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광장
광장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신문사
[기고문] 카뮈의 <페스트>
제 948 호    발행일 : 2020.03.16 
당선자 | 강민애(철학과·16)

  “모든 시민들은 대개 즐거운 기분으로 여름을 맞이하곤 했다. 그때가 되면 도시가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리면서 젊은이들을 해변으로 쏟아 놓는 것이다. 그런데 가까운 바다로의 접근이 금지되고 육체는 이미 기쁨을 누릴 권리가 없었다. 그러한 조건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페스트로 인해 일상의 기쁨을 빼앗긴 오랑시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많은 부분을 빼앗긴 우리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다. 책에 나오는 알제리의 해변 도시 오랑에 퍼진 페스트는 약 1년 가까이 지속될 만큼 치명적이었다. 페스트가 확산되어 결국 마을이 폐쇄되자 사람들은 공포와 무력감에 지배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등장인물들 간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페스트>에는 의사 리유, 신문기자 랑베르, 서기관 그랑, 기회주의자 코타르가 나온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리유는 의사로서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신문기자 랑베르는 외지인 출신으로 프랑스에 있는 아내한테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오랑시를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탈출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자 결국 보건대에 지원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며 오랑시에 남게 된다. “우리는 더이상 사랑할 줄 모르게 되고 만 겁니다. 단념합시다 선생님. 사랑할 수 있기를 기다립시다.”
  서기관 그랑은 가장 현실적인 영웅이다. 시에서 임시직 보조로 서기관직을 맡으며 가정생활도 순탄치 못해 아내마저 떠나버린 초라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보건대 서기라는 자원 봉사직에 지원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한다.
  기회주의자 코타르는 페스트가 심해질수록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과거 다른 도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오랑시로 도망온 그에게 도시가 폐쇄되는 것은 오히려 그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혼란한 사회 속에서 어떤 의무도 행하지 않고 불법으로 금전적인 이익을 취한다. “난 말이죠, 페스트 안에 있는게 더 편안해요. 그런데 왜 내가 그것을 저지하는데 끼어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군요.”
  위의 4명은 소설 속 가상 인물이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이들과 비슷한 사람이 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병원을 지키며 사람들을 치료하는 수많은 의사들, 가족을 두고 용감하게 대구.경북으로 의료지원을 가는 간호사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국민들까지. 물론 이때다 싶어 마스크를 사재기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코타르와 같은 사람들도 종종 있다.
  카뮈가 살아있어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봤다면 어떤 말을 했을까? 책 속에 나오는 한 인물의 대사를 통해 이미 답을 한 것 같다. “이 모든 일은 영웅주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성실성의 문제입니다.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그것은 자기가 맡은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광장 More
<기자 보다> 빛이 나의 안에 있다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
<데스크칼럼> 절차 무시한 선거가 남긴 신뢰의 공백
<충슐랭가이드> 독서의 계절에 만나는 책과 카페 ‘인문아...
<기자보다> 여름이라는 유예기간, 우리는 어떻게 존재해야...
<데스크칼럼> 서툴고 투박한 내 언어의 가치
<츙슐랭가이드> 익숙한 골목에서 만난 뜻밖의 여정, ‘운...
<기자 하다> 어둠을 뚫고 한라산에서 맞이한 새해, 한계...
<데스크칼럼> 학점이 배움을 삼키다
<충슐랭가이드> 쉼표가 있는 삶, ‘초정치유마을’
<기고문> 개신단(開新壇)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