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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보다> 축구가 말한다, 세계가 말한다 ‘NO WAR’
제 964 호    발행일 :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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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6일 새벽,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잠들 시간이지만, 나의 가슴은 잠들지 못한 채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팬들 모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날 공놀이를 보기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선수들이 입장하고 경기를 시작하려는 찰나,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서로 맞붙어야 할 양 팀이 함께 평화 캠페인을 벌이고, 양 팀의 우크라이나 국적의 선수가 경기 전 뜨거운 포옹을 한 것이다. 관중들은 손뼉을 쳤고, 카메라는 오랫동안 그들을 비췄다. 이 모든 것이 진행될 동안 선수들 모두가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에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NO WAR’가 마킹돼 있었다.
  팬들의 새벽을 책임지는 해외축구. 축구계는 하루하루 새로운 뉴스들로 북적인다. 손흥민과 케인의 pl 최대 합작 골, PSG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탈락, 맨시티와 리버풀의 우승 경쟁 등 다양한 소식이 있겠지만, 그중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역시 ‘전쟁’이 아닐까.
  지난 2월 27일 진행된 독일 축구리그 분데스리가의 24라운드 프랑크푸르트 대 뮌헨에서는 경기 시작 전, 전광판에 “그만, 푸틴!”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경기장에 있던 수만 명의 팬도 “그만, 푸틴!”, “푸틴 아웃”이라고 외치며 전쟁 반대에 동참한 것이다.
  또한, 지난 2월 25일 치러진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올림피아코스 대 아탈란타 경기에선 우크라이나 출신의 선수가 골을 넣은 후, 무언가 써진 옷을 보이며 조국의 평화를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옷에 쓰인 글씨는 다름 아닌 “NO WAR IN UKRAINE(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멈춰 주세요)”였고 이를 본 관중들은 선수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 밖에 관중과 축구리그들의 기부 세례, 응원하는 팀과 상관없이 모든 관중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어 하늘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경기장을 통해 나는 알 수 있었다. 축구계, 아니 세계가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선수만이 우크라이나의 아픔에 슬퍼하지 않았다. 경기장 안의 관중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축구 팬이 같이 슬퍼했다. 그리고 모두는 스포츠의 한 일원으로서 말한다. 아니 세계의 시민들이 말한다. 이제 전쟁을 멈추라고.
  올해 세계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행사 중 하나는 아마 2022 카타르 월드컵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 국가는 이 세계적인 축제에 끼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3월 1일 국제축구연맹 FIFA는 “앞으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국가대표와 클럽팀의 FIFA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라고 발표했다. 비록 전쟁을 일으킨 국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응징이지만, 전쟁을 멈추고 다시 평화가 찾아와 FIFA가 발표를 철회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과연 2022년 11월 21일 카타르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때까지 전쟁이 계속된다면 축구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것이며 반전(反戰)을 외치는 축구를 세계인이 보게 되지 않을까?
  모두가 즐기는 축구에서 ‘NO WAR’를 외쳐야 하는 선수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니폼 대신 군복을 입고 조국의 전장으로 향하는 선수가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인종, 국적, 이념, 종교의 갈등을 내려놓고 푸른 잔디 구장에서 90분간 오롯이 팀의 승리를 위해 뛰는 선수와 그에 열광하는 팬만이 가득한 축구 경기장이 될 수 있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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