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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도연
까만 밤을 수놓은 <서울 등 축제>
제 855 호    발행일 : 201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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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 명소인 청계천, 그 물길 위에서 과거를 만난다면? 지난 2일부터 시작된 <2012 서울 등(登) 축제>는 개막 일주일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17일 동안 서울의 밤을 밝힌 <2012 서울 등(登) 축제>의 화려한 현장을 파헤쳐보자.]

 

 

 청계천을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인 <2012 서울 등(登) 축제>는 3만 5천여 개의 작품이 어우러진 빛의 향연이었다. 4년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과거 조선시대에 종로와 청계천에서 관등축제를 했던 것을 배경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고유 정신을 살린다는 취지로 이번에는 ‘서울의 뿌리, 선조의 생활상’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1.5km에 이르는 강물에는 은은한 달빛과 형형색색의 등불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 ▲한양도성 ▲선조들의 이야기 ▲백성들의 일상 ▲열린 서울 총 4가지 테마로 구성돼 우리나라의 역사를 대표하는 자격루, 혼천의부터 요즘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뽀로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등불을 만나볼 수 있었다. 또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관람객들의 재미를 한층 더했다.

 첫 번째 테마는 조선 왕조 600년의 도읍인 ‘한양도성’이었다. 청계광장에 마련된 이 등은 한양도성의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뜻을 담아 제작됐다. 사대문인 흥인문(興仁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숙청문(肅淸門)뿐 아니라 오대궁인 경복궁(景福宮), 창덕궁(昌德宮), 창경궁(昌慶宮), 덕수궁(德壽宮), 경희궁(慶熙宮)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물길을 따라 걷다보면 ‘조선정도 600여 년을 이끌어온 선조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번째 테마에서는 조선의 대표업적과 선조들의 문화, 정신을 마주한다. 처음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자격루(국보 229호)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로 칭송받는 한글을 담은 훈민정음(국보 70호)과 천문관측기였던 혼천의(국보 230호)를 만날 수 있다. 다음으로 훈련대장, 어영대장, 금위대장인 삼군영을 지나면 우리나라 전통 악기의 음색이 흘러나온다. 바로 조선을 대표하는 음악, 종묘제례악(중요무형문화재 1호)이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시는 종묘(사당)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으로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종묘제례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희미해져갈 때면 어느덧 눈앞에는 세 번째 테마가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조선시대 백성들의 일상이 시작된다. 처음 등장한 암행어사 박문수와 백성들의 고발기구였던 신문고의 모습은 당시에도 비리와 부정부패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현재와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줬다. 또 서당과 과거시험을 보러가는 선비, 장원급제하는 모습은 학문에 대한 열정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빨래터, 등짐장수, 물레 돌리는 모습도 등장해 과거의 모습도 보여줬다.

 특히 세 번째 테마의 중간에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양도성 성곽등 쌓기’와 ‘전통등 제작체험’, ‘희망유등 띄우기’뿐 아니라 다가오는 2013년을 맞아 ‘새해기원 소원지 달기’ 총 4가지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 시민 참여프로그램은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서울 등 축제>의 열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희망유등 띄우기에 참여한 최경희(인천 남동구·40) 씨는 “등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가족이 함께 왔는데, 이런 뜻깊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며 “특히 막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희망유등에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써 넣었다”고 전했다. 또 동생과 함께 온 심지수(서울시 중랑구·19) 학생은 “밝게 빛나는 희망유등을 띄워보내며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달라고 빌었다”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사람들이 적은 소원지가 모여 거대한 뱀이 빛나고 있었다. 이는 돌아올 계사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여자친구와 같이 소원지를 적은 김종완(인천시 연수구·26) 씨는 “변치않는 사랑을 하게 해 달라고 적었는데,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여자친구와 함께 축제를 즐기니 더 아름다운 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테마는 ‘열린 서울’이 주제 아래 등불을 통해 세계문화를 교류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영주, 풍기 등 11개 지방을 대표하는 등불이 전시됐고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에서도 각 나라를 상징하는 화려한 등불을 선보여 전통적인 느낌과 이색적인 느낌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더불어 37개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 배트맨, 로봇 태권V 등과 같은 옛날 캐릭터와 요즘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는 많은 아이들에게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축제를 보러온 김보미(경상북도 상주·20) 학생은 “생각했던 것보다 화려하고 멋진 축제여서 신선한 경험이었다. 등불이 다양하고 아름다워서 더 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우영(인천시 서구·43)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관람에 조금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생활상이 녹아있어 외국인이나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며 의견을 전했다. 또 가족과 함께 온 신예영(경기도 오산시·10) 양은 “처음에는 어떤 축제인지 잘 몰랐는데, 오고 나니 예쁘고 신기한 모습의 등불이 많았다”고 말했고, 신 양의 어머니인 오경화(36) 씨는 “편의시설은 조금 미흡했으나 아이가 교과서 속에서만 봤던 선조들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여주니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에 대해 서울시청 관광사업과 이경혜 주무관은 “시민과 지역, 세계가 함께 참여한 뜻깊은 축제였다.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되새기고 배움의 기회까지 제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총평을 전했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2 서울 등 축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선조들의 옛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축제는 불빛이 꺼지지 않는 밤을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등불로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적셨다.

 

박지수 기자 jisu2870@cbnu.ac.kr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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