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현 (영어교육과 06)
우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작년에도 ‘줄’이라는 제목의 시로 지원을 했었는데 한편만으로 응모를 해서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문장을 정효구 교수님의 심사평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틈틈이 적어본 것들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골라서 다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기회이기도하고 해서 반신반의하다가 신문이 나오는 날이 임박해도 연락이 없기에 이젠 그만 포기하고 있던 찰나에 기쁜 소식을 듣게 되어 기쁨과 감사한 마음이 너무나도 큽니다.
비록 다른 문화권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이라고 불리우는 ‘언어’를 전공으로 하면서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우리들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약속, 그 약속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감동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것은 국가와 인종 혹은 문화를 초월하여 모든 언어가 배태하는 인류의 축복인 듯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태어나고 이런 저를 있게 해준 우리의 문화, 그 문화에 의해 품어지고 또 한편으로는 문화를 품어온 우리말은 실로 그 어떤 언어보다 진한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6편의 시로 응모를 했는데 다소 서둘러 섰던 아이가 선택이 됐다고 합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가을이고, 올해 충북대를 찾은 가을은 유난히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더욱 붉고 더욱 노랗게, 혹은 더욱 아름답고 슬프게 일 년의 산책길을 마무리해가는 우리학교의 모습과 언제나 변함없이 밟게 되는 등하교길로 밑그림을 그리고, 어린 시절 외갓집 마당에서 뛰놀던 기억, 아궁이에서 기어 나오던 장작불의 연기, 그리고 또 그 무엇인가로 채워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를 쓰면서도 시간은 가고 뒤늦게 만난 가을은 그만큼 더욱 더 빠르게 겨울과 자리를 맞바꾸는 것, 그렇게 그 계절에 있는 이들도 겨울에 이르겠지요.
수상소식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들뜬 마음으로 다시 출품했던 글들을 살펴보니 이런저런 어설픔과 진부함 혹은 좁은 시야가 두드러지는 것이 이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한편으로 역시나 제게는 과분한 영광이구나 하는 생각이 적잖이 생겨납니다. 다시 한번 대학생활의 영광스런 추억을 갖도록 허락해주신 심사위원님과 신문사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가을의 뒷모습
가을은 언제나 뒤늦은 깨달음으로 다가와
나는 아직 한 번도 그의 얼굴을 본 일이 없다.
여름의 햇살이 쌓인 길 위에는
부지런히 낙엽이 덮히고
물 먹은 연기가 이따금
눈시울을 적실 때
변변찮은 웃음 한번 지어주지 못하고
얇은 발걸음 소리에 눈을 감으매
저 멀리 하얗게 달려가
초연히 걸어가는 이의 어깨를 짚으려하면
그만 세상에는 탄성과 함께
시끄러운 눈이 내린다.
가을은 언제나 뒤늦은 깨달음으로 다가와
나는 아직 한 번도 그의 얼굴을 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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