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숙(국어국문학과 교수)
이번 소설 부문 응모작은 모두 6편이었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세상과의 끊임없는 교섭의 산물이다. 응모작 모두 세상의 가파른 변화를 각자의 눈으로 포착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점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현실에 뿌리를 잘 내려야 하지만 작가의 섬세한 관찰에 힘입은 결과가 언어를 통해 서사로 구축될 수 있어야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다.
<식물인간>은 발상도 참신하고 흥미로웠으나 논문으로 착각할 정도로 설명적이다. 문제의식을 관철시키는 저력은 있어 보이나, 소설로 성립하기에는 모자라는 부분이 너무 확연히 보인다. <Beautiful Days>는 서사에 비해 표현이 너무 상식적이다. 특정한 단어가 지나치게 반복되는 것, 상식적인 내용인데도 작가 혼자 모르는 척 길게 서술해나가는 것이 약간 거슬린다. <건강한 사람들>은 속도감 있는 문장이라든지 구성의 안정성 등 장점이 많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의문거리가 문제다. 추론할 수도 없는 의문 속에 갇혀 있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구출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어딘가로 향한다>는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와 소통 문제, 버스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 등 구조나 주제 면에서는 평가할 만한데, 이를 끌고 나가는 문장이 지나치게 친절하다. 단편소설에 적절한 속도감과 압축미를 갖춘 문장이 필요하다.
당선작으로는 이유상의 <모두가 아는 사이>, 가작으로는 이충호의 <왕자와 거지>를 선정했다. 두 작품 모두 잘 읽히는데 언어에 서사를 입히는 기본 능력이 안정적임을 뜻한다. <왕자와 거지>는 응모작 중 가장 경쾌하다. 문장이 서사를 형성해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그 서사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에 근거를 둔, ‘대리시험’이다. <왕자와 거지>라는 제목이 이 소설에서는 ‘양날의 검’이다. 대체로 잔잔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당선작으로 선정한 <모두가 아는 사이>는 ‘소셜 네트워크’ 강의의 팀별과제 수행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모두가 아는 사이’라는 주제로 표본을 정해 그 표본에 대한 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인물을 주제에 걸맞게 끌고 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의 마지막 한 문단이 지닌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장점 외에도 페이스북, 트위터로 구현되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문제의식과 교섭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욕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당선작·가작으로 선정된 이, 선정권에 들지 못한 이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정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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