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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주 & 손관수
바흐, 음악적 언어로 세계를 덮다
제 905 호    발행일 : 2016.04.04 

지난해 3월 클래식 라디오채널인 ‘KBS Classic FM’은 일반인 1,458명을 대상으로 한 ‘좋아하는 클래식’ 관련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15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관현악곡’의 순위에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685~1750)가 작곡한 ‘G선상의 아리아’와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했다. 1750년에 시작해 1810년에 막을 내린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베토벤(1770~1827)’, ‘모차르트(1756~1791)’가 작곡한 곡보다 현대인들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 학교에서 음악과 인성 강좌를 강의하는 신민숙 강사는 “바흐는 수많은 칸타타와 수난곡을 작곡함으로써 교회음악 작곡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며 “예술적 기법에서 동시대인들을 훌쩍 뛰어넘는 작곡가”라고 말한다. ‘음악의 아버지’이자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바흐, 그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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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도 바흐가 있다

  바로크 음악에서 뺄 수 없는 인물인 바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또한 평소 거리나 광고, 가게 등에서 흘러나오는 바흐의 음악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다만 바흐의 곡이라는 것 혹은 곡의 제목을 모를 뿐이다. 등산복 전문 판매 회사인 K사 의 텔레비전 광고에서도 배우 현빈이 시베리안 허스키가 끄는 눈썰매를 타고 갈 때 바흐가 작곡한 곡이 흘러나온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프렐류드(Prelude)’라는 곡이다. 이 곡은 흰 눈이 깔린 배경의 광고에 부드러움과 동시에 웅장함을 더한다. 신민숙 강사는 “바흐의 곡은 매우 이성적이며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며 “그의 곡은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때 들어도 굉장히 도움이 되고 형식에 정확하게 맞춰 작곡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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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가 살아간 길

  바흐의 삶은 1685년 독일의 도시 아이제나흐에서 시작됐다. 바흐의 아버지인 요한 암브로지우스 바흐는 그 도시의 음악가였다. 그의 가문은 200여 년 동안 50명 이상의 음악가를 배출한 가문이었다. 따라서 바흐는 자연스럽게 음악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서 평생에 걸쳐 독일의 교회와 궁정에서 오르간 연주자와 음악 감독으로 일했다. 실제로 바흐는 오르간 연주자로 더 유명했으며 성악곡의 한 형식이자 예배음악인 칸타타를 매주 작곡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당시 최고의 작곡가인 ‘요한 파헬벨’과 ‘프로베르거’의 악보를 갖고 있던 바흐의 사촌 형 크리스토퍼 바흐는 바흐의 재능을 시기해 악보 공유를 꺼렸다. 하지만 어린 바흐는 거장들의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밤마다 몰래 서재에 들어가 악보를 베낀 후 공부했다. 바흐는 1700년 16세에 독일 뤼네부르크의 학교에서 오르간 음악의 양식을 배웠고, 1703년 19세에는 독일 튀링겐 주에 있는 아른슈타트의 성 보니파치우스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했다. 1705년 21세에는 독일의 작곡가이자 오르간 연주자인 ‘디트리히 북스테후테’의 연주를 듣기 위해 400km 떨어진 곳까지 휴가를 내고 다녀오기도 했다. 그리고 1708년 24세에 독일 바이마르의 궁정에서 연주자와 작곡가로 인정받았다. 1714년 30세에는 궁정의 악장으로 선출됐다. 1717년 33세에 그는 마침내 명성에 걸맞은 독일 쾨텐 궁정의 악장이 됐다. 또한 1723년 39세에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학교의 합창 장으로 취임해 최종적으로 정착했다.
  이후 그는 27년간 그곳에서 칸타타와 수난곡 작곡, 음악 교육, 성가대 훈련의 직무를 맡아 활동하며 ‘요한 수난곡’, ‘마태 수난곡’ 같은 세기의 걸작을 완성하는 등 이곳에서만 칸타타 300여 곡을 작곡했다. 말년에 그는 평소 앓고 있던 백내장이 악화됐다. 그래서 영국의 녹내장 및 백내장 수술 전문가인 존 테일러 의사에게 수술을 받지만 결국 실명에 이르고 1750년 6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음악사에 새로운 빛을 불어넣은 바흐의 죽음과 함께 1750년 바로크 음악도 막을 내린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바흐는 1707년 마리아 바르바라와 결혼해 7명의 자녀를 낳았고, 1721년에는 안나 막달레나와 재혼해 13명의 자녀를 낳았다. 무려 20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인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린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바흐가 현대인에게 사랑받고 음악사에서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의 작곡가로 ‘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은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바흐가 1722년에 완성한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이하 평균율 곡집)은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로 불린다. 12개의 음으로 모든 조를 연주할 수 있게 하는 시도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근사치의 음정을 실용적으로 균등하게 나눈 음률을 제시했다. 평균율 곡집은 24개의 전주곡(건반 악기용으로 만든 자유로운 형식의 기악곡)과 푸가(하나의 성부가 주제를 나타내면 다른 성부가 그것을 모방하면서 대위법에 따라 좇아가는 악곡 형식)로 구성돼 있다. 대위법(둘 이상의 독립된 선율이나 성부를 동시에 결합시켜 곡을 만드는 복음악의 작곡법)을 꽃피운 사람은 바흐가 대표적이다. 클래식 음악이 모두 사라져도 평균율 곡집만 있다면 다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악과 현대사에서 바흐의 가치는 엄청난 것이다. 평균율 곡집 2권은 1740년 초에 완성됐다.
  다음으로 바흐는 일종의 ‘음악 저수지’ 역할을 했다. 우리 학교 독어독문학과 문광훈 교수는 “바흐는 앞선 훌륭한 작곡가들이 작곡한 악보를 필사하면서 수집했다”며 “그리고 모은 곡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집대성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함으로써 비로소 음악의 아버지가 됐다”고 말한다. 산골의 물줄기를 모아 새롭고 큰 물줄기를 만들어내는 저수지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바흐의 대표작 ‘마태 수난곡’은 당시의 모든 음악 형식을 담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은 합창, 독창, 낭독 등의 방식이 모두 적용 가능하다. 또한 바흐는 당시 오페라를 제외한 모든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다. 그의 작품은 칸타타, 수난곡, 푸가, 협주곡, 변주곡 등 무려 1,080곡에 이른다. 문광훈 교수는 “바흐의 모든 작품은 원작 자체가 매우 좋아서 재즈나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스타일로 연주할 수 있다”며 바흐가 작곡한 곡의 뛰어난 완성도를 높게 평가했다. 이처럼 바흐는 독일에서만 지냈지만 다양한 국가의 음악에 자신의 특색을 입혀 완성도 높은 곡으로 세상을 덮었다.
  한국교원대 음악교육과 임리라 교수는 “바흐의 대위법적 양식은 바로크와 고전, 낭만, 현대 등 모든 음악의 근간이 된다”며 “그의 음악은 마치 사람의 심장 박동수를 연상케 하는 규칙적인 박자를 갖고 있어 태교 음악 혹은 잠자기 전에 들으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바흐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음악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 덕분에 바로크,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음악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바흐의 추도문에 적혀 있는 ‘매우 복잡한 음악에 창의성이 넘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었고 그 능력은 누구도 따를 자가 없다’는 문구가 그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바흐’라는 태양은 저물었지만, 그의 빛은 음악에 깃들어 여전히 빛나고 있다.


