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2주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서서히 과제 거리가 생기고 한 달 뒤면 중간고사도 치러야 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걱정도 늘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잠’에 대한 고민이다. 과연 우리는 충분하게 잠을 자고 있을까? 혹시 에너지 드링크에 의존해가며 밤을 새거나 밤잠을 설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시피 하지는 않은가?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는 ‘수면부족’과 ‘불면증’, 두 가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현주(패션디자인정보학과·11) 학생은 개강한 후부터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학과 수업이 주로 실기 위주의 수업이다 보니 매주 엄청난 양의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기간과 겹치면 과제와 시험공부를 모두 해내야 하기 때문에 1~2시간만 자거나 밤을 새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학생은 “잠을 못 자니 그만큼 다음 날에 지장이 있다. 하루 종일 몽롱한 상태로 있게 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며 잠이 부족함을 털어놨다. 이진희(생물학과·12) 학생 역시 “학기 초만 충분히 잘 뿐, 보고서와 과제 양이 많아지면 충분히 자지 못해 피로가 증가한다”고 답했고 박윤영(국제경영학과·12) 학생도 “시험기간에는 밤을 새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충분히 자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이 수면부족은 스트레스와 업무과중,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패턴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수면부족이 지속되면 인지기능과 집중력, 판단력 등이 저하된다. 감정의 변화도 심해질 뿐 아니라 우울증, 편두통,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 학교 병원의 신경정신과 주가원 교수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가 감소되어 식욕이 강해져 과체중과 비만의 위험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두통과 눈 흐림 증상뿐 아니라 특정 병이 없는데도 온몸이 아픈 증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면과 건강한 생활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학교 병원의 신경과 백신혜 교수는 “사람은 자는 동안 기억을 저장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을 저장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 기억력이 저하된다. 효율적인 학습능력을 위해서라도 충분히 잠을 자야 한다”며 충분한 수면을 강조했다. 그럼 적정 수면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보편적으로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쉽게 하는 오해 중 하나다. 주 교수는 “적정 수면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피로가 풀리어 다음 날 지장이 없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4시간 정도 잤음에도 하루 일과를 거뜬히 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8시간 정도 자야만 피로가 풀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한편 할 일이 많아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도지혜(국제경영학과·12) 학생은 “늦은 밤에도 잠이 오지 않아 보통 새벽 2, 3시가 돼서야 잠이 든다”고 말했고, 대덕대학교 정슬아(연기영상과·11) 학생 또한 “누워있어도 잠이 안들어서 눈을 감은 채로 세네 시간 버티다가 동이 틀 때쯤 잠에 든다. 그래서 지금은 이게 습관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 습관은 불면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그러나 작년 한 포털사이트에는 불면증 관련 질문이 4만여 개에 이르기도 할 만큼, 늦은 밤까지 잠 못드는 경우는 이제 우리의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 됐다. 그렇다면 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 불면증이란, 일이 바빠 잠을 적게 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못 자는 현상을 가리킨다.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잠을 깨는 경우뿐만 아니라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도 모두 불면증에 속한다. 환경적 스트레스가 일시적으로 수면을 방해하는 적응수면장애, 기존의 스트레스에 나쁜 수면습관이 더해져 발생하는 정신생리적 불면증, 약물섭취로 인해 생기는 약물의존성 수면장애 등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잠이 안와서 시계를 자주 보거나 하는 행동은 불면증을 강화시킨다.
이런 불면증을 겪으면 낮 동안 졸린 증상을 비롯해 불안함과 초조함이 더해지고 의욕저하와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만성 불면증은 고혈압, 심장병 등의 심장질환이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불안증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주 교수는 “불면증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은데, 일단 불면증이 생기면 스트레스가 없어져도 불면증이 그대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더 나아가면 불면증상에 대한 불안감과 낮 동안의 어려움, 자야 한다는 강박증 및 잘못된 습관들로 인하여 만성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불면증의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원인이 다양한 만큼 해결방법 또한 다양하다. 인지치료, 이완치료, 약물치료 등의 방법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해결방법은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이다. ‘수면위생’이란 잠을 자기 위해 지켜야 할 하나의 생활습관이다. 우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시간을 정하고, 되도록 그 시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낮에 3~40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커피·흡연·술·과식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일정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시간만 있으면 눕는 습관을 가진 사람도 종종 있는데, 이런 습관은 수면위생에 좋지 않다. 수면을 취하는 환경도 중요하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며 편안한 실내 온도가 유지돼야 하고 시계를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자다가 일어나더라도 시계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백 교수는 “불면증의 해결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기본적인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고 주 교수는 “불면증이 지속되면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전문의를 찾아 수면에 대해 상담하고, 정신건강을 평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쉬운 방법도 있다. 우선 베개의 높이가 적당한지 확인해보고, 정수리를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10~20분 동안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깊게 자도록 돕는다. 자기 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것도 좋고 아로마 향초도 몸의 긴장을 풀어줘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우리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 되는 ‘수면’. 개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개인의 몸 상태나 생활환경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충분한 수면이 활기차고 밝은 생활의 시작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학점과 스펙쌓기에 열중하는 대학생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효율성이 오른다. 자신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찾아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공부나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박지수 기자 jisu287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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