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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대학생이 되었다는 걸 느낀 건 학교로 가는 버스 앞에서다. 수능시험이 끝난 후 부모님의 관심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에게 쏟아지던 관심과 돈이 동생을 향했다. 그건 시원섭섭한 감정이었다. 딱 한 번 아버지가 나한테 재수하지 않을래 라고 물었던 것이 유일한 기회였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온 날이었다.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한 말이었다. 하긴 내 꼴이 한심해 보였을 수도 있다. 서울에서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공부시켜놨더니, 지방대라니. 어쩌면 친척들을 만날 때 창피해서일 수도 있다. 재수한다고 하면 아직 긁지 않은 복권과 같지만, 지방대라면 1,000원이나 5,000원짜리에 당첨된 느낌일 테니까. 자랑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나도 며칠간 서울에 남은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평소에 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생이 되면 꼭 해야지 마음먹었던 것은 대부분 서울에 있었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낯선 타지에 있지 않았다. 홍대를 돌아다니는 여자들이 내 고등학교 때 상상 속 연애의 대상이었지, 이름조차 낯선 도시에 있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연애의 대상은 아니었다. 촌스럽게 도의 이름이 붙은 국립대. 나름 학교도 크고 지방거점국립대니 해서 그 지역에선 나름대로 중요도 있는 학교라고 들었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할수록 한심해졌다. 네가 거기 가서 뭐 하지. 아버지의 목소리는 희미하지만 날 조소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솔직히 고3 생활을 다시 1년 더 할 생각을 하니 소름이 돋았다. 난 최대한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아버지, 그냥 저한테 아깝다고 생각하시지 말고, 동생한테 더 투자하세요. 평소에도 동생이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셨잖아요. 그리고 저한테 실패하셨으니, 다음에 요령이 있어서 실패하시지 않겠죠."
그리고 방에 들어갔다. 아버지는 다른 말이 없으셨다. 다만, 동생한테는 보다 좋은 학원과 과외를 해야 하니, 이번 학기만 입학금을 지원해주고, 그 이후에는 직접 장학금을 타든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라고 하셨다. 그 정도는 각오한 일이었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다.
다만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다. 그건 내가 나름대로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를 이용하게 해줄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다만 교통카드 겸용 체크카드를 줄 뿐이었다. 내 한 달 용돈과 통학비라고 했다. 아버지는 그것도 무척 아까운 듯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난 꼭 독립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난 아버지와 갈등이 커서인지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저, 계속된 다툼에 얼른 학교나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버지가 있는 집이 싫은 나머지 가보지도 않은 학교에 애정이 샘솟으려고 했다. 가장 크게 다툰 건 오티 때문이었다. 오티에 참여하겠다는 내 의견을 아버지는 아주 가볍게 묵살해버렸다. 하필이면 아르바이트도 구하지 못해 용돈에 의존해야 하는 시기여서 아버지를 설득해야만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난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갖은 수를 다 써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난 오티에 갈 수 없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오티를 가지 않으면 거의 왕따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개강 첫날은 수업이 오후에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같은 과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 지리도 익힐 겸 일찌감치 학교로 향했다. 버스에 올라타 학교로 가는 동안 나는 그제야 대학생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난 집에서 한 발 더 벗어난 것이다. 비록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이지만, 이제 난 부모님과 떨어진 사생활이 생긴 것이다. 이걸 깨닫는 순간, 춤이라도 추고 싶어졌다.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가 좀 넘어서였다. 학교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넓었고, 그렇게 낡아 보이진 않았다. 다만 학교 주변의 상가들은 오래되고 낡았고, 그 낡은 느낌이 바로 이 도시에 대한 첫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조차도 뭔가 낡아지는 기분이었다. 사실 내 성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관광과 주술 겸 돌아다녔던 소위 일류 대학보다 이곳이 나에겐 더 대학처럼 느껴졌다. 그곳은 사람들이 다 잘나 보였고, 주눅 들게 했다면, 이 학교는 적어도 그런 쓸데없는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입생과 재학생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거의 다 똑같이 촌스러웠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난 첫날이라고 잔뜩 멋을 부린 걸 후회했다. 표지판으로 과방으로 가는 도중 나와 같은 처지의 서울 사람 같아 보이는 사람을 몇 명 발견했다. 난 그저 그에게 안 됐다는 식의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처음에는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던 낯선 공기도 몇 번 마시다 보니 이젠 그렇게 크게 낯설지 않았다. 난 가장 먼저 수업을 들어야 하는 강의실을 체크하고, 그다음에는 과방을 찾았다. 과방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선배인지 동기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 서너 명이 모여 있었다. 아, 역시 그래서 오티를 갔어야 한다니까. 일단 선배인지 후배인지 알 수 없으니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자 그 무리 중에서 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야, 뭘 그렇게 인사 하냐. 우리 다 네 동기야."
