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우리 학교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예비 지정됐다. 1년이 조금 더 지난 시간 동안 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신뢰’를 어떻게 여겨왔는지, 학교는 학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난 6월 28일, 우리 학교와 교통대의 대학 통합 합의서 서명식이 진행됐다. 서명식에서 교통대 윤승조 총장은 양 대학의 통합 과정에서 몇 가지 신뢰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그중 하나는 대학 간의 신뢰였다. 대학 간의 신뢰는 각 대학 구성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데, 각 대학은 학내 구성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쏟는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그는 “한 대학의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이 다소 상대 대학에 갈등 발생 요소가 되더라도, 그 입장을 이해하고 오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양 대학 간의 신뢰를 강화해 가는 방법”이라 말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서 양 대학이 서로를 신뢰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상대 학교에 대한 신뢰가 전제될 때 현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통합 이후에도 원활한 학교 운영이 가능한 법이다. 그러나 한 대학이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상대 대학에 갈등 발생 요소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진정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또한, 상대 대학에 갈등을 발생시키는 상황이 과연 양 대학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정말 효과적일 수 있을까.
글로컬대학30 사업 논의가 시작된 이후 양 대학 학생들 간 갈등은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우리 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선 글로컬대학30 사업, 통합과 관련된 게시글에 교통대 학생들을 비하하는 댓글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교통대를 비하하는 게시글이 인기 게시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통합 관련 SNS 게시물에 교통대와 관련 학생들에 대한 혐오성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
통합을 전제로 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서 양 대학 학생들의 갈등은 불가피하고, 학교 차원에서 양 대학 학생들 간의 갈등을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학교가 나서서 그 갈등을 키우는 역할을 해선 안 된다. 현재 학생들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있음에도, 양 대학이 통합을 합의하기로 한 자리에서 학내 구성원의 신뢰 확보를 위해 다른 학교에 유발되는 갈등 발생 요소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의 태도는 앞으로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키우는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같다.
대학은 학생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양 대학이 입장 차로 인한 갈등도 피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신뢰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말로 포장될 순 없는 노릇이다. 학생들에게 얻는 진정한 신뢰는 누군가에게 갈등 요소를 던지면서 얻는 신뢰가 아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교명 유지, 구성원 동의 없는 캠퍼스 이전 불가, 입학 연도를 기준으로 한 졸업장에 대해 꾸준히 요구한다. 글로컬대학30 실행계획서와 몇몇 설명회에서 구성원 동의 없는 캠퍼스 이전은 없다는 것, 통합 이전 입학생은 통합 이전의 교명으로 졸업장에 표기됨을 이야기했음에도 말이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미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번복되는 사항이 있었고, 지난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제시한 요구문에 ‘글로컬대학30 사업 본 지정 후 교명은 충북대학교’라는 사항을 지키기로 했음에도 지난 1학기에 양 대학에서 교명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이번 9월에는 교명 투표를 진행한다.
누군가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물을 수 있다. 그 방법은 학생들이 제일 잘 알 것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학교가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은 학교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다. 학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학생들에게 답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그동안 그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고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보인다. 개인 간에도 신뢰를 한번 잃으면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학교와 학생 사이에는 더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잃은 신뢰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학교는 진정 학생들의 신뢰를 얻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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