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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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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완&황보동혁
비인기종목, 여자축구의 현주소는?
제 940 호    발행일 : 2019.04.15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축구. 하지만 같은 축구임에도 여자축구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과거보다는 여자축구를 하거나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미약한 수준이다. 비인기 종목이라고 평가받는 여자축구는 현재 어떤 실정인지 현장에서 축구를 즐기는 선수, 시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직 비인기 종목, 여자축구

  6만 4,988명과 1만 5,839명. 이는 각각 남자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지난달 26일 콜롬비아 전)와 여자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지난 6일 아이슬란드 전)의 공식 집계된 관중 기록이다. 심지어 지난 6일 기록한 1만 5,839명의 관중 수는 여자축구 역대 최다 관중 기록으로, 이번달 국가대표 친선경기 전에 있었던 2015년 11월 호주전의 관중 수(3,222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를 보여 그동안 여자축구 국가대표 및 WK리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저조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또한, 우리나라의 여자축구팀 수는 ▲초등부 17개 팀 ▲중등부 15개 팀 ▲고등부 15개 팀 ▲대학부 9개 팀 ▲WK리그(실업팀) 8개 팀으로, 약 1,600명으로 추산되는 KFA(한국축구협회) 등록 선수의 수와 비교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WK리그의 이천 대교 여자축구단이 재정문제로 해체됐는데, 해당 구단 선수들이 구단해체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 관심도와 규모가 매우 부족해 비인기 종목으로 평가받는 여자축구. 기자는 직접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여자축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가 열리는 용인시민체육공원을 찾았다.
  경기장에서 만난 김은희(용인시 수지구·33) 씨는 “몇 년 전 우연히 이민아 선수가 드리블하는 것을 보고 여자축구에 매료됐다”며 “최근 나처럼 여자축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어 홍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홍주(부천시 원미구·21) 씨는 “우리나라에서 A매치 기간에 여자축구 친선경기가 열리는 일이 흔치 않아 직관(직접관람)을 많이 하는데, 경기장 접근성이 열악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며 “이번처럼 용인에서 경기를 하는데도 약 1만 5,000명의 사람이 왔는데, 인천이나 서울 등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 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이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안순월(용인시 처인구·51) 씨는 “원래부터 축구 경기를 즐겨보기도 했고, 제가 용인시 역삼동 여자축구 대표로 운동을 하다보니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운동을 할 구장이 부족해 사비로 운동장을 빌리고, 대회 중에 다쳐도 선수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을 보면 여자축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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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하는 여자축구

  현장에서 직접 선수로 뛰는 선수들은 여자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현재도 운동장을 누비며 축구를 하는 두 선수를 만나봤다.

Q
. 처음 여자축구를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정민지(서울시 강북구·22) 선수
  20살에 한국체육대에 입학한 후 선배님들의 홍보로 여자축구동아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흥미를 느껴 ‘FC 천마’에 가입했어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아마추어 여자축구 리그와 WK리그에 관심을 두게 됐죠.
A. 전하영(대전광역시 서구·21) 선수
  항상 남자들의 경기만 봐왔는데, 어릴 때 우연히 텔레비전으로 여자 국가대표의 경기를 보게 됐어요. 그 당시에는 여자축구를 접한 적이 없어 남자만 축구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여자축구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모습에 반해 지금까지도 여자축구를 즐기고 있어요.

Q.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 및 경험은?
A. 정민지 선수
  대학 입학 후 3년째 축구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작년에 ‘KUSF 챔피언십’ 여자축구 부문에서 우승했을 때예요. 순전히 재학생만의 힘으로 쟁쟁한 팀들을 이기고 우승했을 때의 기분은 정말 짜릿했어요. 수비수인 저의 실책 때문에 실점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위기의 순간들을 견디고 결국 우승했을 때의 기억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경험일 거예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매일 훈련하고 있는데 이러한 저희 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A. 전하영 선수
  같은 팀의 골키퍼가 경기중에 공을 막다가 팔이 부러진 일이 인상 깊었고, 오심으로 상대팀에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 경험도 기억에 남아요. 경기 중에 같은 팀 선수끼리 호흡이 잘 맞아 뛰어난 경기력으로 우승했을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경험이죠. 또한, 개인적으로는 컨디션이 좋아서 멋진 드리블로 골을 넣었을 때가 아주 짜릿해요.