"어, 아, 그래."
난 어색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들 옷을 입은 게 뭔가 어설퍼 보였다. 나에게 말을 건 남자애는 그래도 그중에선 옷을 잘 입은 편이다. 내가 오자 분위기는 갑자기 착 가라앉아버렸다. 뭔가 실수를 한 걸까. 내가 그렇게 멍하니 서 있자, 나에게 말을 걸었던 남자가 다시 말을 걸었다.
"너 오티 안 왔었어?"
"어, 그게 그날 좀 일이 있어서."
"오티 안 오면 적응하기가 좀 어렵더라고. 나야 오티를 가서 좀 몇 명을 미리 알아서 편하긴 했지만. 그런데 너 이곳 사람이야?"
"나? 서울에서 왔어."
"서울, 그럼 자취해? 아니면, 기숙사야?"
사람들이 날 둘러싸고 다 같이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자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들의 촌스러운 옷차림을 보자, 나도 모르게 깔보는 마음이 생겼다. 통학한다는 거에서 뭔가 나 자신이 일부러 통학을 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졌다.
"아니, 그냥 통학해. 근데 여기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데, 좀 촌스럽더라고."
난 우월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일종의 기선 제압을 하고 싶었다. 구석에 있던 여자애 한 명은 그게 맘에 안 들었는지 입을 삐쭉거렸다.
"여기가 지방이라서 그래. 발전이 아무래도 서울보단 좀 더딘 편이지. 그래도 사람은 다 어디든 다 비슷하잖아."
"가장 촌스러운 게 사람들이던데. 여기 사람들 뭔가 옛날 사람들 같아."
난 솔직히 말하면 일종의 캐릭터를 잡은 셈이다. 건방진 캐릭터. 그런데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들 말없이 있었다. 몇 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중에 한 남자애가 톡 쏘듯 말했다.
"그럼 넌 왜 이 촌스러운 곳까지 내려왔냐?"
그때까지도 난 분위기가 무시하고 계속 건방진 캐릭터를 유지했다.
"글쎄 시험을 망친 것도 있고, 나 같은 사람이 내려오면 전체적인 평균이 올라가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다들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갔다. 이제 와서 농담이라고 말하기엔 타이밍이 너무 늦어버렸다. 난 그냥 아무 말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과방 문이 열리더니 거의 열 명 정도의 아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오자마자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라, 나처럼 어리숙한 녀석들이네. 난 손을 저으면서 다 동기라고 말하려고 했다. 다 같은 동기니까. 하지만 그들은 그런 난 무시한 채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크게 다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어, 그래. 왔어? 점심 뭐 먹을래?"
난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내 동기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갑자기 나와 있을 때와는 달리 목소리와 태도가 바뀌어 있었다. 정신이 멍해졌다. 날 제외하고 모두 과방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 날 불렀던 남자 선배가 날 보며 말했다.
