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종합언론미디어(충북대신문)

최근 들어 ‘책임여행’, ‘착한여행’ 이라 불리는 공정여행(Fair Travel)이 새로운 여행의 개념으로 대두되고 있다. 공정여행이란, 관광객으로서 소비만 하는 기존의 여행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에게 보다 많은 도움을 주는 여행문화를 말한다. 이는 여러 여행 산업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이득이 가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개발도상국가에서 지출되는 여행경비 1달러 가운데 80센트가 다시 서방 국가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여행에서 쓰는 돈이 현지 여행 국가 보다 다국적 자본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훨씬 많은데 이러한 현상이 바로 ‘여행손실(leakage)’이다. 인도의 경우 이러한 손실률이 40%에 이르고, 태국은 60%, 케냐는 70%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공정여행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사회단체와 여행상품이 생겨나고 있다.

예비 사회적 기업인 ‘공감만세(공정함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가 추진하는 ‘공감만세와 함께하는 필리핀 3색 공정여행’ 역시 이러한 새로운 시도 중 하나이다.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으로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도권, 대전충남, 대구경북 지역의 20대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이다. 그동안 공감만세는 필리핀과 같은 해외뿐만 아니라 서울의 북촌, 경기도 부천, 충남 공주 등 국내에서도 다양한 공정여행을 추진해 왔다. 특히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에서 사용되는 비용으로 지역의 원주민 및 공익단체에 돌아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수익금 중 일부로 필리핀의 현지인들에게 여행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뜻 깊다.

올해 여름에 진행하는 공정여행은 필리핀의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유명한 이푸가오(Ifugao)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이번 여행에서는 급속한 개발과 이촌향도 현상 등으로 파괴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계단식 논’을 복원하고 필리핀의 원주민 및 소수민족과의 만남을 통해 ‘공정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한다. 그리고 식민유적을 찾아가 그들의 슬픈 식민지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감만세’의 대표 고두환(27)씨는 “사람들은 여행을 단지 ‘내가 편하고, 내가 좋고, 내가 재밌는 것이다’라고만 생각한다. 이렇듯 기존의 여행은 지극히 자신에게만 맞춰져 있다. 하지만 내가 편하고 즐거운 것의 이면에는 타인의 희생과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고쳐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공정여행 시 주의할 점에 관해서는 “딱히 정해져 있는 가이드라인 보다는 어떻게 하면 바르고 올바른 여행을 할지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해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떠나기 전 공정여행에 대한 기본 수칙 정도만 숙지하고 가 이것을 실천하느냐 안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물론 실천이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고민을 하며 여행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올바른 공정여행이 이루어질 것이다”라며 조언했다. 공정만세는 앞으로 국제적인 기구를 조직하여 공정여행뿐만 아니라 공정 무역과 공정 에너지로 공정프로젝트를 확대해 추진할 예정이다.

남소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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