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광장
광장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신문사
[기자의 눈] ‘실패’는 또 다른 ‘시작’이다
제 494 호    발행일 : 2020.04.27 

2.jpg

  지난 4월 25일을 기준으로  ‘n번방’과 관련해 적발된 범죄자는 340명이며 확인된 피해자는 총 165명이다. 그러나 범죄 사실에 있어 숫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범죄가 텔레그램에서 멈추지 않고 밖으로 전파되는 중이며, 피해자의 영상이 최소 26만 회 이상 재생됐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n번방’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계속해서 반복하고 진화하는 데에 힘을 실어 준 것은 무엇일까. 기자는 감히 언론이라고 말해본다. ‘빨간 마후라’ 사건 당시, 해당 비디오의 여중생은 단 한 번도 ‘피해자’로 호명되지 않았다. 또한, 2000년대에는 피해자의 이름을 딴 성관계 비디오 불법 유포 사건이 활개 쳤으나, 언론은 피해자를 감싸기보단 경쟁적으로 선정적인 중계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피해자의 실명을 1면에 보도하는 신문도 있었다. 결국 피해자인 여성 연예인 대부분은 긴 기간동안 연예계 활동을 접고 은둔해야 했다. 과연 현재라고 많이 달라졌을까? 아직도 엄연한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음란물’, ‘아동 포르노’, ‘리벤지 포르노’ 등으로 명명해 2차 가해를 하는 언론이 존재한다.
  더불어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자세히 설명.묘사하거나, 피해자의 행적을 지적하며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도 많다. 세상에 ‘피해당할 짓’이란 없다. “그러게 누가 ‘먼저’ 문란한 행동을 하라 그랬냐. 성 착취 빌미를 제공한 거 아니냐. 강간을 원했던 것 아니냐”라는 시각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이다. 이는 과거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그러게 여자가 왜 밤늦게 다니냐. 왜 짧은 치마를 입냐”라고 책임을 전가하던 말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므로 언론은 자신이 작성하는 기사가 이미 피해 사실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는 사실, 본질을 흐른 기사로 독자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기사를 읽는 우리도 잘못된 기사에 동조하지 않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어떤 사건이든지, 징후 없는 일어나지 않는다. ‘n번방’도 그랬다.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성 착취 이전에는 손정우의 ‘웰컴투비디오’와 승리의 ‘버닝썬’이 있었다. 그 이전엔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이, 더 이전엔 ‘소라넷’이 있었다. 여기서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대 당시 유명 여성 연예인들의 ‘성관계 비디오 유출 사건’을 거쳐, 1997년 ‘빨간 마후라’ 사건에 닿는다. 그래서 ‘n번방’은 ‘n번째’ 참사다. 우리는 그동안 넘어간 n번째 실패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가늠할 수도 없는 n번의 디지털 성범죄를 만들고 있었다.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광장 More
<기자 보다> 빛이 나의 안에 있다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
<데스크칼럼> 절차 무시한 선거가 남긴 신뢰의 공백
<충슐랭가이드> 독서의 계절에 만나는 책과 카페 ‘인문아...
<기자보다> 여름이라는 유예기간, 우리는 어떻게 존재해야...
<데스크칼럼> 서툴고 투박한 내 언어의 가치
<츙슐랭가이드> 익숙한 골목에서 만난 뜻밖의 여정, ‘운...
<기자 하다> 어둠을 뚫고 한라산에서 맞이한 새해, 한계...
<데스크칼럼> 학점이 배움을 삼키다
<충슐랭가이드> 쉼표가 있는 삶, ‘초정치유마을’
<기고문> 개신단(開新壇)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