"물론 여기가 촌스럽겠지만, 그래도 밥 정도는 먹어줄 수 있겠지? 우리가 먹으려는 건 순댓국밥인데 그런 토속음식은 원래 촌이 더 맛있게 만들거든."
선배가 날 빈정대는 걸 알았지만, 난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망했네, 그냥 때려치워."
나와는 달리 무사히 서울에 안착한 가장 친한 친구인 성재한테 주말에 사정을 말하며 홍대에서 술을 마시는데, 성재는 그저 멍하니 천장을 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고등학교 때는 별다른 개성이 없는 줄 알았는데, 교복을 벗어 던지고 나자 바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야, 니 일 아니라고 막말하지 말고. 학교 때려치우면 뭐 하냐?"
"재수해. 내가 보니깐 너네 아버지도 너 재수하길 바라는 거 같은데."
"재수는 진짜 못 하겠다."
"그럼 반수 하든지."
"반수?"
"응, 그냥 한 학기는 미친 듯이 놀고, 할 거 다 해보고, 나머지 반부터 수능 공부하는 거지. 재수보다는 숨통이 덜 막힐 걸? 어쨌든 망해도 돌아갈 학교 하나는 마련해둔 거고."
"그게 뭐야."
"너 어차피 서울 안 올 거야? 지방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거 엄청나게 힘들다. 하지만 서울에선 서울에 남기가 훨씬 나아. 너도 느꼈잖아. 촌스럽다고. 야, 근데 그 정도로 촌스러워? 여자들은 어때?"
"암만 여자가 많아도 홍대만 하겠냐. 하긴 그래도 예쁜 애는 어디나 다 있긴 하더라."
"촌스럽다고 불만하더니만 이런 반응을 하는 걸 보면 맘에 드는 애가 있는 모양이네. 누구냐?"
"누가 맘에 든대? 그래도 그중에선 괜찮다 이거지."
"그래? 뭐 암튼 얘보다 예쁘냐?"
그리고 성재는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첩에서 한 여자를 보여줬다.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한 미인이었다. 긴 생머리에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였다.
"오, 이 사람은 누구냐?"
"내가 먼저 물어봤잖아. 얘보다 예뻐?"
"당연히 상대가 안 되지. 네가 보여준 사람은 연예인급, 아니 거의 여신급인데."
"그래?"
"그래서 누구냐니까."
"네 형수님이다."
"형수님?"
"그래 임마. 내 여친이라고. 그리고 지금 여기 오고 있어."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애인이라니. 게다가 오고 있다니. 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지금 옷을 제대로 입고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성재는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너 지금 굉장히 웃긴 거 알아?"
"내가?"
"됐다. 암튼 괜히 쓸데없는 말실수하지 마. 난 연애 초기니까."
수업을 듣는다는 것과 대학교에 다닌다는 건 중간고사를 치르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촌스럽다고 말한 사건 이후 난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과 사람들을 더 피하게 됐다. 그 자리에 있던 선배들은 몇 번이고 자리를 만들어서 끼워주려고 했지만, 난 버스를 핑계로 언제나 일찍 돌아가곤 했다. 중간고사가 지나자, 생활은 관성을 가지고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쯤 나는 나에게 주어진 대학생활이란 게 얼마나 보잘것없고, 지루할 것인지 충분히 예감하고 있었다. 충만한 것 같았던 기회와 대학생활의 로망은 내 실수와 적응을 통해 사라져버렸다. 대학 생활은 여전히 따분했으며, 친구들은 서울에 있었으며, 그들은 나와 달리 대학생활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대학 속에 푹 빠져 살았다. 동아리니, 공모전이니, 스펙이니 과연 대학생들이 내뱉을 것 같은 말을 내뱉으며 그들은 바삐 살았다. 난 그때마다 조금씩 더 미끄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내게도 학교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한 명 생겼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보다 세 살이나 더 많은 형이었다. 하지만 그 형도 친구가 없었고, 나와 친구처럼 지내는 조건으로 나와 단둘이 있을 때면 반말을 써도 된다고 했다. 그 형은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에 떨어진 후에 군대를 다녀오고 그다음에 이 학교에 붙은 것이다. 그 형은 다른 점은 다 좋았지만, 일종의 여성혐오가 있었다. 그 형은 인터넷에서 툭하면 여성을 비방하는 글을 쓰곤 했다. 특히 그는 요즘은 여성에 의해서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며 화를 내곤 했다.
