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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빈
야, 너도 곤충 먹을 수 있어!
제 958 호    발행일 :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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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던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곤충을 먹었다는 말은 옛말이다. 이제는 곤충을 찾아서 먹는 시대가 왔다. 어느덧 하나의 식자재로,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식용 곤충의 현황과 식용 곤충을 이용한 요리를 체험해봤다.


새로운 블루오션 산업, 식용곤충

  과거에 곤충이라 하면 식자재라는 생각보다는 배고프던 시절 먹던 식품 아닌 식품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최근 ‘식용곤충’이 어엿한 식자재의 한 종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미래 식량으로 식용곤충을 선택했는데, 이는 더 이상 식용곤충을 혐오식품이나 일부의 별식으로 취급할 수 없음을 방증한다.
  식용곤충 산업은 아직 블루오션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해 5월 발표한 <2019년 곤충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곤충 판매액(1차 생산)은 405억 원으로 2018년도(375억 원) 대비 8.1% 증가했다. 곤충 종류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 189억 원 ▲동애등에 60억 원 ▲귀뚜라미 43억 원 ▲갈색거저리 28억 원 ▲장수풍뎅이 26억 원 ▲사슴벌레 13억 원 ▲기타 47억 원 순이다. 특히 환경정화 및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에의 경우, 지난 2017년 8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60억 원까지 성장했다. 또 곤충업 신고자는 2018년 2,318개소에서 2019년 2,535개소로 9.4% 늘어났다.
  한편, 식용곤충은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축산업 사료 공급이 타격을 받으면서 축산업이 위축됐다. 이에 식용곤충이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게 됐다. 식용곤충의 영양학적, 경제적 가치는 이미 검증된 상태다. 식용곤충은 어떤 식품보다도 단백질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사육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매우 적다. 소를 키울 때 발생하는 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는 탄소 2,800g을 배출해야 하지만 곤충은 1kg당 20g도 되지 않는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식용곤충은 누구나 먹을 수 있다. 이처럼 영양학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식용곤충이 미래 식량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곤충은 더러운 것만 먹는다고?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곤충은 총 7가지로 ▲누에 번데기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밀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벼메뚜기 ▲백강잠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이다. 여기에 ▲아메리카 왕거저리 유충 ▲꿀벌 숫벌 ▲풀무치 등이 추가로 등록될 예정이다.
  하지만, 식용곤충에 대한 선입견과 혐오감은 넘어야 산이다. 이수현(김포시 장기동·50) 씨는 “혐오감은 두 번째라 해도 그 곤충이 먹고 자란 먹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선뜻 먹기가 꺼려진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졌다면 먹기 꺼려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 식탁에 올라올 곤충은 어떻게 사육될까.
  먼저 제일 잘 알려진 누에 번데기는 뽕잎을 먹고 자라고, 벼메뚜기는 식물을 먹는 식식성(食植性) 곤충으로 주로 옥수수나 벼를 먹는다.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참나무 톱밥을 사료로 주고, 갈색거저리 유충은 깨끗한 쌀겨와 밀기울을 주식으로 먹는다. 충북농업기술원 안기수 곤충종자보급센터장은 “갈색거저리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깨끗하게 도정된 쌀이 모여있는 창고에서 주로 발견돼 깨끗한 곡식만 주식으로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 특성상 직접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어려워 수분 보충을 위해 배추를 급여한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키워진 곤충으로 만든 식품은 다양하다. 갈색거저리 유충의 경우 깨끗하게 건조된 상태 그대로 판매하는 제품이 꽤 있지만, 이 밖의 곤충들은 아직 혐오감 등의 문제로 갈색거저리 유충처럼 곤충 형태 그대로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은 많지 않다. 그래서 분말이나 환 형태로 가공해 판매한다. 특히 환 형태는 환자식이나 건강식으로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단순 가공을 넘어 식용곤충을 이용한 요리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요리사 조셉 윤이 ‘굼벵이 요리’를 선보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매미의 유충인 굼벵이를 활용해 수프, 초콜릿, 파김치까지 다양한 코스 요리를 선보여 식용곤충의 무한한 변신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국내 최초 곤충 식당인 ‘빠삐용의 키친’이 서울에 개점했지만, 아직 이 식당을 제외하고 많이 알려지거나 번듯하게 자리를 잡은 곤충 식당은 없는 실정이다.

고소애로 직접 만들어보자!

