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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TV틀어보기] 눈물로 얼룩진 학교
제 857 호    발행일 : 2013.02.19 

최근 성황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학교 2013>은 현재 학교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며 드라마에서 본 학교의 모습은 어떠할까? 안타깝게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학교폭력’이었다. 왕따, 일진, 갈취 등 매일 학교폭력에 관련된 기사가 오르내리고, 이로 인한 피해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가해 학생들의 처벌이 어느 정도 강화됐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일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도 않는다.
SBS 다큐멘터리 <SBS 스페셜>에서는 학교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신년특집으로 <학교의 눈물>을 방영했다. ‘일진과 빵셔틀’, ‘소나기 학교’, ‘질풍노도를 넘어’ 총 3부로 편성된 <학교의 눈물>에서는 잔인하고 슬픈 학교의 모습이 비춰졌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학교폭력 회복 프로젝트인 ‘소나기 학교’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8박 9일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섞여 한 조를 이루고, 멘토와 함께 생활하며 자신의 잘못과 상처를 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상처의 깊이도, 모양도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학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8박 9일의 일정동안 아이들은 서로 욕설이 난무하며 순탄치 않았던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자신의 잘못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씻어내고 돌아갔다.
가해 학생의 사연을 들어보면 놀랍게도 가해 학생이 이전에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어린 시절, 왕따를 당했던 아픈 기억으로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에게 입히는 것이다. 또 자신이 당하기 싫어서 가해자가 됐다는 아이들도, 친했던 아이에게 배신감을 느껴서 시작했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피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후에 나타나는 유형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였다. 자신이 가해자가 되거나 혹은 자살.
‘학교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패자가 되는 일이다. 피해자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가해자 또한 마찬가지다. 뒤늦게 반성하고 새 출발을 하려고 해도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큰 짐이 된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전적으로 가해 학생의 잘못일까. ‘일진과 빵셔틀’ 편에서 천종호판사는 “학교폭력의 1차적 책임은 아이들에게 있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사회가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의 실태를 보면 학교에서도 사건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담임선생님들이 학교폭력이 교실에서 행해지는 것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선생님조차도 모르는 상황에,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숨기기만 하는 학교는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더 곪게 만든다. 게다가 가족의 무관심은 학교폭력의 피해보다도 더 큰 상처를 남긴다. 한편 가해 학생의 상처가 곪는 것도 다르지 않다. 가해 학생에게는 학교든, 우리 사회든 일단 마음의 칼날을 세우고 바라본다. 하지만 가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이런 우리가 오히려 가해자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아이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 혹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없다. 이 프로그램에서의 아이들도 자신들의 상처가 가족과 학교에서 더 커졌다고 말한다.
가장 아이를 살펴주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족과 학교가 등을 돌리니 아이들은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볼 수 없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2의 집이 되어야 할 학교는 어느덧 눈물로 얼룩졌다. 아무리 훌륭한 비행사라도 폭풍우 속에서는 제대로 날지 못하는 법.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모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와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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