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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남극 연구의 발자취와 미래
제 939 호    발행일 : 2019.03.25 


  지난 겨울 대한민국 쇄빙선 아라온호가 중국의 제5남극 기지 건설을 위해 사전 조사 중 고립된 조사단 24명을 구조한 사건이 회자 되었다. 아라온호는 남극해에서 빙산에 의해 고립된 러시아 및 대한민국 어선 등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구조 활동을 해온 전력이 있다.
  1959년 남극 조약의 체결로 남극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유예되었고 남극 대륙에 대한 평화적 활동과 과학 연구가 모든 국가에 개방되었다. 하지만 남극 대륙 연안에 기지를 운영하는 약 40개국으로 남극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고, 남극의 모든 사항은 이들 국가들이 회원국으로 있는 남극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대한민국 남극 연구도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남극 연구는 1988년 남극 반도 끝에 위치한 킹 조지 섬에 대한민국 세종 과학기지를 건설하며 그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세종 과학기지는 대한민국 남극 연구의 초석을 다져왔다. 하지만, 세종 과학기지가 가지고 있는 지리적인 제한, 즉 남극 대륙으로의 접근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남극 대륙에 제2과학기지 건설의 필요성이 점증되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연구용 쇄빙선 아라온호의 건조는 이러한 필요성의 필요조건을 충족해 주었다. 남극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남극해는 해빙으로 항해가 불가능 하고, 일부 해빙이 녹는 하계에도 쇄빙 능력이 없는 배들의 항해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남극 기지의 운영을 위한 물자 및 인력 보급을 위해 쇄빙선의 존재는 남극해 및 남극 대륙 연구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아라온호의 건조를 바탕으로 2014년 남극 로스해 연안 테라노바만에 대한민국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준공하였다. 남극 제2과학기지 준공으로 대한민국 남극 연구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장보고 과학기지가 위치한 북빅토리아랜드는 지난 30년 간 미국, 뉴질랜드, 독일, 이탈리아 등 서구 국가들에 의해 조사, 연구된 지역이다. 지난 5년간에 걸친 대한민국 남극 연구단의 활동은 최근 ‘남극 빙권 붕괴에 따른 해수면 상승 메카니즘 규명’과 ‘캠브리아기 북빅토리아랜드 섭입대 발달 연구’및‘리트만 화산의 분화 연구’등이 국제 학술지에 보고되면서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 기반 대륙 연구를 발판으로 대한민국의 남극 연구는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남극 대륙의 중심부로 내딛기 시작하였다.
  남극 내륙에 과학기지를 운영하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4개국에 불과하다. 이 국가들은 이들 내륙 기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이며, 그동안 베일에 싸여왔던 빙하 밑 남극의 모습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아문센이 남극점 탐험을 성공한 지도 100년이 훌쩍 지났고, 각종 항공 시스템과 인공위성의 발달로 지구상에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두꺼운 빙하 밑 남극 대륙의 속살은 최근에 와서야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그중 첫 번째 발견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남극 빙하 밑의 지형이 매우 다채로우며 남극 중심부에는 큰 산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다양한 지형과 함께 얼음에서 나타나는 압력에 따른 용융점의 변화로 인해 남극의 두꺼운 빙하 밑에 수많은 호수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 영국, 미국의 연구팀에 의해 빙하 밑의 호수, 빙저호에 대한 탐사가 이루어졌으며, 미국 연구팀의 탐사에서는 빙저호를 유영하는 투명한 물고기가 관찰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은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남극의 내륙을 연결하는 코리안 루트 개척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남극 내륙에 제3과학기지 건설과 그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남극 내륙에 대한 조사,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남극 연구로 대한민국은 남극에서 이제 성인이 되어 더욱 폭넓은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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