김윤주 기자 yellowtree@cbnu.ac.kr
손관수 기자hand@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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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집대성한 거장의 이야기를 잘 들었는가. 그렇다면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바흐의 대표곡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바흐는 마태 수난곡뿐 만 아니라 골드베르크 변주곡 등 수많은 대작을 남겼다. 문광훈 교수는 “바로크 시대의 모든 음악 형식을 알고 싶다면 마태 수난곡을 추천한다”라며 “그만큼 다양한 음악이 담긴 곡으로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며 바흐를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활절이 되면 더욱  주목받는 바흐의 대표곡, 마태 수난곡에 대해 알아보자.
  마태 수난곡은 마태복음 제26장과 27장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수난 과정을 다룬 음악곡이다. 이는 바로크 시대에 가장 다양한 음악 형식을 가진 곡으로 손꼽힌다. 주로 사용되는 형식은 같은 화음을 이루는 라인이 동시에 노래하는 ‘다성 합창’과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레치타티보’다. 또한 이 곡에 주로 사용되는 음악 형식 사이에 ‘코랄’과 ‘아리아’를 이용해 풍부한 감정을 싣는다. 독일 교회의 예배 노래인 코랄은 복잡한 다성 합창과 단순한 레치타티보를 유연하게 연결해 준다. 뿐만 아니다. 아리아는 극적인 상황이 전개돼 정서가 높아졌을 때 음악적인 배출구의 역할을 한다.
  이 곡은 ‘마태 수난곡’이란 제목 그대로 마태복음에서 예수를 의미하는 ‘마태’와 그의 수난기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1부는 예수가 자신의 수난을 예언하는 것에서 시작해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예수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며 하나님의 아들인 것이 나타나는 신적인 요소가 등장한다.
  마태 수난곡에 속속히 담겨있는 아름다운 선율과 내용이 생생히 전달되는 전달력은 우리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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