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가 돌아왔다. 한 프로그램에 나와 지난 2년 간 많이 변했다고 말한 그녀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섹시스타’ 혹은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그녀의 이름 앞에 언제부터인가 ‘소셜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소셜테이너는 society와 entertainer의 합성어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연예인을 말한다. SNS를 통해 유기동물에 관심을 보이던 그녀가 이번엔 소셜테이너라는 수식답게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착한 프로젝트를 위해 소셜클럽을 만들었다.
이효리의 골든12는 스타일리스트, 작가, 포토그래퍼 등 그녀가 연예계 활동을 하며 친해진 사람들을 모아 환경이나 자연을 보호하며 ‘멋지게 노는 법’ 12가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일에는 도시 속의 작은 텃밭 ‘시티팜(cityfarm)’의 모습과 기타와 함께 소소하게 떠나는 ‘어쿠스틱 제주여행’을 다뤘다.
시티팜을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퇴비를 모으는 일이었다. 퇴비는 음식물 쓰레기 압축기로 준비했다. 시티팜의 장소는 한 이태원 건물의 옥상. 음식물 쓰레기를 없애 환경에 도움을 주면서도 도시 속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다는 새로운 생활을 보여줬다.
이후 그들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제주도로 떠났다. 그들은 제주도에 살고 있는 가수 윤영배의 집을 찾아갔다. 누추하다고 느낄 정도로 작은 집에서 그들을 반겨준 건 꾸미지 않는 부스스한 머리의 윤영배였다. 그들이 윤영배의 마당에서 가장 먼저 한 질문은 ‘담벼락이 없는 집인데도 왜 문을 잠그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질문에 대한 윤영배의 답변은 간결했다. ‘모두가 이웃인데 뭘….’
그들은 재래식 화장실을 지나 난로 한 대로 난방을 하고 있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집에는 그 흔한 TV도 없고 컴퓨터도 없다. ‘이런 삶이 심심하지 않냐’는 그들의 질문에 ‘30-40여 년 전만 해도 다들 이렇게 전자기기 없는 집에서 살면서도 재미있게 지냈는데 지금은 다들 너무 멀리 가있는 것 같다’고 우문현답을 내놓는다.
다음으로 그들은 바다로 나가 먹을 만큼의 물고기를 잡아 돌아온다. 그들의 저녁요리는 담벼락 밑에서 캔 부추로 만든 부추전과 그들이 잡아온 물고기로 만든 생선구이다. 저녁을 먹기 전 그들은 말한다. ‘마트를 가지 않고도 식사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정말 내가 움직인 만큼만 얻어서 음식을 차리니 뿌듯하다’고.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당연한 일’이 ‘신기한 일’이 돼버린 것이다.
제주도 여행 첫날밤은 시 짓기로 끝이 난다. 이효리가 지은 시의 제목은 ‘낮은 지붕’. 서로 으스대는 빌딩 숲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낮은 지붕이 되어 모두와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낮은 지붕이 되고 싶다는 시 낭송을 들으니 담벼락이 없는 집에서 살며 욕심 부리지 않고 느리게 살고 있는 윤영배의 모습과 겹쳐졌다.
윤영배의 말대로 우리는 너무 멀리 가있는 것이 아닐까. 다들 남들보다 조금도 높은 곳에서 튀기 위해 혹은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빌딩이 있다면 낮은 지붕이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인데도 다들 높은 곳만 바라보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강도가 들면 “강도야!”라는 소리대신 “불이야!”라고 소리 지르라는 말이 있다. 강도가 있다는 소리에는 현관문을 잠그지만 불이 났다는 소리에는 혹여나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 문을 열어보고 확인하기 때문이다. 이웃이기 때문에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윤영배의 말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낮은 지붕이 되어 멋지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효리의 소셜클럽. 그들의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해본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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