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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시대의 신입생을 생각한다
제 952 호    발행일 : 2020.09.28 

  2학기가 시작된 9월에 신입생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의 대학신입생은 어디에 있는가? 대학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늘도 20학번 신입생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켠다. 온라인으로 접속하여 수업시간표에 따라 동영상 강의나 줌 강의를 듣는다. 강의가 끝나면 과제물을 작성하거나, 이것저것을 하며 책상 앞에서 혹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시간도 많고 자유롭다고 하나, 즐겁거나 보람되지는 않다. 입시준비에 골몰하던 고삼시절과 별 차이 없는 일상을 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코로나19 시대의 대학신입생들이 스스로를 고등학교 4학년 즉 고사라고 부른다니,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대학 신입생들은 입학 후 1년 동안 특별한 시간을 경험한다. 그들에게는 그럴 특권이 있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그들은 초·중·고 시절의 삶을 대학입시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입시준비의 고난과 신고의 시간을 견뎌냈으므로, 대학에 입학하면 신입생으로서 인생의 황금시절을 누릴 권리가 있다.
  대학은 최고의 공공교육 및 연구기관이므로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의 당면과제는 학문을 연마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 그것뿐인가? 대학에는 대학만의 생활이 있으니, 모든 신입생은 그 생활도 경험하고 누려야 할 것이다. 신입생에게 대학의 첫해는 일종의 사회화를 위한 시간이다. 선후배와 친구를 만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고, 사랑에 빠지고 또 실연의 아픔을 경험하고, 무한한 상상에 몰두하거나 무모한 도전에 나서고, 진지한 독서와 자유로운 여행뿐만 아니라 음주가무를 비롯한 즐겁고 유쾌한 삶을 경험한다. 수험생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비로소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시대를 사는 20학번 신입생은 모든 것을 빼앗겼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지만, 희생자는 있는 상황이다. “선배들이요? 입학동기들도 잘 몰라요”라던 신입생의 푸념이 귓가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가을이 되었다. 우리대학의 입학본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21학년도 대입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고, 또한 많은 수험생들이 우리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대학은 21학년 신입생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과연 그들을 위해 뭔가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긴 한가? 대학본부는, 단과대학은, 학과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20학번 신입생처럼, 21학번 신입생도 방치된 채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하는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불가능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오프라인 행사들이다. 졸업식, 입학식, 학술행사 등을 비롯해 사사로운 결혼식, 동창회 등 사람이 모이는 대부분의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고, 시민들도 대체로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비정상적인 현상이 생겼으니, 코로나19를 핑계로 해야 할 일을 기피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코로나19가 일종의 면죄부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라 해서 모든 것이 불가능한가? 오프라인 행사가 어렵다면 온라인 행사는 가능하지 않은가? 온라인을 통해 21학번 신입생들이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고, 대학본부와 단과대학 그리고 학과가 온라인으로 신입생들을 방문하고, 환영하고, 기념품과 선물을 전달하고, 그들을 대학생활과 대학공동체로 안내할 방법은 없는가?
  코로나19의 시간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백신과 치료약 개발은 여전히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그러니 2021년 1학기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은 준비할 수 없는 상황에서 2020년 1학기를 맞이해야 했으므로, 많은 것이 부족해도 용인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21년 1학기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으므로, 다음 학기에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 예측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대비도 할 수 있지 않은가? 21학번 신입생들, 그들의 첫 1년이 잃어버린 시간이 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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