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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거품은 가라! 로드샵화장품의 전성시대
제 843 호    발행일 : 2012.02.29 

 경기가 불황일수록 립스틱 같은 저가 미용품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켜 ‘립스틱효과’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06년, 5조 4000억 원에서 2011년 8조 9000억 원으로 연평균 10.4% 성장했다. 그런데 이 같은 성장률에는 로드샵화장품이 그 몫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국산 중저가 화장품의 매출은 1조 1천 700억 원으로 2010년에 비해 무려 32%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미샤’를 시작으로 2003년 '더페이스샵’, 2008년 '네이처리퍼블릭’ 등 로드샵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화장품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토니모니’ 등 다양한 브랜드가 피 튀기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소위 ‘저렴이’라 불리는 말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또, 직접 사용해 본 소비자들이 블로그, SNS를 통해 저렴한 화장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 이재은(미술교육전공·10) 학생은 “성능 면에서 명품에 뒤쳐지지 않고 가격도 부담이 없어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며 로드샵브랜드 화장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런 로드샵화장품의 열풍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그 원인은 ‘칩시크(Cheap chic)’에서 찾을 수 있다. ‘칩시크’란 패션, 뷰티, 부동산,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성과 심미성을 겸비한 중저가 제품 및 서비스를 통틀어 가리키는 신조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비싸면 좋은 제품이다’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의 인식은 ‘저렴한 제품도 그에 못지 않다’는 쪽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정보 공유가 빠르고 쉬워져 뷰티 블로거 등의 파급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또 저가 로드샵브랜드도 성장했을 뿐 아니라, 그에 발맞춰 뷰티 전문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특히 케이블TV 의 뷰티 프로그램 <Get It Beauty>는 10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상품의 이름이나 제조 회사를 밝히지 않고 제품을 테스트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저가 화장품의 효능이 고가 화장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몇몇 뷰티 매거진에서 명품 화장품과 더불어 저가 화장품을 다루는 등 로드샵브랜드의 열풍을 확연히 체감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명품 브랜드인 ‘랑콤’, ‘라프레리’가 4~10% 인상을 발표했고 ‘키엘’, ‘비오템’ 역시 2~10% 정도 가격을 올린다. 이후 3월에는 ‘에스티 로더’, ‘맥’, ‘랩 시리즈’ 등도 인상될 예정이고 국내 화장품인 ‘오휘’, ‘숨’, ‘후’ 등 역시 가격을 인상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돼 로드샵브랜드의 인기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뷰티 블로거로 활동중인 반수진(29) 씨는 “과거 미샤의 3천 3백 원 저가 화장품 마케팅이 크게 성공하면서 뷰티업계에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그 뒤로 다양한 저가 로드샵화장품 브랜드가 이름을 내걸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저가라는 장점이 작용하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품의 질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가 화장품에 맞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로드샵브랜드의 인기몰이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또 다른 뷰티 블로거인 이정윤(23) 씨는 “매장의 접근성이 좋아 소비자들은 보다 쉽게 테스트 제품을 사용해보고 그 자리에서 충동구매도 할 수 있다. 품질도 발전하는 데다 명품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니 소비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요새는 뷰티 블로거의 영향력 또한 굉장히 높다. 때문에 그들의 추천 상품이 매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또 로드샵브랜드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해 열풍을 촉진시킨 것 같다”고 전했다.

 로드샵브랜드 ‘스킨푸드’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 구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발빠른 신제품 출시는 새로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진다. 합리적인 가격과 질 좋은 제품, 주요 상권 어디에나 자리잡고 있는 탄탄한 유통망이 고가 브랜드 화장품과 다른 브랜드숍만의 강점이다”며 로드샵브랜드만의 강점을 피력했다. 또 다른 로드샵브랜드인 ‘토니모리’의 홍보팀 장하늬(32) 대리는 “로드샵브랜드는 저가 브랜드가 품질이 낮다는 기존의 편견을 깼다. 그리고 명품화장품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의 감성과 욕구를 파악해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장점으로 무섭게 성장한 로드샵브랜드지만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뷰티 블로거 김은지(23) 씨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좀 더 저렴한 품질의 원료를 쓸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뷰티 블로거 최수진(22) 씨 역시 “성분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로드샵 제품 중에 가격만 싸게 하고 성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제품도 많기 때문”이라며 같은 입장을 표했다.

 이 같은 단점 때문일까. 많은 로드샵브랜드가 줄지어 명품 브랜드 화장품을 벤치마킹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인기 화장품과 비슷한 성분에 흡사한 패키지의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명품 화장품과 비교했을 때 제품의 성능에 별 차이가 없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거론하면서까지 해당 화장품과 비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골적인 비교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미샤’에서는 명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대표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출시했는데, 과도한 비교품평 홍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다. 이 씨는 이에 대해 “노골적인 모방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의도가 너무 강한 것 같다. 브랜드 스스로 가치를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김 씨는 “로드샵브랜드가 독자적으로도 충분히 질 좋고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명품 화장품 ‘저렴이’라는 것을 강조해 마케팅하는 것은 안타깝다. 그저 판매율을 높이려는 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노골적 비교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어 분명 로드샵브랜드가 주의해야 할 점이다. 그러나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성능의 제품을 계속 출시하는 한,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앞으로 로드샵브랜드 화장품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브랜드 차별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토니모리’ 장 대리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브랜드샵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또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활발해 질 전망이다”며 로드샵브랜드의 밝은 미래를 선견했다.

 

박지수 기자 jisu287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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