"솔직히 말이 되냐고. 군대에서 진짜 사회에 그냥 있었으면 만나지도 않았을 온갖 놈들이랑 얽혀서 2년 동안 있어야 하는데. 내 시간은, 누가 보상해줄 건데. 가산점 나오면 여자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나서지. 그게 대수냐고. 진짜 이 나라는 답이 없다."
하지만 나 역시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군대가 얼마나 이상한 곳인지 알 리가 없었다. 형은 툭 하면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뒤에서 흉을 봤다. 그 흉이라는 게 얼마나 자기 멋대로 인지 예쁜 여자를 봐도, 남자 후리게 생겼다고 욕하고, 못생긴 여자는 눈 버렸다고 흉을 봤다. 같이 있으면 힘이 빠지게 하는 스타일이지만, 형은 여자에 대한 그런 증오심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나에게 다정하게 대했다. 그리고 형을 제외하면 난 어울릴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형은 자신의 여자에 대한 증오심이 가라앉을까 봐 두려워했는지 툭 하면 인터넷에서 온갖 여성들에 대한 혐오가 넘치는 사이트를 방문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나에게 다시 그 내용을 말하곤 했다. 데이트 비용, 혼수 비용, 이혼율, 순결 문제. 마치 세상의 모든 문제는 여자가 일으킨 것 같이 말했다. 문득 난 교양 시간에 배우던 서양 중세 역사가 떠올랐다. 형의 말은 그 당시 종교재판관이 말하던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마을에 역병이 돌면 그 동네에 마녀가 있다고 여자를 잡아다가 책임 전가하던 그 시기의 광기 어린 종교재판관의 표정과 형의 표정이 닮아 있는 것 같았다.
난 가끔 내 정체성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개강하면 난 지방대 학생으로 보냈고, 방학이면 난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서울 사람으로 지냈다. 불평불만을 할 틈도 없었다. 학교에 얽혀있는 사람이라고는 그 형 한 명밖에 없었으니, 학교에 정이 갈 리 없었다. 그 형의 하소연에 지칠 무렵이라서 방학이 되면 오히려 고맙기도 했다.
그렇게 방학에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 형에게 연락이 왔다. 다짜고짜 자기 보고 싶지 않았냐며 왜 연락이 없었냐는 둥 서운하다는 둥 하면서 서울로 갈 테니 보자고 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적당한 핑계를 대지도 못해서 그 주 토요일에 보기로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주 토요일은 비번이었다. 몇 번인가 다시 전화를 걸어서 급한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할까 망설였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토요일이 왔다.
터미널에서 보기로 한 형은 점심때 오기로 했지만, 정작 2시 가까이 되어서야 도착한다고 했다. 기다리다가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운 나는 당연히 표정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도착한 형은 개강 때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짧은 머리에 군인의 티를 못 벗던 모습에서 이제는 능숙한 사회인의 모습이 보였다. 게다가 입고 온 옷도 방학하기 전에 계속 입고 다니던 낡은 점퍼가 아니라, 산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최근에 유행하는 옷이었다. 어안이 벙벙한 내 모습을 보고, 내 앞에서 한 바퀴 돌더니만 어떠냐, 서울 온다고 힘 좀 줬는데 라고 말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는데, 형은 잠시 거리를 두고 날 보더니, 넌 서울 산다는 놈이 꼴이 그게 뭐냐 라고 핀잔을 줬다. 사실 형을 만나러 가는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아서 대충 청바지에 흰 티만 입고 왔다. 형은 나에게 대뜸 옷이라도 사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난 거절했지만, 형은 그래도 오늘 좋은 곳에 가려고 하는데 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내 볼을 치면서 뭐, 넌 그래도 생긴 건 깔끔한 편이니까. 그리고 앞장을 섰다.
