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종합언론미디어(충북대신문)

지난 27일 정연주 KBS 전(前) 사장이 충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합동강의실에 섰다. 이번 초청 강연회는 충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대 사회과학대학생회, 충북언론노동조합협의회의 주최로 진행되었다.

이번 강연회는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판소리 단체인 ‘마중물’이 흥부가의 한 대목으로 흥을 돋움으로써 막을 열었다. 이어 사회대 교수들의 인사와 책 선물 증정식이 이어진 후 정연주 전 사장이 “이 자리를 주최한 많은 사람들의 넓은 연대에 의미가 있고 이것이 희망의 씨앗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소수자 배려 정책(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그가 KBS 사장 재직 당시 시행했던 정책으로 출신 지역, 학교, 스펙 등을 1차 서류전형에서 참고한 뒤 최종 면접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블라인드 면접'을 행한 것이다. 그 결과 46개의 각기 다른 대학에서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골고루 뽑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이 정책이 지역균형발전 문제나 교육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언론의 사회적인 책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론이 원래의 ‘공론장’의 기능을 되찾으려면 첫째로 사실보도를 해야 하며, 둘째로 부패하는 모든 권력에 대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보도와 비판적기능이 합쳐져야 비로소 언론의 형체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자유를 침해 하는 것이 첫째로 ‘정치권력’, 둘째로 ‘자본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광고주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권력이 되었음을 역설했다. 셋째는 언론의 자유를 왜곡하고 정보의 자유를 흐트려 놓는 센세이셔널리즘(sensationalism), 즉 ‘선정주의’라고 설명했다. 신문이 대중의 시선을 끌려고 자극적인 제목을 내고, 소설을 쓴다고 비유하며 이번 천안함 사건 보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사회가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점을 87년 6월항쟁 이후로 보았다. 이때 비로소 시민적 자유의 공간이 넓어지고 양심의 자유가 확대되어 언론이 독립적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처럼 우리 삶의 한부분이라고 생각했던 민주주의가 현재 순식간에 바뀌어 ‘연탄가스’처럼 되어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헤쳐 나갈 방안으로 “이번 투표에서 연대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며 “승패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단결이 우리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활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항으로 ‘1인 미디어의 주인이 되기, 신문의 독자투고에 참여하기, 옳은 정당에 투표하기’ 등의 여러 방법들을 제시해 주었다. 끝으로 도종환의 ‘담쟁이’의 시낭독과 함께 화려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강연을 끝마쳤다.

김고우 수습기자
rlarhdn66@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