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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도연
세계의 입맛,‘한식’으로 사로잡는다
제 862 호    발행일 : 2013.05.06 


 
   ‘그 나라의 음식을 알면 문화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카레’하면 인도, ‘스시’하면 일본이 떠오르듯 음식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이며 문화다. 특히 일본의 ‘스시’는 섬나라인 일본의 특성 때문에 예로부터 생선을 즐겨먹는데, 옛 일본인들은 부패가 빠른 생선을 상하지 않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발효시켰다. ‘스시’가 나오게 된 건 일본의 에도 지역사람들에 의해서인데, 그 지역사람들은 성격이 급해 빨리 생선을 먹을 방안을 구하다가 생선을 즉석에서 바로 밥 위에 얹어먹었는데, 이런 방식에서 기존에 발효해 먹었던 생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식초를 가미하게 됐고, 그 결과 현재의 ‘스시’가 탄생했다. 이처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에는 그 나라의 특색을 담겨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한식’에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특색을 알아보자.
   먼저 ‘한식’은 다른 나라 음식과 달리 발효음식이 많다. 같은 동양권이라고 하더라도 인도나 중국은 향신료가 대부분이고 우리의 이웃나라인 일본 또한 우리나라 청국장과 비슷한 낫토는 있지만 우리나라만큼 종류나 범위가 다양한 발효음식이 발달하진 않았다. 우리나라가 발효음식이 발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는 식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로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했던 우리나라는 대체로 고기와 콩을 통해 단백질을 공급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콩으로 만드는 된장, 두부 또는 간장 등이 많이 발달하게 됐다.
   또 어패류의 경우에는 일찍 부패하는 특성에 따라 오랜 기간 동안 저장하기 위해 젓갈로 만들어 먹었다. 젓갈의 종류인 새우젓갈, 간장게장 등은 그냥 반찬으로 먹기도 하지만 김치나 다른 음식에도 가미돼 ‘한식’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준다. 젓갈이나 절임 등의 염장음식이 발달한 이유에는 우리나라의 농경생활과 큰 연관이 있다. 예로부터 밥을 주식으로 삼았던 우리나라는 벼농사나 밭농사 등의 농경생활을 했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땡볕에서 일하는 선조들에겐 무엇보다 염분이 많이 필요했는데, 그래서 밥과 함께 염분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해 염분을 쉽게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염장음식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특성 때문에 내륙지역과 해안지역 사이 물물교환에 큰 이점이 됐다. 물물교환을 하려면 긴 시간동안 음식을 유지시켜야 한다. 이때 음식이 상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염장음식을 만들어 상하지 않은 음식을 교환할 수 있었다.
   ‘한식’에서 드러나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특색은 바로 ‘한 상 문화’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차례로 음식을 상에 올려먹는 코스 요리의 개념이 없는 대신 한 번에 모든 음식을 다 차려놓고 먹는다. 또 상의 종류에 있어서도 왕에게 올린 ‘수라 상’부터 ‘3첩 반상’, ‘5첩 반상’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반찬의 다양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주식인 밥과 함께 다른 반찬을 먹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밥과 함께 먹을 다양한 음식을 한 상에 올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 상 문화’는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이 생각하는 ‘한식’의 특성은 무엇일까? 최원호(국제경영학과·09) 학생은 “무엇보다 매운 맛이 특성인 것 같다”며 “그렇다고 무작정 맵기만 한 것이 아니고 마늘, 고추와 함께 간장 등을 숙성시켜 맵지만 달콤한 맛이 다른 나라에선 맛보지 못할 맛이다”라며 말했다. 또 심승보(소비자학과·12) 학생은 “‘한식’은 ‘손맛’이라고 해서 양념이나 조리법이 명확하지 않아 조리하기 힘들다”며 ‘한식’의 제약에 대해 얘기했다.
   이처럼 ‘한식’ 속에는 우리나라의 특색과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그래서 ‘한식’을 통해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려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한식’ 그대로가 외국에 받아들여지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효음식은 독특하고 강한 냄새로 인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에 맞게 음식을 간소화시키거나 맛의 자극을 줄여 선보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한식’인 비빔밥은 한식의 세계화를 잘 보여준다. 비빔밥은 밥과 함께 많은 반찬을 요구했던 ‘한식’을 한 그릇에 비벼 간소화시켰다. 한식의 세계화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고유의 틀을 깬다’는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재료와 조미료를 사용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맛까지 합쳐진 비빔밥은 합격이다. 또 콩나물이나 도라지 같은 나물에 잘 볶은 소고기와 계란을 올린 모습은 ‘한식’에의 알록달록한 색채감도 잘 표현해준다.
  더불어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음식에 새로운 방식을 가미시켜 좀 더 쉽게 세계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는데, 그 예로 ‘홍시 샤베트’를 들 수 있다. 이 샤베트는 홍시에 요거트나 설탕, 젤라틴 등을 넣고 잘 섞어서 얼려 만들어 먹는 디저트로, 우리나라의 홍시에 프랑스에서 유래한 샤베트를 합쳐 만들어졌다. 특히 이 ‘홍시 샤베트’는 홍시 특유의 달달한 맛이 한식과 어울리는 후식으로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움직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인들을 초청, 맛집 투어와 한식요리 경연을 펼치는 ‘서울관광 글로벌 한식오디션 미식투어’를 실시했다. 유튜브를 통해 한식 조리법 동영상을 올린 외국인들 중 심사를 거쳐 5개의 팀을 뽑아 한국으로 초청해 한식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오디션에는 27개국 89개 팀이 참가하고, 동영상 조회 수가 14만 회가 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더불어, 지난달 23일부터 4일간 열리며 한국음식관광협회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음식관광박람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 박람회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김치 및 한과, 전통음식을 전시하고 더불어 요리경연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치즈와 홍시를 접목시킨 ‘홍시 티라미수’를 비롯해 많은 새로운 ‘한식’도 선보이며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힘썼다.
  해외에서 비빔밥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철 씨는 “외국인에게 있어 우리나라는 흥미있는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인식되는데, 그래서인지 ‘한식’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며 “‘한식’을 한국의 문화라는 포장지로 잘 포장해 세계 시장에 홍보하면 ‘한식’의 세계화도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맛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식’. 앞으로 얼마나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세계화 시장에 큰 여파를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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