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4일 월
채식을 시작하기 하루 전날. 먼저 채식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요리방법을 찾아봤다. 대체로 콩류와 채소류가 대부분이었다. 평소 두유나 두부를 좋아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았다.
채식요리를 찾아보던 중 고기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일명 ‘콩고기’는 말 그대로 콩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로 채식주의자들이 일반 육류 고기 대용으로 먹는다. 나도 채식체험을 하면서 ‘이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냐’는 생각으로 일반 햄 형식과 불고기용으로 나온 콩고기 두 종류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다음으로 식단표를 작성했다. 7일 동안 내가 할 수 있을 채식 요리의 목록을 뽑은 다음 식단표 안을 채우는 식으로 진행했다. 아울러 주변 친구들에게 채식체험에 대한 얘기를 하고 협조를 부탁했다.
2013년 11월 5일 화
채식의 첫 날. 일단 마트에 가서 장을 보기로 했다. 채식을 시작한 이상 외식은 불가했고 직접 집에서 해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소 텅 비어있는 우리집 냉장고부터 건강하게 채우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제일 무난한 두부와 과일 중에서 가장 저렴했던 바나나를 고르고, 그 외 양배추와 양파 등을 담았다. 또 우유 대신 두유를 골랐다.
장을 본 후 창업박람회에 갔다. 한 부스에서 과자와 요구르트를 줬다. 요구르트는 먹어도 될까 싶어서 검색을 했는데 역시나 우유성분이 들어가 있었다.
2013년 11월 6일 수
평소에 단 것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채식체험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초콜릿’을 먹지 못하는 것이었다. 초콜릿에도 우유성분이 있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는 먹을 수 없다. 또한 빵 종류도 계란과 우유가 함유돼있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 그래서 두유, 식물성 오일 등을 사용해 만든 빵을 먹는다.
오늘 오후에 시험이 있어서 초콜릿 대신 아몬드를 먹었다. 견과류는 혈액이 뇌로 가는 데 도움을 줘 두뇌 회전을 도와준다고 한다.
2013년 11월 7일 목
점심은 간단히 김치 국수를 말아먹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소면 대신 곤약으로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곤약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 고기를 많이 먹은 사람이라면 더 좋다.
2013년 11월 8일 금
월요일에 주문한 콩고기가 이제야 도착했다. 외관은 시중에 파는 햄과 똑같았다. 콩고기를 받은 후 고향집에 내려갔다.
고향집에 도착해서 가족들에게 채식 체험을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평소 같으면 감자탕이나 고기를 먹으러 갔겠지만, 오늘은 묵 전문점에 가서 메밀묵과 칼국수를 먹었다.
2013년 11월 9일 토
오랜만에 집밥을 먹었다. 반찬이 적어도, 먹을 수 있는 게 한정돼있어도, 최상의 맛을 내는 건 역시 집밥이구나 실감했다.
다만 고향집에 내려갈 때마다 치킨이나 피자 등 인스턴트 음식을 시켜먹곤 했는데, 먹지 않고 다시 청주로 돌아오려니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2013년 11월 10 일
콩고기를 가지고 무슨 요리를 할까 고민하던 중 ‘햄말이’에 도전했다. 하지만 얇게 써는데 문제가 생겨 그냥 스팸처럼 토막내어 썬 뒤 밥 위에 올려 햄초밥을 만들었다. 스팸과 생김새가 비슷해 그 맛을 기대해서일까? 예상했던 맛과는 달리 담백한 콩맛이 강해서 좀 아쉬웠다. 하지만 같이 먹은 친구는 오히려 일반 햄보다 고소해서 좋다고 말했다. 식감은 일반 햄과 똑같았다.
2013년 11월 11일 월
장 볼 때 사놨던 양배추를 이제야 삶아 먹었다. 고향집에서 청주로 돌아올 때 쌈장도 챙겨와서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콩고기 햄은 이 체험이 끝나고 나면 먹을 일이 없을 것 같아 모두 구워먹고 채식체험을 마무리했다.
비록 채식을 완전히 알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7일간의 시간 동안 내가 살면서 두 번은 못해볼 경험을 해본 것 같다. 또 무엇보다 짧은 기간 중에도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가 많이 있었다. 확실히 고기나 튀김류를 덜 먹으니 뱃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기분이 없어졌다. 그리고 늘 배부른 듯한 느낌도 사라졌다. 또 내가 그동안 굳이 먹지 않아도 될 것들을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반성도 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그저 ‘맛’만을 위해서 음식을 즐기기보다 ‘건강’을 위해서 음식을 먹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류도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