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와 활력을 주었다. 수많은 선수가 몇 년간 피땀 흘려 쌓아온 기량을 발휘해 빛나는 성과를 냈다. 그리고 그 많은 선수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양궁 사상 최초,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양궁 종목의 안산 선수다.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와 인생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당하게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20 도쿄 올림픽의 최고 간판 스타로 도약했다. 이런 안산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출연한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의 ‘영웅의 신청곡’에서 밴드 루시의 ‘개화’라는 곡을 좋아한다고 밝려 화제를 모은적이 있다.
개화, ‘풀이나 나무의 꽃이 피었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이 단어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낭만적으로 들린다. ‘꽃이 피었다’라는 말은 곧 시린 추위의 끝이자 사계절의 시작인 ‘봄’이라는 계절과도 이어진다. 그래서일까, 이 ‘개화’라는 곡명처럼 루시의 노래는 봄처럼 따뜻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힘찬 바이올린 독주가 노래의 포문을 열고 난 후, 감미로운 보컬로 “떨고 있는 초라한 마음은 흐르는 물의 연꽃처럼 멀어져 갈 거야”, “넌 그저 그 자리에 그대로 아름답다”라고 전하며 듣는 이를 따스하게 껴안는다. “기지개 피듯 두 팔 벌린 꽃들처럼 그대 꿈도 On & On”이라는 후렴구와 1절 후렴 이후 고조되는 스트링 사운드와 함께 등장하는 “괜찮아 괜찮아 언젠가 파랗게 피어날 거야”라는 노랫말을 듣고 있자면 따뜻한 봄바람이 밀려오는 것처럼 포근해진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지나 헤매었던 발걸음”이 있던 시기도 있었지만 “까맣고 혼자 외로운 밤”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노래 초입의 말은 지금의 고난도 결국에는 한때의 추억이 될 거라는 희망을 전해준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가사와 멜로디를 듣다 보면 루시가 노래하는대로 정말 봄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든다. 그렇게 노래는 4분 11초라는 시간 내내 빈틈없이 따뜻하게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또 다독인다.
‘꽃 같은 청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현재 우리의 대학생활은 너무나도 차갑다. 비대면 수업 덕에 캠퍼스 생활은 커녕 같은 과 동기들 얼굴조차 제대로 보기 힘들다. 교류가 적으니 넓은 선택지 속에서 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없다. 그런 와중에 또 한쪽에서는 ‘코로나19세대 대학생들의 취업난은 더 거세질 것’이라며 겁까지 준다. 계절로 따지자면 따뜻한 봄, 시원한 가을보다는 시리고 추운 겨울과 가장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루시의 노래처럼 우리의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날 거라는 사실이다. 지난 노력의 시간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로 피워낸 안산 선수처럼, 자신들이 부른 노랫말처럼 활짝 피어난 밴드 루시처럼 말이다. 당장 지금은 춥고 외로운 현실에 부딪히고 있더라도 우리는 곧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차가운 현실에 좌절하기보다는, 파랗게 피어날 내일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 노랫말처럼 “바람이 우리를 봄으로 데려가길” 기다리면서.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