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보고 느낀 풍경과 건물들, 동행한 사람과의 추억,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까지도 내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평소의 나는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군산을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이전에 군산을 홍보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군산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생각에 머물지 말고 꼭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내가 군산에 끌린 이유 세 가지였다. 먼저, 역사적 사건과 유적이 많고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책에서 벗어나 온 몸으로 역사를 체험하고 싶었다. 군산은 구석기시대부터 세곡선이 오가던 조선 시대. 그리고 일제강점기 곡물 수탈의 역사가 생생히 보존되어 있다. 둘째는 아픈 역사의 산물이지만 일본풍의 적산가옥과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평소 ‘가깝지만 먼 나라’인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군산은 마치 일본을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근대 일본인들의 건축과 문화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더운 여름을 식혀줄 푸른 바다와 세계 최대 새만금 방조제를 볼 수 있다.
군산에 빠져버린 나는 함께 여행할 친구를 섭외하고, 그들과 함께 군산행 버스에 올랐다. 대전을 거쳐 두시간이 채 안 돼 도착한 군산은 아름다웠고 우리는 정신없이 군산에 탐닉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군산 이성당’ 이었다.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벽돌을 수입해 1908년 유럽양식으로 건축된 ‘(구)군산세관’ 옆에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국제무역항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총 3층 건물이다. 그곳에는 1930년대 거리와 건물을 재현한 근대생활관이 있는데 그곳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또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이성당’은 1910년부터 일본인이 운영한 제과점으로 해방후 상호명을 바꿔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른 곳이다. ‘이성당’은 단팥빵과 야채빵이 유명한데 다른 제과점 빵보다 더 부드럽고 달콤했다.
한편 ‘이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담벽락에 그려진 재미있는 그림을 여럿 보았는데 그중 도라에몽 그림이 기억에 남았다. “만약 100년 전 군산 사람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과 같은 도라에몽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평소 좋아하던 도라에몽이지만, 그때만큼은 어딘가 슬펐다. ‘이성당’을 나온 우리는 철길마을을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해 더욱더 즐거웠던 군산 여행. 지금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떠나길 권하다. 돌아올 때 당신은 조금은 성장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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