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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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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
아낌없이 주는 고래, 상업적 포경은 이제 그만
제 971 호    발행일 :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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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현재까지도 큰 흥행을 거두고 있는 <아바타: 물의 길>. 이 영화는 해양 환경에 관심이 많기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을 맡은 만큼 영화 속에서 여러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항노화 물질을 얻기 위해 마치 고래와 비슷하게 생긴 ‘톨쿤’이라는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장면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해양의 많은 종이 멸종 위기고, 특히 돌고래가 사라져가고 있다. (영화를 통해) 해양 보전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라고 밝힌 만큼 ‘상업적 포경’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제기한 상업적 포경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자.


상업적 포경, 무엇이 문제인가?

  포경(捕鯨)이란 고래를 잡는 일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고대부터 포경이 행해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포경을 지양하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래가 멸종된다는 것이다. 다른 소형 어류에 비해 고래류는 한 세대가 길고 번식력이 높지 않다. 그래서 고래류는 한 마리의 생존이 종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고래연구센터 박겸준 박사에 의하면 현재 대부분의 고래류는 멸종 위기 또는 관심종으로 분류된 상태이며, 특히 캘리포니아 만에 분포하는 바키타돌고래(Vaqita)와 핑크돌고래로 불리는 아마존강돌고래(Pink river dolpin), 뉴질랜드의 마우이 돌고래(Maui dolpin)는 약 100마리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과거 포경 시대에 많이 남획됐던 북극고래, 북방긴수염고래, 참고래 등은 수백 마리밖에 남지 않아 위험한 상태이다.
  고래의 멸종은 고래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단절시킬 수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과 미국 알래스카 사우스이스트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고래는 죽어 가라앉을 때 자신이 흡수한 탄소가 대기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특히 대왕고래는 주식인 크릴새우와 광합성 플랑크톤을 하루에 약 3.6억 톤씩 먹는데,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이것들을 먹음으로써 기후변화 방지 과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고래가 기후변화의 대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11월에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서는 <기후 위기의 해결사, 고래 이야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고래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몸속에 저장하며 고래 한 마리가 죽을 때 바다 밑으로 가지고 가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평균적으로 약 33톤’이라며 고래를 보호하는 것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저널 <생태와 진화의 트렌드(Trend in Ecology & Evolution)>에서도 고래가 지구 온난화를 막는 탄소흡수원임을 설명하는 연구보고서가 공개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고래는 매년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는 연간 최대 22kg을 흡수하는 나무에 비해 압도적인 양이다. 더불어 고래의 개체수가 포경 이전 수준인 400~500마리로 늘어난다면 고래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일부 국가의 탄소 감축 목표치와 맞먹는다. 그뿐만 아니라 고래의 배설물에는 크릴과 플랑크톤의 생장을 돕는 영양소가 풍부해 바다의 총광합성량을 늘릴 수 있고, 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한다.

