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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사태가 제시하는 과제
제 948 호    발행일 : 2020.03.16 

  세계는 지금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여러 나라로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 현재까지 119개 나라에서 13만 4천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5.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월 중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다가 2월 중순에는 대구 지역의 신천지예수교 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발병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현재까지 7,000명이 넘는 바이러스 감염확진자와 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심각한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 대학의 개강과 초.중.고교의 개학이 2주간 연기되고 개강 이후에도 대면수업 대신 비대면수업이 권고되고 있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선 최근 들어 새로운 확진자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로 변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사태 극복에 대한 희망이 생겨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유럽과 중동 등에서의 확산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질환을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1968년의 홍콩독감과 2009년의 신종플루에 이어 이번 코로나19가 WHO의 3번째 팬데믹 선언이다. WHO의 선언 이전에도 팬데믹은 있었는데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과 수천만의 사망자를 나은 1918년의 스페인독감이 대표적 사례였다. WHO는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과 함께 이 질환이 통제될 수 있는 팬데믹의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설명도 덧붙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권위주의적인 도시 봉쇄나 감염의심 주민들의 가택연금 대신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대규모 진단검사라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 감염병 확산과 맞서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의 노력을 세계가 배워야 할 모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보건의료 선진국에서도 주목하게 될 정도로 우리의 감염병 대응 방역체계가 발전하게 된 것은 과거 사스(SARS), 신종플루, 메르스(MERS) 감염병 확산 사태를 겪으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잊지 않고 방역체계 개선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스 사태를 겪은 직후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대비해 설립되었고, 진단키트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메르스 사태의 교훈으로 이번 사태 초기부터 대량 진단 태세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전의 감염병들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우리 국민들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개인위생과 방역 지침을 비교적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도 감염확산 둔화에 기여하고 있다.
  메르스와 사스 등 이전의 감염병들과 비교해 더욱 커다란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안겨 주고 있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새삼스럽게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사회적 과제들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공공보건의료 체계의 강화이다. 갑작스런 확진자와 환자 급증 사태를 맞이해 초기에는 물론 지금까지도 병원 시설과 의료진의 부족으로 인한 혼란과 어려움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비중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낮고 예방의학에 대한 준비도 충분하지 않아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의료 자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대비해 공공보건의료 체계의 확충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편 WHO의 팬데믹 선언 직후 주식 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심각한 경제불황까지 덮친 이번 사태로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몇 년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된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추경 지원 등 이번 사태에 한정된 긴급지원도 그 실효성과 신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취약계층을 이번과 같은 재난적 사태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기본소득 도입 등의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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