 그 교육목적이니 이와 같은 목적의 수행은 단순한 학문의 연마만으로서는 불가능하다. 대학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투철한 철학을 세우는 것이고, 이 투철한 철학을 기틀로서 올바른 사명감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나 하나의 개인은 나로서만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곧 너요, 너는 곧 나라는 신의와 협동이 있어야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존재는 투철한 철학과 사명감이 있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민족과 국가가 전제로 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때문에 우리 모두는 여러분에게 온갖 특전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부디 입학한 그날의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개척자가 되도록 부탁하여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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