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문화
문화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류도연/홍지희
군화를 기다리는 곰신의 이야기
제 859 호    발행일 : 2013.03.18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학교를 가득 채우는 새내기도 있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학교를 잠시 떠나는 학생들도 있다. 바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군인들이다. 한창 꽃다운 나이에 나라를 위해 군대로 떠나는 이들. 그들에게 군대로 떠나기 전 가장 아쉬운 건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여자친구일 것이다. 최근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는 사람을 ‘곰신’이라고 부르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곰신’이라는 말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곰신’은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말라’는 말에서 나오는 이 고무신을 줄여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여기서 왜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말라는 말이 나왔을까? 옛날에는 결혼 후에 다른 남자와 눈이 맞거나 사는 게 힘들면 도망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경우에 신발자국이 집으로 들어온 것 마냥 찍혀있게 하려고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도망을 갔다고 한다. 바로 여기서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말라는 말이 유래됐다.
  요즘의 ‘곰신’문화는 예전과 많은 차이점이 있다. 예전엔 ‘곰신’이라는 신조어도 없을 뿐더러 그저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거나 편지를 쓰고 전화를 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하지만 요즘의 ‘곰신’은 편지뿐 아니라 위장크림, 방한용품, 전지에 정성들여쓴 편지 등 다양하고 군 생활에 유용히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을 보낸다. 그리고 각 부대별 공식 카페가 있어 군인의 훈련 사진 및 소대 사진을 올린다. 또 ‘곰신’이 직접 편지글을 써 카페에 올리면 군인이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서로 간의 안부를 더욱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더불어 이들을 위한 카페나 사이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곰신’카페의 경우 같은 처지에 있는 ‘곰신’끼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자신이 보낸 선물이나 편지를 올리기도 한다. 또 같은 날 입대한 ‘곰신’끼리 만나 정기모임을 하기도 하며 부대의 소식을 공유해 정보를 얻는다. ‘곰신’카페를 자주 애용한 최예지(패션디자인정보학과.12) 학생은 “또래가 비슷하다 보니 고민상담도 할 수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국군방송에도 출연할 수 있고 편지를 잘 쓰면 상품을 주기도 하는 이벤트도 많다”고 말했다. 군인을 위한 용품을 파는 쇼핑몰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겨울이 되면 방한용품뿐 아니라 비타민제를 하트 모양으로 포장한 선물세트도 판매되고 있다. 최초로 ‘곰신’을 위한 용품을 판매한 ‘곰신닷컴’의 대표 오영나 씨는 “군대에서 꼭 필요한 물품을 소비자가 더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물집패드나 시계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라며 “남자친구나 아들에게 사소하지만 격려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많이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곰신’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이유진(경상북도 상주시·21) 씨는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부대 전체 과자세트와 스킨, 로션, 샴푸 등을 구입해 보낸 적이 있다. “쇼핑몰을 통해 편리하고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임에게 예쁨 받고 적응을 잘했으면 하는 마음도 함께 전했다”라며 “남자친구가 매우 감동하며 전역하고 몇 배로 갚아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쇼핑몰을 이용하는 ‘곰신’도 있고 자신이 직접 정성스레 준비한 용품을 보내는 ‘곰신’도 있다. 김은애(경상남도 거제시.21) 씨는 “남자친구와 사귄 지 600일과 일병진급을 기념해 선임을 위한 과자와 추억이 담긴 사진 달력을 보냈다”라며 “아직 면회를 한 번도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손수 하나하나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국방부에서는 ‘곰신’을 위한 전방체험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곰신’ 20명을 초청해 직접 군복을 입고 최전방 GDP부대에서 경계체험 및 숙식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애인의 상황을 실제로 느끼며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했다.
  또 최근에는 여자군인이 많이 늘어나면서 남자 ‘곰신’도 생기고 있다. 현재 ‘곰신남’이라는 카툰을 연재하며 많은 곰신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김종칠 작가는 육군 중위의 여자친구를 둔 ‘곰신’이다. 김 작가는 “평소에 애니메이션 전공을 살려 일을 해보고 싶었다. 만화를 그리기 위해 소재를 생각하던 중 여자친구가 ‘지금 우리의 상황을 만화로 그려보면 어때?’라는 말을 했는데 그때 ‘아! 이거다’ 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정식 연재를 하게 됐다”
  하지만 모두가 2년이란 기간을 기다리는 건 아니다. 반대로 긴 기다림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커플도 많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이 함께 하지 못하는 커플은 지치기 마련이다. 특히 소통에 있어서도 그저 전화 한 통이나 편지 한 통 뿐이 전부이기 때문에 서로 간의 오해도 많이 생기게 된다.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익명의 이 모 학생은 지난해 군대 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이 학생은 “자주 연락을 못하다 보니 남자친구가 자꾸 의심하고 오해를 많이 했다”며 “그렇게 자꾸 쌓이다 보니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더 이상 좋은 감정이 남아 있지 않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렇듯 군인을 기다리던 ‘곰신’이 지쳐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경우도 있지만 군인이 ‘곰신’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 왜 이런 이별이 생기는 걸까? 대체로 제대하고 난 후 나이는 23살에서 25살이다. 젊은 나이인 그들은 2년이란 시간 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부담감도 따르게 된다. 게다가 ‘너 걔랑 결혼할거야?’, ‘걔 진짜 독하다’ 등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시선과 부담감 때문에 갓 제대한 군인들은 대게 이별을 고하게 된다. 이런 경우가 최근에 인터넷이나 SNS에 많이 거론되면서 고무신이 아닌 ‘군화를 거꾸로 신는다’는 말도 생겼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곰신’.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는 ‘곰신’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만큼 더 아름다운 사랑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홍지희 기자 hjh38124@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문화 More
안타 치면 물대포 팡, 흠뻑 젖어 더 즐거운 한여름의 야...
영화 애호가들의 보물창고, 한국영상자료원
우리 같이 미친 듯 놀자, 서울 히어로 락 페스티벌
사람 냄새 나는 맛, 청주 전통시장을 걷다
미술은행 20년,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다
오래도록 홀로 견뎌온 기억,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두바이 초코 열풍, 맛보고 만들어보니
<스포츠> 노란 물결이 돌아왔다, 청주 KB스타즈가 만들 ...
작은 극장, 큰 시간. 독립영화관이 만드는 특별한 경험
올바르게 기억해야 할 현대사, ‘민주화운동기념관’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