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의 달력도 마지막 장을 남겨놓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크리스마스에 가까워지면 생각나는 우리 모두의 친구가 있다. 바로 <나 홀로 집에>의 케빈이다.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로 가장 많이 방영된 <나 홀로 집에> 시리즈는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가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영리한 방법으로 내쫓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다. 배우 맥컬리 컬킨을 ‘케빈’이란 캐릭터로 일약 스타덤에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 영화는 3편까지 스크린 영화로 제작됐고 4편은 TV 영화 시리즈로 제작됐다. 그리고 4편 이후 10년만인 올해, 미국 ABC 방송국에서 크리스마스 특집 프로그램 중 하나로 <나 홀로 집에 5>를 제작한다. 20년간 여전히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책임지고 있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의 매력을 지금부터 탐구해보자. (※3편과 4편의 주인공은 각각 ‘알렉스’, ‘에릭’이지만 편의상 ‘케빈’으로 통일합니다.)
재치 있고 똘똘한 ‘함정 전문가’
케빈은 늘 호기심이 많고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아이다. 이러한 그의 특성은 영화 속에서 톡톡히 발휘된다.
1, 2편에서는 가족들 모두가 여행지의 공항에 도착해서야 케빈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된다. 케빈은 홀로 자신의 집에 남겨지기도 하고, 처음 밟아보는 뉴욕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때마다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특히 홀로 뉴욕에 남겨진 2편에서는 아버지의 카드를 이용해 호화스러운 호텔에 머무는 대범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케빈이 어린 나이에 혼자서 의식주를 모두 해결하는 모습은 영리하다 못해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집안 곳곳에 함정을 만들고 도둑들을 골탕먹이는 장면은 케빈이 얼마나 영특한 아이인지 보여준다.
반면 3편의 케빈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망원경으로 동네를 관찰하다가 수상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이들의 음모를 막고자한다. 늘 주변을 관찰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케빈의 모습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그리고 자신에 집에서 키우던 앵무새로 도둑들을 유인하거나 카메라가 달린 장난감 자동차를 조종해 도둑들의 행보를 파악했다.
4편에서는 부모님이 이혼한 후 초호화 저택인 새엄마 집에 놀러가게 되고 그 곳에서 음모를 꾸미는 도둑들과 마주한다. 이때 케빈은 도둑들의 음성을 담은 CD를 작동시켜 도둑들끼리 싸우게 만든다.
매 시즌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케빈은 어린아이답지 않게 언제나 임기응변에 뛰어났다. 가히 ‘함정 전문가’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다.
<나 홀로 집에>의 또 다른 주역 ‘도둑들’
이 영화의 재미는 케빈의 다양한 함정도 있지만 시즌이 더해질수록 발전하는 도둑들의 수법도 그 몫을 톡톡히 해냈다.
1, 2편의 도둑들은 경찰로 위장하거나 무작정 침입을 해서 빈집을 노리는 도둑들이었다. 특히 도둑 중 한 명은 빈집의 물건들을 훔친 후, 범행의 흔적을 남기겠다며 수도를 틀어놓고 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1, 2편의 도둑들은 변장과 같은 단순한 방법을 쓰는 전형적인 도둑의 모습이었다. 반면 3편에서는 여러 명의 도둑들이 서로 통신할 수 있는 무전기를 사용했다. 또, 집 현관에 설치된 잠금장치에 장치를 부착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전화를 혼선시키는 등 더 치밀하고 기술적인 모습을 보였다. 4편에서는 도둑들 중 한 명이 미리 집의 가정부로 변장하는 첩자 작전까지 벌였다. 하지만 범인들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케빈은 도둑들의 머리 위에 있었고, 속수무책 당하는 것은 오히려 도둑들이었다.
작지만 존재감이 빛나는 ‘조력자’
영리한 케빈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럴 때마다 그를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1편에서 케빈은 도둑들에게 끌려갈 뻔한 위기에 놓이는데, 그때 ‘삽 할아버지’가 나타나 도움을 준다. 사실 그는 마을에서 살인자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2편에서도 케빈을 도와주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바로 ‘비둘기 아줌마’다. 이때도 케빈은 그를 좋지 않게 봤으나, 공원에서 바위에 발이 낀 케빈을 비둘기 아줌마가 도와주면서 아줌마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됐다. 또 후에 케빈을 쫓아오는 도둑들을 비둘기를 이용해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처럼 케빈을 도와주는 조력자들은 영화의 전개를 돕고, 재미를 한층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내 기억 속의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하면 생각나는 영화로 단연 손에 꼽히는 <나홀로 집에> 시리즈.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나홀로 집에> 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패션디자인정보학과 12 이승용케빈이 아빠스킨을 바르고 소리지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마치 자신이 어른이 된 것처럼 행동하던 모습이 제 어릴 때 모습을 떠올리게 해서 재밌었어요.
환경공학과 10 한유선케빈의 집에 키우던 앵무새가 노래를 부르는데, 침입한 도둑들이 노래를 듣고 사람인줄 알고 경계하며 오던 도둑의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농업경제학과 10 손수연3편에서 케빈이 가짜 총으로 도둑을 겁 준장면이 생각나요. 사실은 비눗방울이 나오는 총이였죠. 그때 케빈의 웃음이 계속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사회의 문제를 꼬집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교훈을 배운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 속에는 그 사회의 모습이 녹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 담겨 있는 사회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따뜻한 가족영화로 손꼽히는 <나 홀로 집에> 속에서도 현재의 사회문제가 녹아있다. 유쾌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사회 문제는 무엇일까. <나 홀로 집에> 시리즈는 현대인이 느끼고 있는 ‘가정문제’와 ‘소외 문제’를 담아냈다.
먼저 ‘가정문제’의 측면을 살펴보자. 영화 속에서 부모들은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심지어 아이가 없다는 것을 바로 알지도 못한다. 이 같은 현상에는 최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아이에게 무관심하고 소홀해지는 사회의 모습이 비춰진다. 말 그대로 ‘나 홀로 집에’ 버려진 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처음에 자유를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결국 가족들의 보살핌과 애정을 그리워한다.
다음은 ‘소외문제’을 들 수 있다. 혼자 남겨진 케빈의 모습은 대학 진학 후 가족들과 떨어져 소외감을 느끼는 우리 대학생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혼자서 일을 해결하는 모습, 도움을 요청하지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사람들은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아이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어른들도 영락없는 현대의 모습이었다. 영화는 당시의 사회를 반영하는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서울대 김성곤 교수의 저서 <김성곤 교수의 영화에세이>에서는 “이 단순한 구성의 코미디 영화가 미국에서 1990년도 흥행 1위와 영화사상 흥행 3위를 차지한 이유의 이면에는, 그것이 현대 미국인들의 불안 심리에 호소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오늘날 미국 가정 주부들의 대부분은 직장을 갖고 있으며, 그 결과 아이들은 '나 홀로 집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박지수 기자 jisu2870@cbnu.ac.kr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박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