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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민
장애인 가구, 그들의 말 못할 ‘어려움’
제 862 호    발행일 : 2013.05.06 
일반 가구에 비해 정신적 스트레스 및 경제적 부담 높아


 
   하반신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김 모(전남 해남군·77) 씨는 최근 한숨이 부쩍 늘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몸이 불편한 아들을 온종일 홀로 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하던 농사까지 접게 되면서 일반 가정보다 더 드는 생활비와 아들의 부양비가 막막하기만 하다. 현재 정부에서 아들 앞으로 장애인 생활 보조금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생활을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가족 중 1명 이상의 등록장애인이 있는 가구를 ‘장애인 가구’라고 일컫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52만 명의 장애인이 등록돼 있으며, 장애인이 가장인 가구는 약 53%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가구의 빈곤율(가처분소득 기준)이 3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일고 있다. 이는 16.5%를 보인 전체가구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나아가 ‘원금상환 및 이자 지급이 생계에 부담을 주는 정도’ 항목에서는 장애인 가구의 78%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26.3%가 연체기록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전체가구의 경우에는 10%P 낮은 68%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늘날 장애인 가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장애인 가구가 일반 가구에 비해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큰 이유는 무엇일까. 장애인 가구의 경우, 일반 가구보다 평균 소득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로 인한 추가 지출이 더 많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성인 장애인들이 취업을 할 수 없어 가계 소득이 적은 반면 병원비, 교통비, 교육비 등은 일반 가구보다 더 많이 지출되는 것이다.
실제로 청각장애인 딸을 키우고 있는 이미현(서울 동작구·51) 씨는 “현재 언어 치료와 더불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개별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부담스럽다”며 “보청기의 경우에도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하선옥(충북 영동군·54) 씨도 “아이가 어렸을 때 교통비와 치료비를 포함해 한 달에 50만 원 이상 들어가 집안이 너무 어려웠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지체장애인 아버지를 둔 이 모(충남 천안시·22) 씨는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장애인 판정을 받으신 후, 평소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의 소득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며 “현재는 어머니가 집안의 생계를 근근이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늘날 장애인을 부양하고 있는 많은 가구들이 교육비, 병원비 등의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가구는 이 같은 경제적인 문제 외에도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가구의 경우, 장애인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개인적인 활동을 거의 할 수 없을뿐더러 나아가 부모 및 형제·자매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키우고 있는 권현숙(충북 청원군·61) 씨는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 다”며 “사실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여행이나 각종 모임에 참석하지 못할 때가 많아 아쉽다”고 전했다. 또한 지체장애인 언니를 둔 이 모(서울 중구·20) 학생은 “언니가 몸이 불편하다 보니 나에 대한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이를 자연스레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함을 느끼고 표현을 못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장애인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시키고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취업 상담 서비스, 교육 훈련, 취업 알선 등 다양한 고용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나아가 기존의 정책을 더욱 확대 및 강화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민영신 담당자는 “현재 장애 영육아 보육지원, 발달재활 서비스 등 많은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며 “추후 장애인 연금을 비롯해 중증장애인 연금, 장애아동 수당 지원금 등을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각 지역의 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양육자 및 부양자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시키고자 ▲부모 교육 ▲전문 심리상담 ▲휴식지원 서비스 ▲가족결연 프로그램 ▲비장애자녀 성장 프로그램 ▲재무 컨설팅과 같은 사업들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이철호 주임은 “개별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장애인 가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며 “앞으로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보완 및 연구해 장애인 가구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goanyw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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