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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개교 70주년, 그리고 NOVA APERIO
제 955 호    발행일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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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대학교가 금년으로 개교 70주년을 맞이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1951년 총탄이 오가던 와중에 충북지역의 농업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청주농과초급대학이 그 전신이다. 그 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청주농업대학을 거쳐 국립충북대학이 되었고, 공학 및 경영행정 그리고 사범계 학과들이 증설되었지만 한 땐 충남대와 합병되어 충청대학이라 부르기도 했었다.
  충북대학교는 그동안 청주시 개신동에 자리 잡고 수많은 시대변화를 겪으면서 발전하여, 현재 12개 대학과 8개 대학원을 포함하여 근2만 명의 재학생들이 공부하는 거대한 학문의 전당이 되었다. 그 중 가장 획기적인 중흥의 계기는 197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됨으로서, 인문대 자연대 사회대 경영대 생활과학대 등이 신설되어 대학체제가 정비된 것이다. 그리고 초대총장으로 서울대 정범모 교수님이 부임하면서 시대적 요망에 따라 새로운 학과들이 증설되었고 신진 교수들이 새로 부임하면서 학문연구의 터전을 잡게 되었다.
  나는 1979년에 정 총장님의 해외교수 유치계획에 따라 신설된 자연대에 특채로 초빙되어왔다. 그 때 나는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 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하던 중이었는데, 정 총장님이 직접 미국에 오시어 “새로운 종합대학을 일구어나가는 개척자로 동참해 달라”는 간청에 따라 실험실도 없는 신설된 생물학과에 부임하였다. 당시 신설된 각 학과 제1회 입학생들과 교수님들은 새로운 학문분위기를 갖추기 위하여 온갖 열정을 쏟아 부었다.
  1981년 개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충북대에서는 황동으로 대학마크를 주조해서 만든 문진(文鎭) 기념품을 교직원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나는 그때 아래와 같은 충북대학교의 심벌마크 문장(紋章)을 처음 보았다.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충북대학교란 교명과 영문명(Chungbuk National University)을 위와 아래에 둘레를 치고 그 가운데에 충북대의 자음 글자(ㅊ⸱ㅂ)를 방패모양으로 겹쳐 디자인했는데, 그 위에 ’NOVA APERIO’라고 써넣은 마크가 간결하면서도 격조 있게 보였다.
  예나 지금이나 각 대학에서는 자기 고유의 문장(紋章)을 만들어 진리탐구와 교육의 목표 등, 그 대학의 상징마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한 대학의 마크나 문장은 졸업생이나 재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에게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표징인 것이다. 세계적 명문인 미국 하버드대의 문장에는 라틴어로 ‘진리’란 의미의 ‘VERITAS’가 새겨져 있다. MIT 대학의 문장에는 ‘MENS ET MANUS’라고 쓰여 있는데, ‘머리와 손’을 의미하는 이 말은 실제로 지식을 만드는 과학과 상품을 만드는 기술이 국가의 위상을 높인다는 교육목표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서울대의 마크에는 ‘VERITAS LUX MEA’ 라는 라틴어가 들어있는데 ‘진리는 나의 빛’이란 의미라고 한다. 이는 모두 그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목표와 이상을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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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충북대학교 마크에 있는 ‘NOVA APERIO’는 무슨 의미일까? 그것 또한 라틴어인데 ‘새롭게 연다’ 또는 ‘새롭게 개척한다’는 의미이다. 단과대학 시절의 충북대학 마크는 여러 가지로 변모되었지만, 이 문장은 종합대학교로서의 마크이자 지난 40여 년 동안 사랑받으며 널리 사용되어왔다. 이 충북대 마크가 새로 만들어질 때, 아마도 교육학자이신 정 총장은 ‘진리, 정의, 개척’이라는 교시에 맥을 이어 충북대학교의 교육목표를 개신(開新) 벌에서 ‘새롭게 개척해나가자’는 취지로 ‘NOVA APERIO’를 인용하지 않았을까 추정해본다.
