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생각
김푸른솔(국어국문학과, 08)
외할매는 오락실을 했다.
닭 빈내가 실실 나는 안계장(場)을 지나
이가 틀어진 오락실문을 열면,
바로 그곳이 외가댁이었다.
테트리스 오락기 앞엔
<침을 뱃지 마시요> 잘못된 문구,
그 아랜 여봐란 듯
담뱃재 섞인 침이 항시 고이고.
문턱을 밟고 서면
이런저런 것이 그득한 외가댁 안은
신기한 곳이라기 보단 차라리 추접한 곳.
이발사 경력의 외할배가 발목을 주무를 때
포차를 했다던 외할매는 조기를 굽는 것이었다.
외할배와 아배의 반주(飯酒) 자리는
나어린 놈에겐 죽어도 궁둥이 붙이고 있기 힘든 시간,
아랫도리가 지릿해질 즈음에
외할매가 내어주신 백 원짜리 동전들은 꼭 황금닢 같았다.
(나는 놀고 남은 동전을 주머니에 숨겨 오곤 했다.)
지금도 눈 붙이고 누워있으면
테트리스 블록이 제 멋대로 벽을 쌓고
주머니 속 장전된 동전들은
수더분히 제 순번을 기다려 앉았지만,
오래전 외할배는 부처의 쉬염을 면도하러 가버렸고
전대를 평생씩이나 주리켜고 산 외할매는
더 이상 내게 황금닢을 줄 일이 없다.
인자는 고마 딱 서러운 외가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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