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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신문문화상 부문 당선작 '그런 밤이 지나가면'
제 809 호    발행일 : 2009.11.02 

그런 밤이 지나가면


주먹도 말도 없는 폭력이 밤을 휘저은 뒤 돌아갔다
만신창이가 된 자들은 얼굴이 없다
간밤에 창녀 하나가 죽어있었고
대개 그런 자들의 얼굴 가죽은 벗겨져 사라졌다
다만 장부의 몇몇 칸에는 두 개의 줄이 평행선을 달렸다
새벽일터에 오그려 앉은 이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남자들 중 한 명이 사라지고 나면 개천에 다리가 생겨났다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학교가 생겨났고 놀이터가 지어졌다
회전그네는 빙빙 돌아갔지만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마을은 대도시가 되었다

현장의 반장 최씨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도
역사를 알던 늙은이가 인형뽑기 기계 속 소품들처럼 사라져 갈 때도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러앉은 이들의 아들, 딸이 사라지기 시작해서야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항해야 합니다
혁명을 이룹시다
목소리가 정권을 뻗어 쥔 주먹처럼 굵어졌으나
그들의 리더는 잘 교체되었다

사람들은 산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이뤄놓은 것은 모두 버려졌다
빈 집들은 개들의 터전이 되었다
도시의 지배자는 개들의 왕이 되었다

산 속의 엄마들은 창녀의 이름을 가진
딸을 품 안에 끌어안고 자장가를 불렀다
이것은 꿈이라며 이 길었던 밤이 지나가고 나면…

당선자 이유상(국어국문학과/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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