  당시 충북대에서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실험대학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학사운영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정 총장은 기금을 마련하여 교수님들이 새로운 학문경향을 습득하도록 해외연수를 독려하면서 박사학위 취득을 적극 권장하였다. 그리고 충북대 식구 모든 개신인(開新人)들에게 ‘NOVA APERIO’ 즉 ‘새롭게 개척한다’는 취지를 가슴에 간직하고 실천하자는 암묵적 규범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나 또한 그때나 지금이나 충북대학이 지향하는 교육의 목표와 비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였고 지지하고 있다.
  1985년에는 충북도민의 염원으로 의과대학이 설립되어 명실상부한 종합대학이 되었을 때, 나는 의예과의 초대 학과장으로 전국 대학의 예를 조사하여 교과과정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미생물학과에 이어 유전공학연구소(현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하여 서울과 대덕연구단지의 여러 실험실을 찾아다니며 생명공학의 실험여건을 갖추느라 동분서주하였다. 1991년에는 개교 40주년 기념으로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유전공학 분야의 전문교수들을 초청하여 충북대 최초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세계로 향한 학문연구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제 개교 70주년을 맞이하여 충북대학교가 「지역의 뿌리 70년, 세계로 꽃피울 100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표방하였다. 충북대는 그동안 지역거점 국립대학으로 그 외곽체제는 어느 정도 갖추었고, 학문적으로나 교육적인 내실도 자타가 공인할 만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제 충북대학교는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서는 세계 속으로 재도약하는 자세를 갖추고 새롭게 개척해나간다는 실천의지를 표명하였다.
  ‘NOVA APERIO’ 즉 ‘새롭게 개척한다’는 의미는 참으로 어느 시대에나 꼭 필요한 과제이자 합당한 의지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이란 미래의 인물들을 가르치고 길러내는 곳이자,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하여 기존의 틀에 억매이지 말고 더 나은 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조직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수와 직원 학생들을 포함하여 모든 대학인들은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하여 진취적인 탐구정신과 수월성 있는 연구노력이 필요하다.
  대학교수의 3대 역할을 흔히 연구, 교수. 봉사라고 말하지만, 그중에서 첫째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창조하는 연구 활동인 것이다. 수월한 연구를 계속하는 교수는 비전이 있고 소망하는 목표를 실현하려는 열정과 노력이 있다. 그러한 교수는 학생들에게도 꿈을 심어주고 세계 속에서 새로운 내일을 개척해나가도록 가르쳐준다. 그런 것이 ‘NOVA APERIO’ 즉 ‘새롭게 개척한다’는 충북대 문장의 의미를 실천하는 자세라고 하겠다.
  그리고 충북대의 마크에는 ‘Chung Buk’이 아닌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라는 영문 교명이 분명하게 적혀있다. 그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충북대의 명칭이고 그 약자는 ‘CNU’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황소의 뿔을 그려 넣은 ‘CBNU’가 응원기뿐 아니라 각종 충북대 선전물에 사용되고 있다. 충남대와의 체육대회 때 그들과 구분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왜 공인된 자기이름을 스스로 바꾸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유의 약자 ‘CNU’를 제멋대로 바꾼 것은 충북대의 주체성(Identity)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창의적 노력과 그 결과로 경쟁자와 겨루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충북대 문장의 ‘NOVA APERIO’ 즉 ‘새롭게 개척한다’는 의미와 함께 애초의 취지를 송두리 채 상실하는 것이다. ‘NOVA APERIO’는 충북대학이 주체성을 지키면서 개척해나간다는 의미인 것이다.
  나는 1990년대에는 SCI급 연구논문으로 세계의 석학들과 겨루며 충북대(Chungbuk National University)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렸고, 외국인 과학자를 불러와 포스트닥터로 지도하였다. 그리고 학내⸱외에서 최우수 학술연구상 수상, 한국미생물학회장으로서의 활동 등, 재직 중 충북대로부터 많은 명예와 후원을 받았다. 이제 나는 정년퇴임한지 16년이 되지만 명예교수로서 충북대학에 대한 감사와 애착은 여전하다. 졸업생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위하여 계속 독려하는 내 마음은 변함이 없다.
  충북대학교의 개교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교문을 드나드는 모든 개신인들은  거기에 새겨놓은 충북대의 마크를 바라보며 ‘NOVA APERIO’ 즉 ‘새롭게 개척한다’는 정신을 항상 되새기길 바란다. 앞으로 더욱 정진함으로서 충북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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