형은 서울 구경을 시켜달라고 하더니만, 어디가 여자들이 가장 예쁘냐고 물어봤다. 난 그냥 요즘은 다들 다 비슷비슷해요 라고 대답했다. 일단 그럼 여자 구경부터 할까. 형, 형 원래 여자 싫어하잖아. 아, 내가 언제. 난 원래 여자 좋아해. 다만 예전에는 그냥 뭐랄까 제대로 좋아하는 법을 몰랐던 것뿐이야. 제대로 좋아하는 법? 그래, 제대로. 그러더니 형은 나에게 계속 여자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했다. 뭔가, 돈만 많은 일본인 관광객을 데리고 온 관광 가이드가 된 기분이었다.
대충대충 서울을 구경하고 난 뒤에 우리는 홍대로 갔다. 굳이 다른 곳도 많지만, 홍대로 간 이유는 그냥 내가 편하기 때문이었다. 저녁 무렵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물론 그건 서울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홍대는 그 느낌이 더 압도적이었다. 아직 술을 마시기에 이른 시간이라 홍대에 넘쳐나는 카페 중에서 겨우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잠깐 쉬고 있었다. 난 형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당황스러웠다. 형은 뭐든 자신만만했다. 형은 나에게 뭐든 시키라고 자기가 다 사겠다고 했다. 난 내가 시킨 건 내가 내겠다고 하자, 오히려 형은 화를 냈다. 너 나 무시하니? 내가 언제 무시했다고 그래? 솔직히 너 나 좀 무시했잖아. 내가 언제? 매번 같은 옷 입고 다닌다고. 돈도 없다고. 아냐, 안 그랬어. 당황스러웠다. 형은 표정이 굳은 채로 날 바라봤다. 뭐, 상관없어. 난 이제 돈이 많거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장난스럽게, 왜? 로또라도 됐어 라고 말했다. 형은 아니, 로또는 운이잖아. 난 실력으로 벌었어. 실력? 응, 과외 했거든. 과외? 과외 수입이 그렇게 높아? 난 잘 가르치니까. 군대에서부터 워낙 열심히 공부를 했어야지. 비록 내 수능은 망쳤지만, 원래 내가 남들은 잘 가르치거든. 너, 자기가 아는 거랑 가르치는 거랑은 다르다. 난 수긍이 되진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아, 잘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소문이 났구나. 그럼 뭐 그렇게 잘 벌 수도 있겠다 싶었다. 형은 그런 날 바라보다가 말했다. 애들 성적이 오르니까 부모들이 보너스를 두둑하게 주더라고. 내가 한 가지 요령을 말하면, 일단 부촌에 가서 과외를 시작해야 해. 그 사람들은 돈을 돈으로 여기지 않으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거랑 돈의 단위가 다른 것 같아. 난 더는 형의 성공담에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형의 눈을 살짝살짝 피해 주변을 관찰했다. 날이 더워져서 치마는 짧아졌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입으니까 이제 그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이러다가 누가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걸 유행시킬지도 모르겠군. 그런 생각을 하는데, 형은 여전히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반쯤은 이야기를 듣다가 난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치고 말았다.
"형, 그거 사기잖아."
내가 갑자기 소리쳐서인지 형은 당황해 했다. 주변에 사람들이 두리번거리면서 우리를 쳐다봤다. 형은 내 입을 막으려고 했지만, 난 흥분해서 그 손을 뿌리쳤다. 형은 먼저 일어서더니 날 잡아당겼다. 난 버티려고 했지만, 결국 못 이기는 척 끌려갔다.
