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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문화상 수필 부문 당선 소감 및 심사평
제 809 호    발행일 : 2009.11.02 

신문문화상 수필 부문 당선 소감
 

김민경

고고미술사학과 06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파울로 코엘료의 『오 자히르』의 끝 무렵을 읽고 있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오 자히르』에는 직업이 작가인 주인공 ‘나’가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분과 어느 순간 글이 술술 써지기 시작하여 만족할만한 결과에 도달했을 때의 기쁜 심정을 표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에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제게 글을 쓰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도 쉬운 일입니다. 잘 써야지, 무언가를 써내야지라는 생각에 미치면 오로지 글쓰기를 목적으로 한 글이 돼버려 그저 흔해빠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딱딱한 글이 되어 돌아옵니다. 하지만 내 안에 잔뜩 엉켜있는 것들을 사람들과의 수다에서도 미처 털어내지 못해 글로라도 풀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미친 듯이 글을 쓰게 되면 그 결과는 제가 기대한 그 이상이 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제 글이 옛 추억을 더듬게 하기도, 감동을 일으키기도, 혹은 반감을 일으키기도 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누군가의 마음과 생각을 좋게든 나쁘게든 움직이게 한 겁니다.
  부족한 제 글이 당선작으로 뽑혀 신문에 실린다고 해서 신기하고 무척이나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창피했습니다. 그 까닭은 최근의 저는 그저 신변잡기의 글들만 주로 쓰고 있었고 이 글은 작년에 썼던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나은, 한 걸음 더 발전된 글을 써서 내고 싶었지만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좀 더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더 많이 힘을 기울여서 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쑥스럽긴 하지만 뽑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더 나아가는 제가 되겠습니다.
  이 글은 처음에는 제 자신을 위해 쓴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쓰고 난 후에는 저 자신뿐만 아니라 이 글은 내 아버지를 위한 글이기도, ‘옛날 우리 집’을 기억에 묻혀둔 채 살고 있었던 우리네 사람들을 위한 글이 돼버렸습니다. 저는 그것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게 될 모든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난 후에 각자 본인이 살았던 ‘옛날 우리 집’의 추억을 더듬어 보시게 된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문문화상 수필 부문 심사평

 

권정우

국어국문학과 교수

 

 

  문학, 예술 작품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은 ‘돌려 말하기’다. 자기가 가진 생각을 직접 말하면 듣는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진다. 마치 떠먹여주는 밥처럼 맛이 없다. 돌려 말하기는 밥상만 차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독자는 자기의 입맛과 식사습관에 맞게 밥을 먹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말하기나 빗대어 말하기, 생략해서 말하기 등은 돌려 말하기의 구체적인 방법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돌려서 말하면 읽는 사람은 글을 쓰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를 알아채야 한다. 알아채기 위해서는 글을 읽는 능력이 필요하고 머리도 굴려야 한다. 읽는 것 또한 쓰는 것만큼 창조적인 일이 되어 알아채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좋은 글은 독자들에게 이런 기쁨을 준다.
  수필 부문 응모작 여덟 편중에서 당선작으로 김민경의 <옛날 우리 집>을, 가작으로 오승영의 <나 홀로 여행의 끝에서>를 뽑았다. 김민경의 글은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옛날 우리 집이라는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문학적 글쓰기의 기본을 지키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할머니를 읽은 슬픔과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감정을 잘 절제해가며 표현했다.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슬픔을 느끼게 만드는 매력적인 글이다. 이 글이 지니는 매력은 글쓴이의 글쓰기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마도 글쓰기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글을 쓰기 위해서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기억해내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것에 정신없이 빠져 들다보면 어느새 글 한편이 완성되는 것이다.’
  오승영의 글은 글쓴이가 겪은 아름다운 사건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글의 장점은 글쓴이의 순수한 사랑의 감정, 첫눈에 반한 이성에게 설레는 마음이 독자에게까지 전해진다는 점이다. 사건의 결말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도 이 글이 지니는 매력이다. 다만, 표현력이 뛰어난데도 문장을 너무 비틀어서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서두가 너무 길어서 글의 초점이 흐려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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