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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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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시혜
대학 재정 위기, 등록금 인상이 답인가?
제 967 호    발행일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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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건 폐지를 추진한다고 공개했다. 해당 내용은 대학생과 학부모, 교수협회를 비롯한 많은 이에게 비판받았고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추가적인 논의로 정해질 사안’이라며 보류됐다. 비록 여론에 밀려 주춤하고 있지만, 발표된 계획에는 올해 안에 해당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있었기에 현 정부가 등록금 인상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대학은 왜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고, 이를 반대하는 이들의 이유는 무엇인지 파헤쳐봤다.

학령인구 감소가 불러온 등록금 인상

  14년간 동결됐던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한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 5월 11일 발표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등록금 동결 요건 폐지 추진이 공개되면서부터이다. 현재 국가장학금 2유형의 지원을 받으려면 평균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고 교내장학금을 유지·확충해야 한다. 그렇기에 국가장학금 2유형은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간접적으로 규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표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는 국가장학금 2유형과 연계한 등록금 동결 요건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학생들은 크게 반발했지만, 대학들은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학령인구 감소이다. 통계청의 학령인구 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 학령인구는 1,44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2020년 기준으로 학령인구는 789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40년 사이에 대략 651만 명의 학령인구가 소멸했다는 걸 의미한다. 40년 후인 2060년의 학령인구는 481만 명으로 예측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역대 정부들은 대학구조 조정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중 하나가 대학 정원 감축이다.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학 정원이 감소하니, 대학의 주 수입원인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학들의 인건비와 운영비는 소비자물가상승률만 반영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국립대에 비해 국가 지원이 적어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사립대의 경우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등록금 수입액이 교직원 보수와 교내장학금을 더한 액수보다 적은 사립대는 전국에 35곳이다. 재정위기에 처한 대학은 우선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간다.
  이러한 대학의 재정위기 상황은 이해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국가 전체의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그에 따른 부의 집중과 빈부격차도 함께 증가해 대학 등록금은 이미 일반 서민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골목상권으로 대표되는 서민경제는 위축됐고,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시대가 시작됐다. 이런 경제 위기 속에 가계수입은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대학 등록금마저 인상한다면 학업을 포기할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 학교 ㅇ학생은 “등록금이 인상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주변에 대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겠다는 친구가 많았다. 학생 수가 줄어 수입이 줄었다고, 그 부담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건 근시안적 대책이다. 대학 교육이 보편교육(교육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모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된 상황에서 대학의 재정난은 학교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를 포함해 사회 전체가 참여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높은 등록금과 높은 의존율의 악순환

  대학의 재정위기는 현실로 닥쳐온 문제이다. 특히 지방 사립대는 재정문제로 폐교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아 그들에게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지이다. 하지만 앞의 ㅇ학생처럼 등록금 인상이 대학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대학 등록금은 매년 증가했는데, 연평균 국공립대는 8.39%, 사립대는 6.37% 증가했다. 결국 등록금과 다른 학비를 합치면 서민 가정의 수입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돼서야, ‘반값 등록금’이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이에 2009년부터 등록금 인상률이 국공립대 2.6%, 사립대 0.4%로 낮아졌고, 이후 14년간 사실상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현재도 대학 등록금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은 주요 32개국 중 국립대는 8번째, 사립대는 7번째로 높았다. 교육부의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의 전체 평균은 약 673만 원이고, 그중 국.공립대는 약 424만 원, 사립대는 약 749만 원이다. 특수목적 대학을 제외하고 2021년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은 사립대학인 을지대로 약 1,038만 원이었으며, 가장 싼 대학은 국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로 239만 원이었다. 참고로 2021년 기준 대학생 1인당 평균 연 교육비는 약 1,678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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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우리나라의 사립대 등록금이 유독 높은 이유는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과 관계가 있다. 등록금 의존율은 그 대학의 재무 안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대학의 전체 수입 중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대학재정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54.9%로 2020년 53.7% 대비 1.2% 증가했다.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서울지역 평균이 54.2%인데 비해 충북은 57.6%였으며,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사립대인 청주대는 62.3%로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참고로 대학교육연구소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 4년제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30%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교양교육본부 이정미 교수는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은 대부분 재정 수입이 영세한 대학들이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으면 대학의 교육, 연구, 산학협력, 국제화 등에 지출할 예산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라며 높은 등록금 의존율이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을 인상한다면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등록금 인상보다는 대학의 재정 수입을 다변화해 재정 수입을 높이면서 등록금 의존율은 낮추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등록금 인상 아닌 실질적인 대책 필요

  지난 6월 14일 교육부는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 지침’을 개정해 다음 날인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의 수익용 용도변경 허가 기준 완화 ▲ 확보 기준을 초과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처분금 용도 확대 ▲ 유휴 교사시설내 입주 가능 업종에 대한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 ▲ 교지 위에 수익용 기본재산 건물 건축 허용 ▲ 사립학교 법인의 차입 자금 용도 제한 완화 등이다. 한마디로 사립대가 보유한 재산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정안은 그동안 사립대들이 재정난 해소 방안으로 오래전부터 정부에 건의해 오던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의도대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사립대의 재정위기 극복에 도움을 주고, 등록금 의존율도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사립대 법인 전체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은 2.9%로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수익률이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금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사립대 대부분이 그동안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변변찮은 수익을 냈는데 지침을 개정한다고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학생 등록금으로 형성한 교육용 재산인데, 사립대 법인이 이를 밑천으로 과하게 투자하고 사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우려를 전했다.
  사립대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부의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 지침’ 개정 시행은 아직 그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등록금 인상 없이 대학의 재정난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대학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현재 <교육기본법>, <사립학교법>, <고등교육법>에는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명시돼 있지 않고,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만 규정돼 있다. 사립대의 경우 재정지원 여부와 규모가 국가의 재량에 달려 있어, 국립대보다 재정위기 극복이 더 어렵다. 그런데 사립대가 국가의 확대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사학은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라는 선입견이다.
  <한국대학신문>의 기획연재 ‘미래 교육을 말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전남대에서 있었던 ‘광주‧전남 고등교육 정책 포럼’에서 서동용 의원은 “고등교육 재정 확대는 찬성하나 사립대 재정 확대는 반대가 많다. 사립대 비민주성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에 함께 참석한 동신대 최일 총장은 “일부 잘못된 사학 비리가 있을지 모르나, 현재 대부분의 사학은 교육부의 철저한 감독 아래 운영되고 있고, 고등교육의 80%를 책임지며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사립대의 부정적 이미지를 이유로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를 거부하기에는 사립대의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 않다.
  이정미 교수도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 재정구조에서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면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현재 지역 사립대의 현실에서 등록금 인상은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길이므로 규제 정책을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오늘날, 대학은 사회로 나가는 필수적인 관문으로 보편교육이 됐다. 누구나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의 14년간 동결됐던 등록금은 학생, 학부모, 학교, 그리고 정부 사이의 암묵적인 신뢰이자 규칙이다. 충분한 협의와 대안 모색 없는 등록금 인상은 많은 이의 피해와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재정난을 극복을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대화와 협의가 아닐까.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해 본다.

배시혜 기자
bsh1210@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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