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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현상공모 소설부문 심사평
제 854 호    발행일 : 2012.11.05 
박진숙(국어국문학과 교수)

신문문화상 심사 의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불안감과 안도감이 동시에 엄습한다. 이번에는 응모작이 몇 편일까 너무 적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아직 그래도 소설을 쓰는 어려운 작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대학생이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 2012년 충북대 신문문화상 소설 부문 응모작은 총 6편이었다. 많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작년보다는 나으니 고무적이다.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소설을 쓴 작가의 지나온 길을 들여다보면 그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다양한 경험의 축적과 함께 생존의 문제라는 절실함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나 할까. 이번 응모자들도 나름대로의 과정을 거쳐서 소설을 썼을진대 모든 응모자에게  특히 창작하면서 보냈을 ‘고독’의 시간에 격려의 박수를 먼저 보내며, 조금 더 치열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까지 보태어본다.
이번 신문문화상 당선작은 설반석의 <희극적인 삶>을, 가작은 정상훈의 <신입생>을 선정하였다. 다른 응모작에 대해 간단히 먼저 언급해 보자. <앵두나무>는 한식 세계화를 내용으로 부녀지간의 갈등과 아버지 친구 딸과의 관계를 그려가고 있는데, 너무 익숙한 설정 때문에 작가로서의 문제의식이 보이지 않았다. <천국으로의 여행>은 문제의식이 너무 관념적이고, 인물 설정의 필연성이 부족하여 소설 속에서 그려내고자 하는 우울, 몽상, 환영, 천국찾기 등의 세부적인 장점이 살아날 수 있는 그릇 확보에 실패한 듯하다.〈어른아이>는 최근 주목받기도 한 ‘어른아이’의 문제의식은 좋았으나, #1에서 #11까지의 장면 설정이나 매 장면마다 어린아이가 긴 독백을 하고 있는 부분의 내용이 지나치게 엄마, 아빠와 관련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어른아이의 내용을 너무 제한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을 받았다. 이 설정이 의미가 있으려면 더 다양한 갈등을 함유한 독백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는 내면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할까? 정형화된 고정적인 내면만 펼쳐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비해 가작으로 뽑은 <신입생>은 수필처럼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듯 출발하는데, 대학생으로서의 솔직한 고민에 토대를 두고 인물을 설정하여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힘이 뒤로 갈수록 탄탄해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2012년 현재 한국 사회의 대학생이 직면한 문제가 한 곳에 그대로 모여 있는 듯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 소설의 장점이자 한계일 수 있다. 너무 흔한 듯한 설정을 벗어나면서도 대학생으로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가 잘 드러나도록 육체를 더 풍부하게 할 필요는 있으나,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거침없이 뱉어버리는 점을 가능성으로 보았다.
당선작으로 뽑은 <희극적인 삶>의 응모자인 설반석은 <피해타>라는 작품도 함께 응모했다. 지면 관계상 당선작 중심으로 언급해도 설반석의 장점은 충분히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우선 문장의 밀도가 상당히 높은 점이 이 소설 응모자의 장점이며 큰 가능성이다. 문장이 서사를 형성해나가는 추진력이 구성의 밀도와 주제의식으로 연결되고 있거니와 인생이란 한 편의 희극에 불과하다는 걸 평범한 일상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로스쿨 도입으로 사라지는 법과대학 마지막 학번이자 연기자를 꿈꾸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소설은 가짜로 진짜를 만들어내는 한 판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소설의 정의에 다가가는 방식이다. 있을 법한 이야기인 허구로 당대 삶의 진실을 언어에 기대어 보여주는 것.
당선작과 가작 수상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 본글의 당선자명은 심사와 심사평 완료 후 본지 편집과정에서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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