우리는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민속 주막처럼 꾸민, 겉만 그럴싸한 주점이었다. 그 외관에 속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실상은 그냥 보통 술집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저 외관에 속는 것뿐이었다. 형과 나는 어느 순간 이미 취해버렸다. 형은 취해서 나에게 소리 질렀다.
"야, 솔직히 말해보자. 애들 성적 올랐어. 그럼 난 그 부모들이 원하는 건 다 해준 거 아니냐. 근데, 뭐가 문제야? 어? 애들도 나 좋아해. 존경한다고."
"그걸 말이라고 해? 형이 XX대라고 말하니까, 부모랑 애들이 껌뻑 죽은 거 아니야."
"그럼 어쩌라고. 사실대로 말하면 과외 건수나 제대로 들어오는지 알아? 그리고 액수부터 달라. 누군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아? 과외가 하도 안 들어와서 학원에 갔어. 학원에 가니 뭐라는 줄 알아. 학원에서도 XX대 다닌다고 말하래. 내가 그거 거짓말 아니냐고 하니까, 그게 애들한테도 좋을 거라고. 씨X, 나보고 어쩌라고. 그래도 학원에 있는 수십 명한테 그런 거짓말 하느니, 그냥 과외 하는 애들 몇 명한테 하는 게 낫잖아."
"형, 그거 안 들킬 거 같아? 요즘 애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학생증이라도 보여 달라면 어쩔 건데."
"넌, 내가 바보로 보이니?"
그러더니 형은 지갑을 내밀었다. 지갑에는 XX대 학생증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샀지, 돈 주고. 휴학생한테."
"살 수 있어?"
"당연하지. 돈이면 다 살 수 있다니까."
그러고 형은 뿌듯하다는 듯 지갑을 만졌다. 그리고 형은 내게 다가와 은밀하게 말했다.
"우리 좋은 데 갈래?"
"좋은 데 어디?"
형은 느끼하게 웃었다.
"새끼, 다 알면서. 모른 척할 거야?"
"뭐 말하는 건데?"
"암튼 나가서 얘기하자. 서울이 물이 좋다며."
형은 날 데리고 간 곳은 유흥가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고급 단란주점이었다. 어디로 갈래? 난 당황했다. 갑자기 형이 낯설어졌다. 클럽 정도를 생각했지만, 이런 단란주점은 생각도 못 했다. 형, 이럴 거면 그냥 나이트클럽 가자. 형은 갑자기 진지하게 말했다. 나이트클럽? 나이트클럽은 왜 가는데. 여자 만나러 가지. 그럼, 우리가 가면 여자가 만나줄 거 같아. 그리고 그중에 괜찮은 애들은 어차피 거기서 가장 돈 많거나 잘난 사람들이랑만 놀아. 어차피 여기나 거기나 누가 돈 많나 자랑하는 거야. 단지 거기는 가격이 안 정해져 있고, 여긴 정해져 있다는 차이뿐이야. 형, 안 되겠다. 형, 사람이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아. 형 원래 여자 싫어하잖아. 근데 왜 이래? 이게 뭐야, 형. 형 이제 고작 스물셋이잖아. 왜 이렇게 아저씨 같아졌어? 난 그리고 발을 돌렸다. 그래 갈려면 가라. 혼자선 못 들어갈까 봐. 너도 돈 좋잖아. 왜 갑자기 같잖게 구는 건데. 그리고 형은 정말 한 가게로 들어갔다. 난 그냥 거기서 발걸음을 돌려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문득 걱정됐다. 10분쯤 지나 형이 들어간 가게로 들어갔다. 카운터에 있는 여자에게 말해서 형이 들어간 방을 알려달라고 했다. 정말 형은 혼자서 술을 시켜놓고 술에 취해 있었다. 옆에는 한 여자도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의 낯이 익었다. 성재의 여자 친구였다.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날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고, 그다음엔 모른 척하려고 했다. 난 말을 걸어야 할지 그냥 형만 데리고 나와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뻘쭘하게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저기, 1시간마다 안주나 술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되니까, 데리고 나가려면 빨리 나가는 게 좋아요. 많이 취했던데."
