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온 나라, 아니 전 세계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1만 6백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230여 명에 이른다. 전세계적으로는 확진자가 230만 여 명, 사망자가 16만 명에 이르고 있다. 2002년 사스 발생 이후,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 등 점점 원인 모를 바이러스의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매일 반복되며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일상이 결코 ‘일상적’인 것이 아니게 되었다. 내 맘대로 쇼핑하고, 외식하고, 꽃구경하던 그 모든 자유가 일시에 사라졌다.
일상생활에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건문제에서 시작했던 코로나는 팬데믹(pandemic)으로 악화되면서 금융부문은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연일 곤두박질치고, 대기업들도 국내외 공장의 셧다운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의 충격은 9년 만에 산업생산과 소비판매액이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경제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외교적으로도 각국이 코로나가 일찍 발발한 국가들의 국민을 입국 거부하면서, 질병 유입의 차단이라는 실리와 외교적 신의 사이에 많은 충돌이 발생했다. 외교적 동맹도 팬데믹 앞에는 수사(修辭)에 불과함을 목격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의 경우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급기야 역내 자유이동을 보장하던 쉥겐조약이 무용지물이 됐다. 사회적으로도, 질병의 확산과 전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나와 타인의 건강을 위한 필수적 준수사항이 되었다. 외부에서 하는 모든 사회활동이 자제되고 위축되면서 그야 말로 춘래불사춘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비자발적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종 우울증상이 회자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확진자에 대한 혐오와 비난은 용인되기 어려운 수준의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이 같은 경제, 외교,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코로나가 남긴 것이 있다. 우선 스스로의 생활을 되돌아볼 기회를 강제로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미 없다고 느껴졌던 나의 생활에 대해 의미를 되찾아 볼 수 있었으며, 무탈하게 지내왔던 사소한 일상들에 크게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으로 코로나는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고 따라야 한다는 시사점을 남겼다. 지식층의 정보독점 시대가 사라지면서 이제는 온 국민이 모두 유식해졌다. 소위 너도나도 전문가인 시대가 되어 버렸다. 요즘은 전문가의 말이 먹히지 않는다. 분명히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물론 이런 현상에는 언론의 황색 저널리즘이 한몫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조기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보건·방역 전문가들의 얘기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경제·외교·정치 등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너무 많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도 최우선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보건전문가의 진단과 대책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에서 시작됐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는 철저한 대비와 계획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마스크 대란을 겪고, 병실이 없어 자택격리 중 사망한 환자들을 보면서, 온라인강의 준비도 하지 않고 비대면강의를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비상사태에 대한 평상시 대비와 훈련을 통한 숙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절감하게 하였다. 정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실기한 정책들은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곤경 속에서 뜻밖의 기술이 탄생한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되면 실패로 귀결된다. 이제 국내는 의료인들의 처절한 희생과 봉사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패배가 아닌 승리의 희망을 보고 있다. 인간은 자연 앞에 나약하지만 함께 힘을 모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의 불안을 대비할 때에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는 극복될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대역병’이 발생한 이후 세상은 격변함을 알 수 있다. 이번에도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나면 우리의 일상을 포함한 산업 전반이 급변할 것이다. 코로나가 남긴 것을 잘 간직해야 이후 새로운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격변할 세상에서도 밀려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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