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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부문 심사평 <모두가 아는 사이>
제 825 호    발행일 : 2010.11.14 
“소셜 네트워크라는 문제의식과 교섭하려는 작가의 의욕 높이 평가”
<왕자와 거지> “서사를 형성해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장점”


박진숙(국어국문학과 교수)

  이번 소설 부문 응모작은 모두 6편이었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세상과의 끊임없는 교섭의 산물이다. 응모작 모두 세상의 가파른 변화를 각자의 눈으로 포착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점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현실에 뿌리를 잘 내려야 하지만 작가의 섬세한 관찰에 힘입은 결과가 언어를 통해 서사로 구축될 수 있어야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다.
  <식물인간>은 발상도 참신하고 흥미로웠으나 논문으로 착각할 정도로 설명적이다. 문제의식을 관철시키는 저력은 있어 보이나, 소설로 성립하기에는 모자라는 부분이 너무 확연히 보인다. <Beautiful Days>는 서사에 비해 표현이 너무 상식적이다. 특정한 단어가 지나치게 반복되는 것, 상식적인 내용인데도 작가 혼자 모르는 척 길게 서술해나가는 것이 약간 거슬린다. <건강한 사람들>은 속도감 있는 문장이라든지 구성의 안정성 등 장점이 많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의문거리가 문제다. 추론할 수도 없는 의문 속에 갇혀 있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구출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어딘가로 향한다>는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와 소통 문제, 버스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 등 구조나 주제 면에서는 평가할 만한데, 이를 끌고 나가는 문장이 지나치게 친절하다. 단편소설에 적절한 속도감과 압축미를 갖춘 문장이 필요하다.
  당선작으로는 이유상의 <모두가 아는 사이>, 가작으로는 이충호의 <왕자와 거지>를 선정했다. 두 작품 모두 잘 읽히는데 언어에 서사를 입히는 기본 능력이 안정적임을 뜻한다. <왕자와 거지>는 응모작 중 가장 경쾌하다. 문장이 서사를 형성해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그 서사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에 근거를 둔, ‘대리시험’이다. <왕자와 거지>라는 제목이 이 소설에서는 ‘양날의 검’이다. 대체로 잔잔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당선작으로 선정한 <모두가 아는 사이>는 ‘소셜 네트워크’ 강의의 팀별과제 수행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모두가 아는 사이’라는 주제로 표본을 정해 그 표본에 대한 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인물을 주제에 걸맞게 끌고 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의 마지막 한 문단이 지닌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장점 외에도 페이스북, 트위터로 구현되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문제의식과 교섭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욕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당선작·가작으로 선정된 이, 선정권에 들지 못한 이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정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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