"네."
그리고 그녀는 나가려고 했다. 난 나도 모르게 말했다.
"걔도 알아요?"
말을 꺼내고 바로 후회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혹시나 했는데……. 기억하네요?"
난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그녀는 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자, 포기한 듯 그냥 내 등에 대고 말했다.
"당연히……. 알겠죠. 등록금과 용돈을 내가 줬는데."
난 놀라서 돌아볼 뻔했다. 하지만 야한 옷차림을 한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연락되면 말 좀 해주세요. 내가 준 돈 돌려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연락을 끊을 필요까진 없었다고. 걱정되니까, 연락 좀 해달라고."
"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날 이후, 성재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아예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 그리고 그 일이 잊을 무렵,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대개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지만,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받았다. 전화기에는 익숙한 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말투였다.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성재한테서 만나자는 말이 나왔다. 전화로는 할 수 없고, 직접 만나서 하자고 했다. 내가 아르바이트 쉬는 날을 정해서 교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성재는 말쑥한 차림으로 나왔다. 평소에 캐주얼하게 입던 거와는 반대로 정장 차림으로 나왔다. 굳이 왜 정장을 입었을까 궁금하던 차에, 그는 너무나 느긋하게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어왔다. 물어볼 말이 태산이라서 조급해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일단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했다. 성재의 여유 있는 태도에 나도 모르게 끌려갔다.
도착하자마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반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반은 나처럼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왔다. 신종 납치인가 당황했지만, 설마 성재가 날 팔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성재는 날 한 방으로 안내해서는 잠시만 있어 보라고 했다. 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잠시 후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이 나와서 나에게 악수를 처했다. 자신을 다이아몬드라고 소개했다.
자신을 다이아몬드라고 소개한 사람은 아무 관심이 없는 주제로 계속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제품을 몇 개를 팔면 계급이 뭐가 되고 언젠가는 자신처럼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난 관심이 없었다. 내 목적은 오로지 친구와 얘기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 얘기를 안 듣는 것 같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자신의 통장을 보여주면서 날마다 얼마가 들어오는지 보라고 했다. 난 친구를 불러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그제야 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밖으로 나갔다. 얼마 후 얼굴이 상기된 성재가 들어왔다. 난 그에게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잠시만 있어보라고 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이 미친 새끼야, 팔아먹을 게 없어서 네 여자 친구도 팔아먹고, 이젠 친구도 팔아먹냐?"
내 목소리가 컸는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날 쳐다봤다. 하지만 그건 잠시였고, 다시 또 각자 얘기 나누는 것에 열중했다. 성재의 얼굴은 붉어졌다. 그리고 내 주변에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 둘이 다가왔다.
"잠시 얘기 좀 할까요?"
이 모든 상황이 짜증 났다. 다시 소리를 지르려는데, 성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데려온 제 친구입니다. 제가 조용히 처리할게요."
건장한 남자 중의 한 명이 말했다.
"다른 회원들한테도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좀 신경 써주시죠. 아무튼, 이건 보고하겠습니다."
성재는 조용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팔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
그 건물을 벗어나자, 성재는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넌 요즘 어떻게 지내냐?"
처음 날 만났을 때 물어봤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 난 아무 말도 못 하고 입만 뻐금거렸다. 그에 비해 성재는 여유가 있었다.
"너도 한 대 줄까? 아 안 되겠네, 돗대네. 어차피 넌 담배 안 피우지?"
난 성재에게 손을 내밀어서 담배를 달라고 했다. 의외라는 반응이었지만 순순히 담배에 불도 붙여줬다.
