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신문문화상 시 부문 당선소감
국어국문학과 3학년 이유상
저보다 잘 쓴 응모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뽑아주신 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제가 쓴 글은 사회 문제에 대한 넋두리뿐이었습니다. 시는 우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문학의 순기능을 목적으로 시를 쓴 것 같지 않았고, 현재에 있는 문제들에 대한 어떤 해결책이랄까, 그런 것도 제시하지 못한 채 제 안으로 메아리만 울려보았던 것 같습니다.
평화로운 시기는 경험하지 못하였고,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그에 대응합니다. 폭력적인 방법도 있고 맨손으로 나서 싸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항상 마음으로만 그들을 응원할 뿐, 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습니다. 글을 쓰는 학생으로서 항상 부끄럽게 여겨왔고 학생이라는 위치에서 당연하게 해야 할 행동들을 머뭇거리며 주저했습니다. 짧은 시 한 편만으로도 저의 부끄러운 마음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문학의 순 목적으로만 글을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절에 안온해 하고 있을 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부모님,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시, 소설을 쓰는 창문학동인회 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충북대학교 신문문화상 시 부문 심사평
정효구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를 쓴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그것은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진정 잘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근저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가장 가치 있는 세계와 고도로 정제된 언어로 최고의 미학적 구조를 창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심사대상이 된 작품은 10명의 응모자가 응모한 총 23편의 작품이다. 양적으로 보면 아쉽기 그지없는 수준이지만, 질적으로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특히 몇몇 응모자들과 그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시창작에 대한 꾸준한 애정과 치열성, 그리고 진지함과 사색의 깊이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유상, 김경미, 김정현, 김영민과 그들의 작품이 이런 경우에 속하거니와, 이들은 이번의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시창작을 계속한다면 적잖은 성과를 거두리라 생각한다.
당선작과 가작을 각각 한 편씩 선정하도록 되어 있는 이번 규정에 의하여 위의 네 사람의 응모작 가운데 이유상과 김영민의 작품을 특별히 관심 깊게 살펴보았다. 김경미와 김정현의 작품도 끝까지 눈길을 끌었으나 김경미의 작품은 인식과 표현의 양면에서 좀 더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필요로 하였으며, 김정현의 작품은 상당히 연습한 흔적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한 편만이 응모작으로 제출되어 창작 수준을 가늠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유상과 김영민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전력을 기울여 작품을 써온 것처럼 보였다. 특히 이유상의 경우는 작품의 밀도에서 뛰어났으며, 김영민의 경우는 기존의 관념에 도전하는 자유혼이 돋보였다. 두 사람의 응모작을 놓고 우열을 가리다가 한 가지 문제를 붙들고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나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이유상의 작품이 좀 더 우수하다는 판단 아래 그의 응모작 중 한 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작은 <그런 밤이 지나가면>이다. 직?간접의 폭력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외적인 실상을 리얼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작자의 품속에서 오랫동안 발효되고 ‘필터링’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아쉽지만 김영민의 작품 중 <사과나무의 물리학>을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가끔씩 내적 리듬의 자연스러움이 흔들리고 만연체로 인해 읽기의 어려움이 뒤따르긴 해도, 대상을 대하는 지적 태도와, 존재 및 세계의 심층을 들어올리는 힘은 높이 살만하다.
모두들 가볍게, 영리하게, 무한경쟁을 외치며 사는 이 시대에, 시라는 장르를 앞에 놓고 마음과 언어를 공들여 다듬으면서 무한경쟁 대신 무한향상을 꿈꾸는 수상자들, 시를 응모한 사람들,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시와 시정신이 새시대의 새물이자 샘물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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