  기자도 이런 식용 곤충에 관심이 생겨 식용 곤충을 활용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식용 곤충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직접’ 먹어본 기자의 ‘식용 곤충기’를 소개한다.

- 날 것, 그대로

  우선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기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식용 곤충을 찾아봤다. 대부분 ‘고소애’라는 갈색거저리 유충을 건조한 식품이 제일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귀뚜라미 제품도 있었지만, 아직 떨쳐내지 못한 두려움으로 고소애 제품을 선택해 구매했다.
  제품을 받아보고 느낀 첫인상은 ‘애완동물 간식’이었다. 흔히 고슴도치나 햄스터가 먹는 간식과 똑같이 생겨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또 아직은 곤충을 먹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져 ‘과연 먹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살아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살펴봤지만, 다행히 모두 건조된 상태였다. 개봉하고 냄새를 맡아보니 자꾸 손이 간다는 한 과자 제품의 냄새와 건새우의 냄새가 났다. 익숙한 냄새를 맡으니 먹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차올랐다. 먹을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용기를 내어 한 입 먹어봤다. 한 입 먹었을 때의 느낌은 ‘맛없음’이었다. 입맛에 맞지 않는 맛없음이 아니라 정말 無맛의 맛없음이었다. 새우를 연상하고 먹어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짭짤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아무 맛도 나지 않아 의아했다. 식감은 바짝 건조돼 수분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 건새우와 거의 흡사했다. 고소애의 첫인상은 ‘무맛의 건새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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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애를 조미료로

  인터넷에 고소애 조리법을 찾아보던 중 고소애 분말을 음식에 첨가해 먹는다는 글을 봤다. 이에 고소애 분말은 따로 없지만 고소애를 최대한 으깨서 음식에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이름이 ‘고소애’인만큼 고소한 감칠맛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 어떤 음식에 넣을까 고민하던 중 한국인의 소울푸드 ‘된장찌개’가 생각났다. 된장찌개 육수에 사용하는 건새우처럼 고소애를 넣으면 된장찌개의 감칠맛을 극강으로 올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고소애를 한 줌 집어 최대한 잘게 분쇄해 된장찌개 육수에 넣었다. 육수를 우려내고 재료를 넣고 찌개를 끓이며 무슨 맛이 날지 상상했고 드디어 맛을 봤다. 예상과 달리 그냥 평범한 된장찌개 맛이었다. 다시 한번 먹어보니 고소한 맛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혹시 고소애 특유의 향이 많이 나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첫 고소애 요리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다만 진짜 고소애의 고소함을 느끼고 싶다면 고소애를 지금보다 더 많이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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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삭한 것과 바삭한 것의 만남

  고소애로 맛을 낸 된장찌개로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난 다음 떠오른 음식은 토스트였다. 바삭하고 고소한 고소애를 토스트에 넣어 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소애를 딸기잼을 바른 토스트와 버터를 바른 토스트에 각각 넣어서 먹어보기로 했다. 우선 딸기잼 토스트부터 만들었는데 빵을 구운 다음 딸기잼을 바르고 그 위에 고소애를 얹었다. 첫입을 먹었을 때 부드러운 빵 사이에 씹히는 바삭한 식감이 색달랐다. 하지만 토스트를 먹고 난 뒤 남은 고소애 껍질이 마치 새우 껍질을 먹은 것처럼 입안에 남아서 맛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딸기잼 토스트의 실패로 버터 토스트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 하지만 버터 토스트는 딸기잼 토스트보다 맛있었다. 단맛이 강한 딸기잼은 고소애의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과 어울리지 않았지만, 기름지고 짭짤한 버터의 맛은 고소애와 잘 어울렸다. 버터의 기름이 고소애에 스며들어 거친 식감의 고소애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어줬다. 토스트를 먹으면서 새롭게 느꼈던 점은 조금 먹었을 때는 바삭한 식감으로 끝나지만, 많이 먹었을 때는 바삭함을 넘어 거친 식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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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처음 식용 곤충을 먹어보면서 처음에는 두려움도 많이 느꼈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일반적인 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번 식용 곤충기를 통해 ‘곤충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라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왜 곤충은 먹지 못하나’라는 반문은 던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용곤충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많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금은 곤충이 우리 식탁에 올라가는 것이 어색하지만 먼 훗날 언젠가는 아무렇지 않을 날이 오지 않을까.


임유빈 기자
glaraim@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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