"너도 살기 힘든가 보구나. 담배도 배우고. 넌 평생 담배 안 피울 줄 알았는데. 완전 범생이었잖아."
처음 피우는 담배라 입에 넣고 몇 모금 빨지도 못하고, 기침을 했다. 성재는 웃으며 등을 두들겨 줬다.
"미안하다. 괜히 나 때문에. 안에서 있었던 일은 미안해. 그게 다 감시하고 찍고 해서 내 맘대로 할 수 없었어."
"그, 그만두고 나올, 켁……. 순 없어?"
"이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야. 나도 다 알아. 이게 얼마나 병신 같은 일인지. 몰라서 그만두지 못하는 건 아니야. 그냥 그런 거야. 너 나 등록금이랑 생활비 얼마씩 드는지 알아? 사립대에 서울. 뽀대는 나지. 근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부모님은 입학할 때까진 날 생각해서인지 축하하고 자랑하고 하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더라. 모른 척하고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그러기엔 너무 갑자기 철이 들어버리더라고."
"철이 들었으면 제대로 돈을 벌었어야지."
"제대로? 뭘? 넘치고 넘치는 게 대학생인데. 그중에서 어떻게 돈을 벌라고? 넌 등록금 마련했어? 난 공장 다녀도 안 나와. 생활비나 될까 말까야. 장학금? 그거 받는 건 쉬울까? 공부하려고 앉아도 부모님의 한숨 소리가 들려. 학자금 대출? 그거야, 나중에 취업해서 번듯한 직장 잡아서 갚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졸업할 때 취업이 쉬울까? 다들 나같이 돈 꿔가면서 공부하면 다들 들어가고 싶은 곳은 비슷비슷할 거 아냐. 어느 정도는 들어가야지 빚도 갚는다 계산하면 뻔하잖아."
친구는 날 바라봤다. 눈이 벌게져 있었다.
"내 여자친구. 아니, 전 여자 친구가 전에 한 학기 등록금이랑 생활비 하라고 주더라고. 막막하던 차에 처음에 돈 받았을 땐 좋았지. 자존심도 없이 좋다고 헤헤거리고. 근데 문득 의문이 들더라고. 어디서 이런 돈을 벌었을까. 여자 친구네 집이 그렇게 부자도 아니고, 어떤 부모가 이유도 없이 그런 돈을 줄까 했어. 매일 직장 야근한다고, 그래서 수당 받은 거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지. 그래서 미행했어. 그리고 그 돈 그냥 다 날려버렸어. 술 먹고, 놀고 하는데……. 병신 같지? 근데 그 돈 다 쓸 무렵 되니까 갑자기 모두한테 너무 미안해지는 거 있지. 그래서 성공하고 싶었어."
성재는 갑자기 주머니를 만지더니 눈가를 비비고 날 바라보고 물었다.
"나 얼굴 이상해?"
난 고개를 저었다.
"운 거 티 나면 안 되는데. 위에 사람이 좀 보재서, 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
성재는 그러면서 옷매무시를 정돈했다. 난 겨우 정신을 차려 성재한테 말했다.
"성재야……. 이거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면 안 되냐?"
성재는 웃으며 말했다.
"알아. 나도 이게 얼마나 병신 같은 일인지. 너처럼 이렇게 말하는 애도 없었어. 대부분 화내고 가더라. 절교하자고 하는 애도 대부분이고. 다들 내 번호 차단하고. 나도 너한테만은 연락하고 싶지 않았어. 실은 네가 내 마지막 번호였어. 석 달도 안 됐어. 싹 다 사라지더라. 아무튼, 이거 그만두면 너한테 다시 연락할게. 그러니까 스팸 걸지 마라. 아마 그땐 개털일 테니까, 네가 술 사고. 난 일단 들어가 볼게."
그리고 성재는 손을 흔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다 타버린 담배를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내 인생의 첫 담배는 너무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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