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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안녕, 그리고 새로운 시작
제 980 호    발행일 :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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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른 녹음이 세상을 가득 뒤덮고, 고개를 들면 새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다가오는 6월. 2024년의 1학기가 끝남과 함께 여름이 찾아오는 시점이자, <충북대신문> 980호가 발행된 오늘은 내가 <충북대신문>과 함께 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충북대신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1학년 1학기,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통해서였다. 모집 기간이 한참 지난 홍보글을 보며 미리 확인하지 못했음을 한탄하던 나는 그다음 학기, 청주에 올라와 신문사에 지원했고, 그 결과 <충북대신문> 72기 기자가 됐다. 기사를 써 본 경험이라곤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했던 신문 만드는 수행평가와 동아리에서 짤막하게 쓴 글이 다인 나에게 신문사의 경험은 새로웠고, 어려웠으며, 설렜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국장님과 함께 간 첫 대면 인터뷰는 어리숙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답변을 기반으로 꼬리 질문을 만들어 건네면서 짜릿함을 느꼈고, 열심히 수집한 자료와 직접 만든 질문지를 통해 받은 내용으로 구성된 기사가 면에 실린 걸 처음 본 그날에는 신문을 스크랩해 사방팔방에 자랑하고 싶을 정도였다. 고등학교부터 꿈꿔왔던 기자라는 내 꿈이 이뤄지는 그 모든 순간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아마도 ‘행복’이었을 것이다.
  <충북대신문>을 하는 3년 동안 세상에는 참 많은 일이 벌어졌다. 세 번의 선거와 거기에서 비롯한 여러 말이 쏟아져 나왔다.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두 번이나 벌어졌으며, 벌어진 일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책임자를 찾는 말만 망령처럼 떠돌아다녔다. 잊혀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잊히고 수면 위로 떠올라서는 안 되는 일들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퍼져나가는 그릇된 사회. 나는 그 속에서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기뻐하면서 3년을 보냈다. 열정으로 가득할 거 같았던 내 대학 생활과 신문사 활동은 점차 빛바래져 갔고 어느새 나는 그저 ‘해야 하니까 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지금에서 돌이켜 보면, 나는 꽤 지쳐 있었던 거 같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거나 더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대외활동을 3개, 4개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나는 새 발의 피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나대로 힘들었다. 3년 동안 이어졌던 신문사 활동, 편집국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며 내게 주어진 10명 안팎의 사람들에 대한 통솔력 부족, 그로 인한 고뇌까지. 순수하게 기사만 쓰던 때가 늘 그리웠지만 그럼에도 떠나지 못한 건 신문사에 대한 내 애정이 너무 깊어서였다. <충북대신문>은 내 꿈을 이루는 장인 동시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나의 작은 역사를 담은 한 페이지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함께한 세월이 너무 긴 탓에 신문사는 곧 나 자신과 같은 선에 서게 됐고, 여기서 비롯된 걱정은 신문사를 함께 하지 않은 다른 이들은 모르는 부류의 감정이었다. 신문사에 대한 고민을 물을 수 있는 어른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내 종착지는 결국 나와 같은 길을 걸었던 전 국장님들이었다. 제삼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이면서도 신문사를 위한 답변을 해줄 거로 생각하고 건넨 질문에 돌아온 답은 예상 밖이였다. ‘뭐가 됐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그 답을 들으며 마음 한편으로는 안심했던 거 같다. 어쩌면 내가 정말 원하는 답이었고, 알고 있었음에도 계속 외면하고 있었던 답이었기에.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들은 지 어느덧 수개월이 지났다. 나는 그들의 조언처럼 정말 내가 원하는 걸 선택하기로 했다. 지난 3년 동안 내게 최우선이었던 신문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길을 밟아보기로 한 거다. 그게 어느 방향이 될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나도 모른다. 당장 내일 벌어질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게 사람인데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그 긴 계절을 모두 예측한다면 돗자리부터 깔아야지 않겠는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여태까지 내가 경험한 것들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959호부터 980호까지. 너무나 긴 시간 동안 <충북대신문>과 함께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정리가 잘되지 않아 지금까지의 내 말이 모두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갈피를 정하지 못한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에 지웠다 쓰기를 여러 번 반복했지만,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건 그간 쌓인 미련 탓인 거 같다. 나는 아직도 <충북대신문>을 떠난 내가 상상되지 않는다. 기사를 쓰고, 교열을 보고, 다 같이 면편집을 하던 그 모든 순간이 내 삶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라 생각하면 마음 깊숙한 곳이 먹먹하다. 하지만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다. 끝은 또 새로운 시작이다. 길고 긴 <충북대신문>의 지난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역사에 나의 흔적이 따스한 햇살과 같았길 바라며, 나의 마지막 데스크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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