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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은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곡, 당신의 생각은?
제 867 호    발행일 : 2013.10.07 


 
  김서원(경남 거창군·18) 학생은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을 선정하자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즐기고 싶을 뿐인데 제약을 너무 많이 두는 것 같다”며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이 학생을 비롯한 비스트 팬과 네티즌은 다음 아고라에 서명 운동을 벌였고, 여성가족부에 항의 댓글을 작성했다. 소속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여성가족부장관을 상대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유해매체물 판정이 취소됐다.
  과거 70~80년대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지정된 금지곡이 대부분이었다. 송창식의 <왜 불러>는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가 장발단속에 저항하고, 공권력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이 반정치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최근에는 술과 담배로 인한 선정 사유가 가장 많다. 장혜진의 <술이야>는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SM 더 발라드의 <내일은>은 ‘술에 취해 널 그리지 않게’, 2PM의 <Hands Up>은 ‘해뜰려면 멀었다고, 그러니 한 잔 더 마시고 다시 시작하자고’라는 가사가 청소년들에게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김현중의 <제발>은 ‘퍼지는 담배연기 사이로 너를 흩어지게 해도’가, 10cm의 <아메리카노>는 ‘이쁜 여자와 담배 피고 차 마실 때, 다른 여자와 키스하고 담배 필 때’라는 가사가 담배를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비의 <레이니즘>과 동방신기의 <주문-Mirotic>은 선정성이 문제가 돼 가사를 수정해 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음반·음악 심의는 음반·음악파일의 유해성으로부터 청소년 보호를 위해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음반심의위원회의 1차 검토 후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청소년유해매체곡으로 지정된 음악은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방송이 금지되고 인터넷에서 곡을 다운로드받을 때는 성인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 음반을 팔 때는 ‘19세 미만 청소년 판매금지’ 표시를 해야 한다.
  이런 청소년유해매체곡 지정에 대한 심의 결과를 두고 사람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청소년유해매체곡 지정에 옹호의견을 보인 박정민(인천시 서구·42) 씨는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술이 들어가는 노래가사를 자꾸 흥얼거리는 일에 대해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규제가 심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린 자녀를 둔 엄마의 심정으로는 참 다행인 조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의기준이 세밀하지 못한 문제점과 과잉규제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11년 8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소년 금지곡을 주제로 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소년 금지곡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씨는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가사 내용에 대한 접근보다는 전체적으로 풍기는 정서에 대해서 감성적으로 먼저 접근한다”며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의 구체적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지곡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발적으로 ‘19세 미만 금지곡’이라는 표시를 한 곡도 등장하고 있다. 작년 가을 지드래곤은 사람을 지칭하는 비속어를 사용한 ‘그XX’라는 곡을 ‘19세 미만 금지곡’ 표시를 해 발표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청소년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수위를 낮춰 공연했다. 또한 올해 초 비스트의 용준형, 빅스타 필독, EXID LE의 ‘어이없네’는 ‘어이없네 정말 어이없네 XX 어이없네’ 등에 ‘매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사용한 가사로 인해 자체 심의를 거쳐 청소년 금지곡으로 발표했다.
  최근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김은지(청주 청원군·21)씨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어떤 연령을 대상으로 곡을 발표할건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자발적인 심의로 곡을 발표하는 것도 금지곡 지정 논란을 줄이는 좋은 방법 인 듯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19세 미만 청소년 금지곡 지정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받아들여 심의제도가 계속 보완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은 기자

choyouneu@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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