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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은
나를 변화시키는 건강한 식습관 채식
제 870 호    발행일 : 2013.11.18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웰빙 열풍과 함께 불쑥 찾아온 채식은 낯설었던 대상에서 이제는 어디서든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 초창기만큼은 아니지만 요즘도 유명인이 채식주의를 선언하면 오랫동안 이슈가 될 만큼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 채식이다.
  채식은 육류를 제외한 곡식, 콩류, 견과류, 채소 및 과일류 등의 다양한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된 식사를 말하며 이러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을 채식주의자라고 부른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는 모든 육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고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비건(Vegan)'이지만 비건 외에도 많은 종류의 채식주의자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채식의 역사가 긴 서양에서 분류한 채식주의자는 섭취하는 식품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는 ‘비건(Vegan)’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완전한 채식주의자로 고기나 생선을 전혀 먹지 않고, 유제품과 달걀도 식생활에서 배제한다. 온전히 식물만 먹으며 동물 보호를 위해 모피, 가죽제품의 생산과 이용에 반대한다. ‘락토(Lacto)’는 육식은 하지 않되 우유까지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하며, 달걀을 먹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비건과 비슷한 채식을 하는 ‘오보(Ovo) 채식주의자’, 여기에 더해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 오보(Lacto-Ovo) 채식주의자’가 있다. ‘페스코(Pesco) 채식주의자’는 생선과 달걀, 유제품까지 먹을 수 있고 ‘세미(Semi) 채식주의자’는 우유,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 먹는 채식주의자로 붉은 살코기는 제외하고 채식을 한다. 이와는 별도로 ‘프루테리언(Fruitarian)’이라 하여 식물도 생명이 있는 것이라 하여 줄기나 뿌리를 먹는 것조차 거부하고 과일만을 먹는 채식주의자들도 있다.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을 채식. 채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채식을 하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외에도 채식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효과적이며 혈관이 막히는 것을 억제해주고 채식에 특히 풍부한 불포화지방은 뇌세포를 매우 유연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빠른 두뇌회전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 식생활협회는 ‘적절하게 계획된 채식 위주의 식습관은 건강에 이롭고 영양학적으로도 적합하며 특정한 질병들의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이점을 제공해 준다’고 보고했다. 또한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채식 식단이 큰 도움을 준다.
  비건(Vegan) 채식을 하고 있는 유현경(서울시 도봉구.23) 씨는 “건선이라는 피부병 치료를 위해 채식을 시작하게 됐다”며 “기간이 오래 되진 않았지만 소화도 잘 되고 피부가 전체적으로 하얗고 맑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채식은 건강한 다이어트의 방법으로 각광받아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채식을 실천해 온 최가현(청주시 흥덕구.21) 씨는 “채식으로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많아 채식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며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보다는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됐고 별로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매체를 통해 건강한 채식 다이어트의 방법을 알아보고 실천한 결과 11kg 정도 감량했고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채식을 통해 건강하게 체중감량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가공식품, 인스턴트 등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는 음식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5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이 골고루 갖춰진 채식으로 식사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채식이라고 해서 무작정 야채만 섭취하는 것은 되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현재의 영양학으로 볼 때 식물성 식품 위주로 섭취하게 되면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씨는 “생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하다보니 몸이 차가워졌고 체력이 많이 약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하자 영양학자나 의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한국채식연합 대표 이원복 씨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채식이 알려진 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는 채식에 대해서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현미밥을 주식으로 해서 콩이라던가 다양한 채소와 나물, 견과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채식의 방법을 실천한다면 육류를 섭취할 때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식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상업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년 전까지 극소수 고객을 상대로 하던 채식 전문식당이 이젠 서울에만 100곳을 훌쩍 넘었고 전국적으로는 500여 곳에 이른다. 뷔페식당에서부터 고급화·체계화된 사찰음식 체인점, 식물성 재료로 피자, 버거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채식 패스트푸드점까지 등장하면서 ‘채식주의자의 식단’ 정도로 취급받던 음식이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까지 파고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채식 전문점의 음식은 동물성 식재료를 일절 쓰지 않으면서도 육류 등 일반 메뉴의 외형과 맛을 살렸고 음식의 종류 또한 무척 다양하다. 스테이크, 커틀릿은 물론 장조림이나 소시지 등의 맛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콩고기를 이용한 육개장이나 햄, 삼겹살도 최근 개발돼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천에서 채식 식당 산마루를 운영하고 있는 이주영 씨는 “작년 연말에 오픈했는데 채식을 하는 사람들만 오는 게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식당을 찾고 있다”며 “콩고기로 만든 탕수육, 장조림 등 여러 가지 메뉴가 있어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채식 전문 잡지도 등장했다. 2011년 2월에 창간된 채식문화 매거진 월간 <비건>은 채식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동물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월간 <비건>의 송수연 에디터는 “잡지에서는 여러 가지 채식 요리와 기초적인 지식, 동물의 복지, 해외의 채식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며 “독자층도 남녀노소 다양하고 채식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구독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인구의 약 4%가 채식을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약 2% 정도로 채식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채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채식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많은 채식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렇듯 건강한 삶, 건강한 생활을 위해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최영은 기자
choyouneu@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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