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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인
지금은 아이돌 시대!
제 837 호    발행일 : 2011.09.30 
‘넘쳐나는’ 아이돌 가수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계속해서 아이돌 가수만을 양산하는 산업 구조 자체가 문제

 

 

바야흐로 지금은 아이돌 가수의 시대다. 각종 음원 차트, 노래방 애창곡 순위, 길거리에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전부 아이돌 가수들이 접수한 상태다. 그야말로 10대 팬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는 요즘의 음악 시장. 그러나 ‘원래 그럴만한 나이겠거니’하고 넘어갈 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대형 기획사들이 만들어내는 음악 산업 구조다. 현재 아이돌 가수들은 기본적으로 몇 년간의 연습생 과정을 거친 후에 데뷔하는 것이 관습처럼 굳어진 상태. 그래서 어린 나이부터 춤과 노래 연습에 매진하게 되고 곧 로봇처럼 완벽한 모습으로 신인가수의 타이틀을 거머쥔다. 본인의 음악 성향과는 상관없이 기획사에서 만들어주는 컨셉, 단순한 가사와 멜로디의 반복으로 중독성에 초점을 맞춘 노래들을 부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은 인기도 잠시, 이들은 곧 추락하고 만다. 다시금 새로운 그리고 더 어린 가수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먼 나라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 대중음악 관련 웹진 ‘가슴’을 운영했던 ‘가슴네트워크’의 박준흠 씨는 여기에 덧붙여 “이와 같은 맥락의 기획사들이 우리나라 전체 음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못해도 90%는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본격적인 음악 소비자를 10대부터라고 하자. 지금의 10대들은 시간이 지나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더라도 계속해서 음악을 소비하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10대를 넘긴 소비자들은 대중음악을 소비하고 싶어도 시장을 점령한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에 크게 만족할 수가 없다. 자신이 학창시절부터 좋아해 온 가수는 이미 저 뒤편으로 물러나 있다. 가수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음악성을 따지기도 전에 음악 시장에서는 중견가수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그램에 중견 가수들이 간혹 등장해 잠깐의 관심을 받기는 하지만, 그런 무대에 설 수 있는 가수들 자체가 극소수다. 음악 소비자는 철저하게 10대 위주로 재편성되고 있다. 물론 가수의 음악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 음악 산업을 편중되게 만들고 있다.

우리학교 학생인 A양과 그녀의 친구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년이 채 안됐지만 유행을 따라가기가 버겁다. “어린 가수들이 쉴 틈 없이 데뷔한다. 가수도 많고 노래도 많으니 대충 알고 있는 상태로는 학과 모임이나 뒷풀이 자리에서 분위기 띄우기도 힘들다. 이제는 멤버들 이름도 잘 모르겠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아이돌 가수의 음악은 따라가야만 하는 음악이 됐고 중견 가수들의 음악은 찾아야만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녀들은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친 음반가게. 입구부터 아이돌 가수의 앨범 사진이 걸려있다. 서점의 잡지코너에는 여자 아이돌 가수가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잡지가 여럿 놓여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료와 과자 포장에도 아이돌 가수 투성이다. 문득 걱정스럽다. 불과 몇 년 후에 이 가수들은 또 누구의 뒤로 사라지게 될까?

박혜인 기자 pie00k@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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