아직도 고래는 사냥 당하고 있다

  고래를 잡을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몰이 어업이다. 고래연구센터 박겸준 박사는 “몰이 어업은 주로 돌고래류를 대상으로 하는데, 돌고래 무리를 만과 같은 해안으로 몰아 놓고 도살하는 방법이다. 일본의 타이지와 덴마크의 페로제도에서 몰이 어업이 행해지고 있다. 몰이 어업을 할 때 고래의 피로 인해 해안이 붉은 핏빛으로 물든다. 이 장면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라며 몰이 어업은 세계적으로 비난의 대상임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도심에는 고래자판기가 설치됐다. 해당 자판기에는 냉동 고래고기를 비롯해 고래 통조림, 고래 베이컨 등을 1,000~3,000엔, 한화로는 약 9,700~2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벽면에는 고래고기 레시피, 고래고기의 영양성분, 고래고기를 먹는 것이 바다의 SDGs(지속가능한개발)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즉, ‘고래가 많으면 고래가 잡아먹는 바다생물도 많기 때문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생선이 줄어든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포경’이라는 내용이다. 고래자판기 설치 회사인 교도센바쿠의 히데키 도코로 사장은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마트에서 고래고기를 사지 못한 탓에 고래고기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설치했다”라며 고래자판기의 설치 의도를 밝혔다. 이외에도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를 탈퇴하고, 포경 산업을 위해 약 611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고래고기를 학교 급식으로 내놓는 등 아직까지 포경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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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아이슬란드는 고래고기 수출은 줄어들고, 고래 관광이 늘어나면서 포경의 경제성이 떨어져 2024년부터 상업적 포경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본 고래자판기 회사에서는 아이슬란드에서 매년 긴수염고래 3,000톤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처럼 상업 포경을 계속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국제포경위원회의 포경 금지를 아예 처음부터 반대했다. 노르웨이는 자발적으로 고래고기 쿼터제를 실행하고 있지만, 그 쿼터수가 매년 600~700 마리 수준이고, 그나마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다양한 부분에서 고래 수요가 많아 포경이 성행했다. 고래의 수염은 코르셋으로, 고래의 기름은 기계의 윤활유와 등불로 사용됐다. 특히 산업혁명이 시작된 19세기에는 고래 기름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여러 나라가 포경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고래 개체수가 급감하며 여러 종이 멸종 위기를 겪게 됐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의 대체제가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업적인 포경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유력한 것은 고래를 먹는 식문화가 있어 포경을 한다는 주장이다. 박겸준 박사는 “현재 포경을 하는 포경국들은 고래를 먹는 식문화가 있다. 경제적으로도 비중이 크기 때문에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포경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고래고기를 먹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 먹는 사람보다 많고, 일본 내 고래고기 소비량이 닭고기와 소고기 소비량에 크게 미치치 못하므로 포경이 식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

  1946년, 무분별한 고래 남획 규제를 목적으로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IWC에 1978년 가입하며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겸준 박사는 “국제포경위원회가 설립되며 무분별한 포경을 제한하기 위해 쿼터(할당량)를 설정해 이를 준수하도록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류의 개체수가 감소하자 1986년부터 상업적 포경 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1978년 국제포경위원회에 가입한 우리나라도 할당된 양만큼 고래를 잡았었다. 하지만 포경 금지 이후에도 혼획이나 좌초로 죽는 고래가 발생하고 있어서인지 개체 수 증가는 더뎌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생태계법)로 고래를 보호하고 있다. 해양생태계를 인위적인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해양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며 해양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는 등 해양생태계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해양자산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해양생태계법>은 고래류를 포함해 해양보호생물을 규정하고, 해양보호생물을 학술 연구, 보호, 증식, 복원 등의 목적 외에는 포획을 금하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의 행정규칙인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는 우리나라 주변 수역의 고래류 자원을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함으로써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해양생태계 보존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박겸준 박사는 “현재 <해양생태계법>은 멸종위기의 해양생물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데 많은 해양포유류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으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고래자원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고시>는 고래류가 혼획되었을 때 불법성이 없었는지 파악하고 등록한 후 유통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종은 유통이 불가능하다”라며 많은 해양포유류가 보호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해양포유동물 보호를 위한 <해양생태계법> 입법 토론회’가 개최되며 고래를 비롯한 해양포유류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어촌방송에 따르면 이 토론회에 참석한 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은 “미국의 MMPA(해양포유류보호법)는 미국의 모든 해양포유류가 얼마나 있는지를 평가하고 지리적 서식 현황, 개체군 동태, 생산율, PBR(생물학적허용사망량)까지 추정한다. 우리도 해양포유동물 개체군 평가 시행 및 자원평가에 대한 법적 근거를 <해양생태계법>에 확보해야 한다”라며 우리나라의 <해양생태계법>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2018년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 전국 성인 남녀 1.03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7.3%가 고래고기 식용에 찬성한 반면, 약 2.3배에 달하는 72.3%는 고래고기 식용에 반대했다. 멸종위기종인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하고 있지만, 고래 개체 수가 대폭 늘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는다. 지금이 고래 보호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바다 속의 탄소 탱크, 고래를 살리는 일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김지원 기자
j1won@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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