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 ‘그러려니’나 ‘그럴 수 있지’하는 마음을 자주 가진다.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나와는 다른 상대방의 태도에 대해 이해해 보려고 할 때, 그리고 현재 상황이 조금은 부당하다고 생각할지라도 그 상황을 그저 받아들이고자 자주 그러려니 하고 생각한다. 내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의문을 제기해 외부적으로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고, 내면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 받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러려니 하는 태도로 나타났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이 태도가 자주 지켜지지 않는다. 이번 학기 들어 많은 사람을 만나보기도, 새로운 환경에 자주 처해있어 보기도 했기 때문인가 싶다.
얼마 전 공모전에 참가했을 때다. 공모전 안내 포스터를 봤을 때 확인한 심사 기준에는 없던 사항이 1차 합격 전화를 받고 난 후에 전달받은 심사 기준에 추가돼 있었다. 주최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서류 심사 기준만 포스터에 작성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종 심사 발표 당일에는 추가된 심사 기준을 반영하지 않은 채로 수상 부문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항의했을 땐 이미 서류 심사 기준만으로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나서 수상 부문을 결정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처음에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후에는 심사를 제대로 진행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한 주최 측의 책임감 있는 태도도 없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겪었던 상황을 돌이켜보면 그러려니 하는 마음은 없다.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했던가. 학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학내 구성원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아무도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아니면 책임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독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이번 982호 보도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교내 스타벅스 개점, 약일까 독일까” 기사는 교내 외부 업체 입점 상황에서 생협의 입장에 대해 언급했다. 생협 이사장 조수원 교수에 따르면, 생협은 스타벅스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점된다고 알고 있었다. 추후에 학교 측으로부터 스타벅스의 입점 장소가 제1학생회관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 생협은 단순히 카페, 학식당, 편의점만 운영하지 않고, 서점과 우편취급국, 각 단과대에 있는 자판기와 미니빈도 운영한다. 생협은 학교 곳곳의 복지를 담당하고 있다. 쿠비앤유의 매출 감소는 생협 운영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이는 곧 학내 구성원의 복지와 생활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과도 동일하다.
“ ‘세종 가고 싶지 않아’ 대 ‘수의학 교육의 발전’ 입장차 좁혀질까” 기사에서도 세종공동캠퍼스로 이전해야 하는 수의대 학생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수의대 VIA학생회 이서형 학생회장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세종공동캠퍼스와 관련된 정보는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외 다른 보도 기사에서도 특정 상황에 처한 당사자가 필요한 정보, 필요한 서비스 등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들과 인터뷰한 이들 모두 그러려니 하고 있지 않았다. 어떤 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음을 말해줬다. 이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고자 기자들도 기사를 작성하며 많이 고민하고 수정했다.
한때 ‘복세편살’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는 말이다. 그러려니 생각하는 것도 복세편살을 위한 하나의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려니 태도를 가지면 정신적으로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주어진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때로는 힘든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도 왜 나에게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알고, 후에 이런 비슷한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만큼 행동해야 한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면 편하게 살아온 만큼 내 시야는 좁아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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