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사에서 회의를 할 때, 기자들에게 인터뷰는 대면으로 진행하라고 이야기한다. 취재원의 이야기를 오해 없이 듣기 위해, 기사에 정확한 사실만을 담기 위해서다. 취재원과 마주했을 때 기자가 취재원의 말을 왜곡하지 않았는지 추가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취재원도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법이다. 이렇게 인터뷰를 했음에도 신문이 발행되기 며칠 전에 취재원에게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추가적인 내용을 알려주고자 연락하는 이들도 있지만, 처음 인터뷰 때 했던 말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정정을 요구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럴 때면 기자들은 다시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현재 취재원에게 이런 연락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다. 그 메시지를 보면, 기자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전화로 다시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반대로 내 이야기를 활자로 전달하면 기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전화를 걸기도 한다. 소통을 위해서다.
소통은 1.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2.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란 뜻이다. 개인 간 소통도 어려운 법인데,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은 더 어려운 듯하다. 대학가에서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 부족으로 여러 혼란이 발생하는 요즘이다.
동덕여자대학교에선 재학생들이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면서 시위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본관 등 학교 건물을 점거하거나 수업을 거부하고, 캠퍼스 내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문구를 래커칠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22일에는 동덕여대가 학생대표단과의 면담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해 시위는 중단됐지만, 본관 점거는 지속되고 있다.
재학생들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재학생들이 이렇게까지 시위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학생들은 “남녀공학 논의를 하면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없었다”라는 입장이고, 학교 측은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라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것” 뿐이란 입장이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 측은 이미 지난해 캠퍼스 내 재학생 사망 사건이 발생한 전후, 그리고 올해 3월 학사제도를 개편할 때도 우리 얘기를 듣지 않았다”라며 “이번에도 학교는 자신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학교와 학생 간 소통 문제는 우리 학교에도 있다. 재학생들이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어떻게 접하게 됐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5월 31일 우리 학교에서 교통대와 글로컬대학30 사업을 공동 신청하며, 통합을 추진한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학교에서 보도 자료를 낸 지 5일 뒤, 중앙운영위원회는 해당 사실을 뉴스 보도로 알게 됐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학생 자치 기구 내 최고 운영 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조차 뉴스 보도로 알게 된 내용이니 일반 재학생은 더더욱 알 길이 없었다.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하고, 사업을 공동으로 신청하는 동안 학생들의 목소리는 반영된 적이 없다. 논의 과정은 물론이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은 없었다. 학생들이 들어야 할 학교의 말은 전혀 들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막혔다. 학생들은 내가 속한 학교의 소식을 학교 밖의 언론 보도로 접할 수 있었다.
또 지금은 어떤가. 지난 11월 26일 양 대학이 교명 선정 투표를 실시하고, 통합대학 교명 후보를 정할 예정이었으나 교통대는 통합대학 교명 선호도 조사를 연기했다. 구성원 투표를 할 정도로 합의사항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식 등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 학교가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양 대학이 통합의 핵심 쟁점 사항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무엇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는 학생들에게 침묵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정작 대학가에서 이 말이 지켜지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대부분 대학이 학생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발전 방안을 고민한다고 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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