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남의 비위에 맞춰 알랑거림’을 뜻하는 아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속 주인공 ‘동식’(송새벽 役)은 융통성이라곤 빵점인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늘 상사에게 꾸중을 듣고 직장 후배에겐 무시를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각 팀당 한 명씩 영업팀으로 발령하라는 공문이 내려오고, 그는 기획팀에서 영업팀으로 좌천된다. 그리고 그날 집에 돌아와보니 집은 쑥대밭이 돼 있었다. 그 이유는 이러했다. 만년 교감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교장으로 진급을 하게 됐는데, 알고 보니 이는 동식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진급시키기 위해 사채를 써 교육청 이사회 사모에게 뇌물을 건넨 결과였다. 하지만 이 사채를 갚지 못해 빚쟁이들이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렇게 동식은 사채를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다 영업팀에서 보험왕으로 알려진 상사의 비밀수첩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수첩은 ‘혀고수’(성동일 役)가 출간한 ‘감성 영업의 정석’이라 불리는 아부의 비법수첩이었다. 그리고 그의 제자로 들어가 감성 영업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동식의 삶은 180도 변화하는데, 혀고수에게서 배운 비법으로 보험왕을 차지하고 아부에 대한 자신감도 얻는다.
그렇게 빚을 다 갚아갈 시점에 동식은 아버지가 어머니의 뇌물수수 사실을 알고 교장을 그만뒀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동식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교육감 사모들에게 백 돌린 게 잘한 거야?”라며 핀잔을 주고 어머니는 “당신 혼자 깨끗하고 고결하게 잘 살아보라”며 말한다. 이를 지켜보던 동식도 아버지에게 정말 관두었냐며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사람들한테 아부지는요. 그냥 무능력한 만년 교감이에요. 아무리 청렴결백하게 살아도, 최선을 다해도 아무도 안 알아준다니까요”라며 모질게 말한다. 이에 대해 아버지는 “그래도 넌 날 알아줄 것 아니냐? 모두 내가 무능력한 교감이라 하더라도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할 것 아니냐? 그거면 됐다”라고 답한다. 이 말을 통해 동식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소신’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바로 이 장면에 ‘아부의 왕’이 전하고자 하는 모든 바가 들어있다.
우리는 대학생이 되고 또 직장인이 되며 점점 조직 생활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계급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대학생만 하더라도 선배, 후배 그리고 교수까지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동안 남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작던 크던 ‘아부’를 하게 된다. 내가 보기에 옳지 않은 일을 옳다 말하게 되고,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잘 보이고자 내 소신을 팔게 되는 것들 말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 영화는 처세술만 늘어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잃고 있었던 소신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동식의 아버지가 했던 말처럼 누군가 진실된 ‘나’를 기억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내 소신을 다지며 살아갈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류도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