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는 우리 학교의 역사를 색다른 방법으로 기록하고자, 우리 학교 ‘박물관’과 본지는 우리 학교 동문 및 대학 구성원을 만나 그들이 기억하는 충북대학교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박물관 재학생 서포터즈 ‘MUSE’가 인터뷰 영상을 담당하고, 본지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지면에 남기는 역할을 맡았다. 관련 인터뷰 영상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1년 약학대학에 입학해 1985년에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과정을 1987년에 마쳤습니다. 졸업 후에는 박시제중(博施濟衆)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33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시제중이란 제가 배운 약학을 널리 베풀어서 아픈 환자를,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입니다.
Q. 약학과에 입학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진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고3 담임선생님이 본인의 친구 중 한 명이 약국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인 본인보다 수입이 훨씬 더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단순히 ‘약사라는 직업은 경제적으로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해 약학과를 지원했습니다.
Q. 재학시절 기억나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우리 때는 실험실 기자재가 굉장히 열악했어요. 제가 대학원을 진학했을 때 조교를 하면서 약물학 실험을 담당했습니다. 마침 그때, ‘영국교육차관’을 우리 학교가 받게 됐는데, 그중 많은 자금이 약대에 배정돼 새로운 실험 장비를 장만했습니다. 제가 실험실 조교를 하면서 그 실험 장비들을 활용해 학생들과 많은 실험을 했는데, 실험하면서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신 일이 있어요. 원래 실험실에서 실험하며 술 마시고 담배 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것도 실험을 위한 것이었어요. 그 당시 실험 기자재 중에 ECG, 즉 심전도 측정하는 장비가 있었어요. 이 장비를 이용해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실험을 하면서 니코틴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 그러니까 담배 피는 학생이 직접 담배 피면서 심박수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한거죠. 술을 마신 것도 알코올이 인체 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고, 각 장기마다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기 위한 실험이었어요. 담배와 술을 생각할 수도 없는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담배 피고 술 마셨던 일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Q. <약대 10주년 기념 문집>에 글을 쓰셨던데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에 대한 애정과 친분, 또 그런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했습니다. <약대 10주년 기념 문집>은 우리 동기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10년 동안 활동했던 경험담을 담았어요. 우리 동기들이 남기는 하나의 발자취로, 앞으로 20주년, 30주년, 계속해서 우리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을 구심점으로 똘똘 뭉쳐서 함께 하는 계기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나요?
조금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약물학 전공을 했는데 약물학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그런데 석사 학위를 받고 군대에 가야 했어요. 그때 특혜를 조금 받았죠. 그 당시에는 6개월 석사장교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석사 학위를 가진 사람만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6개월 동안 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한 후 바로 전역하는 특별한 제도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특혜를 받은 거죠. 그 제도의 취지는 30대 이하의 박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는데, 당시 군 복무 기간이 3년이었으므로 남자가 30대 이전에 박사가 되기는 굉장히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렇게 석사장교라는 특혜를 받아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저는 해외 유학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집안의 경제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3년만 약국을 해서 집안에 도움을 드리고 난 후 유학을 떠나자고 마음을 돌렸습니다. 그것이 계속 발목을 잡아서 지금까지 33년 동안 이렇게 약국을 운영하고 있네요.
Q. 후배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 충북대학교 학생들을 ‘개신인’이라고 부르죠. 우리 학교가 개신동에 있어서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만, ‘개신’은 라틴어로 ‘NOVA APERIO’, ‘새롭게 연다’, ‘새롭게 개척한다’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미래 지향적이며, 진취적인 이상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우리 학교의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신인’인 우리 후배님들이 새로운 것을 깨우치고, 그 깨우친 것을 펼쳐서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개척정신을 가지고, 진취적 이상을 펼친다면 진정한 ‘개신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대학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목표는 역시 ‘진리탐구’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코로나19처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도 산재해 있습니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이야기했듯이 Change(변화)와 Chance(기회)의 차이는 알파벳 하나입니다. 어렵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 ‘개신인’ 후배들은 변화가 항상 기회를 가져온다는 생각으로 학문은 물론이고 캠퍼스의 낭만도 즐기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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