Q. 축구를 하면서 느낀 사회적인 편견이 있나요?
A. 정민지 선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에게 축구를 한다고 말하면 ‘여자가 무슨 축구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또, 여자축구를 접하지 못한 사람은 남자축구처럼 전술적.전문적으로 축구를 한다고 생각하기보단 그저 공을 따라서 우르르 뛰어가는 축구를 생각하시더라고요. 사실은 여자축구팀에게도 전술은 필수적인 부분이고, 개인기술과 팀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래도 요즘에는 몇 년 전보다는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음을 느껴요.
A. 전하영 선수
  무엇보다 여자인데 축구를 한다고 하면 다들 신기하게 쳐다봐요. 그래도 요즘은 ‘멋있다, 독특하다, 걸크러쉬’라고 말해주시는 분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껴요. 아직 여자축구는 개인 간의 실력 차가 크기 때문에 남자들은 여자가 축구를 한다고 하면 멋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실력은 의심하는 것 같아요. 축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남녀가 어울려 함께 즐기기 어려워요. 체격조건의 차이도 너무 클뿐더러 실력이 떨어지는 여자와 게임을 하지 않으려는 남자도 많은 편이죠. 어쩌다 같이 경기를 하게 돼도 공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Q. 본인이 생각하는 여자축구만의 매력은?
A. 정민지 선수
  여자축구의 매력은 섬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축구가 파워풀하고 동작이 대체로 크다면 여자축구는 섬세한 플레이가 많은 편이죠.
A. 전하영 선수
  남자축구는 경기속도가 아주 빠르고, 거칠게 플레이하는 편이에요. 그에 비해 여자축구는 부드럽지만 강하죠. 단순히 겉만 보면 남자보다 경기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그 속을 보면 여자축구만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Q. 여자축구에 개선이 필요한 점은?
A. 정민지 선수
  아마추어 리그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현재 여자가 참여할 수 있는 대회는 상당히 한정돼 있는데, 대회가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진다면 사람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A. 전하영 선수
  현재 여자축구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해요. 남자는 축구를 즐기다가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되면 손쉽게 축구부에 들어갈 수 있지만, 여자는 애초에 구단이 별로 없어 그러기가 힘들죠.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우려는 사람도 여자축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탓에 힘들어하는 것을 자주 봤어요.

Q. 여자축구가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A. 정민지 선수
  요즘 들어 여자축구가 서서히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선 여자축구 국가대표나 여자프로팀 경기의 중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매체에서 여자축구를 본 후 ‘여자도 축구를 즐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A. 전하영 선수
  여자축구팀이 많이 생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초등학교 시절 항상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여자가 저뿐이라 눈치를 많이 봤던 기억이 있어요. 아직 우리나라에선 축구가 남자만의 스포츠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생각해요. 그 인식을 바꾸려면 ‘축구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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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위치는?

  지난달 29일 기준 우리나라 여자축구  FIFA 랭킹은 148개국 중 14위로 상위권에 위치하지만, 그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KFA에 등록된 우리나라 여자축구선수는 약 1,600명으로 일본 약 3만 명, 독일 약 25만 명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또, 같은 아시아에 있지만 여자축구 강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에 32개의 실업팀이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8개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여자축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이에 대해 한국여자축구연맹 김정선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 여자축구가 비인기 종목으로 평가받게 된 데에는 홍보와 지원 부족의 영향이 제일 크다”며 “인기종목에만 지원이 집중되다 보니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 간 사회적 관심의 격차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선수 육성제도는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기보단 공부를 우선시해 운동선수가 학교공부와 운동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통합 생활축구본부와 엘리트 여자연맹, 그리고 학교 체육에 대한 업무의 연관성과 획일성이 구축된다면 시대에 맞는 현실화된 제도 속에서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여자축구는 현재 지원 및 관심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잠재성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좋다고 해서 여자축구를 발전시키려는 협회의 노력과 국민의 관심이 더해지지 않으면 우리나라 여자축구가 가진 무한한 잠재성은 꽃피우지 못한 채 그저 잠재성으로 남을 것이다.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황보동혁 기자
bodong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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