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프렌차이즈 업체가 들어온 뒤로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죠. 대기업 업체가 골목상권까지 뺏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밀물처럼 불어나는 프렌차이즈 업체들로 인해 골목상권이 앓고 있다. 동네빵집, 동네슈퍼, 동네미용실, 동네문구점은 점점 줄어들어 가고, 대기업들의 ‘프렌차이즈 업체’는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 학교 중문 거리만 봐도 알 수 있다. 비슷한 밥버거를 판매하고 있는 프렌차이즈 업체는 4곳 이상이 존재하고, 수십여 개가 넘는 프렌차이즈 카페가 중문을 차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술집과 호프집도 반 이상이 프렌차이즈 업체다.
현재 중문 거리에서 편의점 개인 매장을 운영하는 김 모(청주시 흥덕구.38) 씨는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 매장을 운영하게 된 것은 프렌차이즈라는 틀에 얽매이기 싫기 때문”이라며 “개인 매장이 간섭도 받지 않고 편하긴 하지만 중문 거리에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많은 특성상 프렌차이즈 업체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매출 축소도 일어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문 거리에서 떡볶이 노점을 3년째 운영 중인 이정숙(청주시 흥덕구.51) 씨는 “노점은 프렌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어 노점운영을 선택했다”며 “프렌차이즈 떡볶이 매장이 중문 거리로 들어오고 난 뒤 매출감소가 많았다. 하지만 서로 나눠 먹는 장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또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병철(청주시 흥덕구.44) 씨는 “프렌차이즈 카페가 많은 중문 거리와 인접해 있다 보니 가게 매출이 잘 오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 취향대로 인테리어와 메뉴를 정할 수 있는 매력 때문에 개인 카페를 영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프렌차이즈로 인한 피해를 많이 받는 것은 ‘동네빵집’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동네빵집’인 제과점은 2003년 전국 1만 8,000개에서 2011년 말 4천여 곳으로 8년 사이 77.8%가 감소했다. 이는 대기업 프렌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점포 수 3,000개 돌파 등 사업 확장을 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송영화 사장은 “가게 근처에 프렌차이즈 빵집이 많이 생기고 나서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라며 “빵집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빵을 새로 굽고, 다양한 빵 종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김예은(경영학부. 11) 학생은 “평소 중문을 주의 깊게 둘러보지 않았는데 막상 둘러보니 대부분 프렌차이즈뿐”이라며 “중문에 개인 카페나 개인 빵집이 들어온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구경미(청주시 상당구.23) 씨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마다 충북대학교 중문 거리에 위치한 키노피아 영화관에서 자주 영화를 봤다”며 “키노피아가 없어지고 롯데시네마가 들어온 이후 키노피아만의 한적한 매력이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중문 거리는 ‘화장품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8개 이상의 프렌차이즈 화장품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중문 거리보다 더 심한 프렌차이즈 화장품 경쟁을 하는 곳이 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서울시 중구의 명동 거리. 이 명동 거리에는 한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명동 상권에 들어선 프렌차이즈 화장품 매장은 드럭스토어를 포함해 브랜드 81곳에 이른다. 또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에 54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32개의 화장품 매장 수까지 합치면 170여 개이고, 남대문 시장과 지하상가까지 포함할 경우 200개가 훌쩍 넘는다. 화장품 매장뿐만 아니라 술집, 카페, 미용실, 편의점 등의 매장이 대부분 프렌차이즈 매장이었다. 직접 프렌차이즈 매장 수를 조사한 결과, 명동 성당 중심거리 편의점, 음식점, 카페, 의류매장 등 50개의 매장 중 43개의 매장이 프렌차이즈 상점이었다. 즉 50개의 매장 중 단 7개만 개인매장이었고, 86% 이상이 프렌차이즈 상점인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인 왕리한(서울시 중구.21) 씨는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쇼핑하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된 곳이 명동이라서 명동에 자주 온다”며 “하지만 프렌차이즈 상점이 많아서 헷갈리기도 하고, 명동만의 특색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오혜린(서울시 노원구.19) 씨는 “명동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명동에 올 때마다 프렌차이즈 매장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며 “명동 거리의 85% 이상이 프렌차이즈 매장인데 70%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프렌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업주는 왜 개인 매장이 아닌 프렌차이즈 매장을 선택하게 됐을까. 중문 거리에서 프렌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익명의 사장은 “프렌차이즈는 모든 준비가 된 일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며 “그러나 아이템이나 시대 흐름을 잘못 파악했을 때는 그만큼 힘들고, 이윤이 높지 않은 편이다”고 밝혔다. 이어 프렌차이즈 매장 운영을 준비 중인 최경철(서울시 동대문구.34) 씨는 “개인 창업은 아무래도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신경 써서 영업을 꾸려 나가야 하므로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약하고, 위험부담도 크기 때문에 프렌차이즈를 선호하는 추세인 것 같다”며 프렌차이즈 창업 증가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에 대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엄태기 사무총장은 “요즘은 퇴직자들이 퇴직 이후 자영업을 많이 한다”며 “소비자들도 언제든지 자영업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시민이 골목상권을 스스로 이용해주지 않으면 자영업자의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프렌차이즈 업체가 많아지고 골목상권이 쇠퇴하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 지역에서 번 돈은 그 지역에서 쓰여야 하는데 프렌차이즈 업체의 경우 대부분 수입이 본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지역에서 순환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는 개개인들의 책임에 따라 달려있다. 그렇기에 지역 시민들이 골목상권을 이용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 힘들다”고 충고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프렌차이즈 업체에 골목상인들의 시위도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등 시민단체가 ‘문구점들 다 죽는다! 정부는 골목상권을 살려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날 문구점살리기연합회는 “대형마트 학용품 판매 규제”를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문구용품 소매점은 2007년 1만 9,617개에서 매년 1,000여 개씩 줄어들어 2011년 1만 5,750개까지 줄어들었는데, 100㎡ 이상 규모의 대형마트 매장은 오히려 2,128개에서 3,104개로 늘어났다. 동네 문구점은 줄어들고, 대형마트 문구점은 늘어난 것이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대기업의 프렌차이즈 업체들과 이에 따라 피해받고 있는 골목상권들. 개인 매장과 골목상권이 다시 활성화돼 사라진 ‘우리 동네’가 다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소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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