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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도연&홍지희
15금과 19금은 아슬아슬 줄타기中
제 867 호    발행일 : 2013.10.07 


 
  ‘남자들의 여자이야기’라는 색다른 토크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현재 JTBC에서 방영 중인 <마녀사냥>이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 신동엽을 비롯한 출연자들과 방청객들은 19금 수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주고받는다. 과연 이 프로그램의 관람등급은 몇 세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19세라고 생각하겠지만, 15세 이상 관람가다. 즉, 중학생도 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게시한 ‘방송프로그램의 등급분류 및 표시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4번인 15세 이상 관람가 방송의 경우 ‘폭력묘사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 하더라도 사회정의에 위배하여 정당화되거나 미화되지 아니한 것’, ‘성적묘사가 건전한 남녀관계의 애정표현을 벗어나지 아니하고 신체의 부분 노출, 암시적인 성적 접촉 및 대화 내용이 선정성을 띠지 아니한 것’,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악의 없는 욕설, 은어, 속어, 유행어 등이 건전한 언어습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최근 TV를 틀면 이런 명시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방송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5금 마크를 달고 있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방송이 비일비재하다. 앞서 언급한 <마녀사냥>처럼 요즘 방송프로그램들은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울타리 위에서 15금과 19금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 방송된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하이구 ㅈㄹ이 풍년이에요’라는 욕설이 담긴 말풍선이 등장해 큰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없었던 뜬금없는 자막에 더해 욕설이 적힌 이 말풍선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자극제가 됐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드라마는 이외에도 불륜, 위장 임신 등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드라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비난과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받았다.
  이처럼 드라마의 경우 자극적인 소재, 현실성 없는 전개 등 일명 ‘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남녀노소가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지켜보는 사람까지 고통스럽게 만드는 벌칙이나 가족과 다함께 보기 민망한 말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재작년 8월에 방송됐던 KBS <출발드림팀 2>는 얼음 위에서 슬라이딩해 더 멀리 가는 게임에서 여성출연자들의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돼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인기프로그램인 SBS <런닝맨>에서는 한 출연자가 중국어로 욕설한 부분이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방송에 나가 논란과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권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공중파보다 케이블에서 더 심하다. 케이블의 경우 공영방송이 아닐 뿐더러 낮은 시청률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자 한다. 예를 들어 tvN <화성인 X-파일>에서는 ‘시스터보이’로 연인 사이처럼 스킨십을 하는 친누나와 남동생이 출연해 큰 논란을 빚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친누나들이 남동생에게 ‘우리 애기’라는 호칭을 붙이고 밥을 직접 떠먹여주는 등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이뿐만 아니라 친누나가 남성출연자에게 자신의 입에 물고 있던 얼음을 먹여주는 장면이나 남성출연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장면, 무릎에 앉히고 입 맞추는 장면 등이 적나라하게 방송됐다.
  현재 KBS 방송국 심의부 부장인 공용철 씨는 “심의를 하나하나 따지다보면 재미가 반감되고 시청률이 떨어지는 게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방송프로그램들도 시청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고자 자극적인 요소를 찾게 되는 것 같다”라며 “시청률에 의존해야 하는 방송사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인 것 같다”라며 의견을 전했다.
  그렇다면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이 보는 시선은 어떠할까? 이보경(청주시 수곡동·16) 학생은 “가족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데, 민망할 만큼 야한 장면이 나올 때가 많다”라며 “그럴 땐 왠지 방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연령가능 관람가임에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이유를 토로했다. 또한 권은정(구미시 고아읍·16) 학생도 “15세 이상 관람가라면 그 나이대 학생들이 부담없이 볼 수 있게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의견을 전했다.
  새로운 자극은 시청률을 증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적절한 수위를 지키지 못한 무분별한 방송은 결국 시청자들의 등을 돌리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당장 한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이기보다는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세대의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는 방송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홍지희 기자 hjh38124@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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