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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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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도희
그림자 드리운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 10.29 참사 이후, 이대로 괜찮은가
제 970 호    발행일 :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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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나 뉴스에 대한 반복된 노출은 트라우마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방지하기 위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발표한 성명서의 내용 중 하나다. 10.29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참사 희생자가 발생한 연령대인 20대는 또래 친구들의 죽음에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은 학교 내 심리상담센터의 프로그램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상담소의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해 급증한 상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대학생들의 심리상담은 안전지대에 놓여있을까?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각 대학이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는 기본적으로 각 학교 학생들의 심리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 대학생들의 ▲적응문제 ▲정신건강문제 ▲대인관계문제 ▲학업 및 진로문제 등을 다루며, 상담의 일반적인 원리 아래 대학생의 독특한 발달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개인 상담을 위주로 개별 대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문제해결에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정신의학적 모형이나 심리 분석적 모형부터 집단 상담을 포함한 교육적 모형까지 그 접근방법이 전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정적 부담으로 쉽게 사설 상담센터를 찾아가지 못하고, 기록이 남을까 봐 정신과 진료를 꺼릴 수 있으므로 이는 매우 반가운 변화다.
  이러한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의 중요성은 10.29 참사를 거치며 더욱 강조되고 있다. 참사 희생자 156명 중 67%를 차지하는 102명이 대학생 또래인 20대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생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들은 참사와 관련한 다양한 상담 활동을 시작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10.29 참사 이후 사상자가 발생했던 46개의 대학에서 167개의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특히 고위험군 학생에겐 ▲국가 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 병원 등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해주고 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대학에서도 교육부의 대학생 심리지원 확대 요청에 따라 지난달 7일부터 이번달 9일까지를 ‘대학생 집중심리지원기간’로 삼고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연세대는 추모행사를 ▲이화여대는 집단 상담을 ▲한양대는 성동구 보건소와 협력해 별도의 상담 부스를 마련했다. ▲고려대와 ▲국민대는 긴급심리지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했고 ▲교통대는 사고 관련 트라우마 고충 상담을 지원했다. ▲서강대는 학내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응급상담을 제공하며 필요에 따라 지속적인 상담도 진행했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강재연 상담교수는 “현재 참사와 관련해서는 온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온콜이란 한 달에서 두 달은 걸리는 기존 상담 신청과 달리,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상담소로 방문하면 곧바로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유가족과 대학생이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게 점검(모니터링)체계를 지속 유지하고 대학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의 문제점

  그러나 현재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는 운영상의 부실함이 여러 차례 지적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대학(원)생 심리.정서 지원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 학생상담협의회 선정 상담 운영 우수학교 17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대학 상담센터 상담사 1명이 맡는 재학생 수가 최대 1,505명에 달했다. 이 중 2개 학교가 상담사 1인당 1,000명 이상의 학생을 맡았고, 9개의 학교가 1인당 500명 이상의 학생을 맡았다. 상담사 1명이 맡아야 할 학생이 가장 적은 학교는 1인당 212명의 학생을 담당했다. 또한 8개의 대학은 시간제상담원이 전임상담원보다 많았으며, 4곳은 센터 운영을 위한 행정직원이 없었다.
  이러한 인력난은 참사 이후에도 이어진다. <뉴시스>의 인터뷰에서 희생자가 발생한 서울의 한 사립대학의 학생처장은 “각 학교에 있는 상담센터에 인력이 많이 없다. (참사처럼) 추가적인 상담 요건이 발생했을 때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라며 “트라우마 종류에 따라 1급 상담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그런 준비가 안 된 학교가 많아서 충분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력 문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적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 실제, 참사로 인해 두 명의 학생이 숨진 서울 성공회대학교는 상담 요청이 참사 전주보다 4배 증가했지만, 추가적인 예산 지원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의 사립대학 상담센터 지원 예산은 ‘대학혁신지원사업비’가 유일한데, 성공회대는 지난해 8월부터 일반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이 사업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성공회대처럼 지원받을 수 없는 대학이 있는지 확인해줄 수 없고, 이러한 대학에 대해 추가 지원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상담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학 상담소 상담원들의 처우가 열악하고, 급여 부분에서도 대우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상담을 진행하는 공간 또한 학생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상담사분들의 근로 시간이 좀 더 늘어나고, 공간적 여유가 확보되면 상담 대기 인원이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심리상담센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서울신문>에서 대학생 및 대학원생 2,3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접근성이 낮고 이용이 꺼려진다(44.9%) ▲받아도 효과가 없는 것 같다(18.1%) ▲비대면 상담이 불편하다(11.9%) ▲정기적 상담이 어렵다(11.7%)의 순서로 대학 내 상담센터 이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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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학교 졸업생 정윤채(농업경제학과卒.19) 씨는 “졸업할 때까지 심리상담센터가 있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다. 홍보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대학본부에서 학생생활상담소를 단순 형식적 부속기관이 아닌, 학생들의 정신건강권을 보장하는 중요기관으로 인식하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심리상담센터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학교의 심리상담지원은? 

  그렇다면 우리 학교의 심리상담센터인 ‘건강센터 학생생활상담소’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우리 학교가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로 ▲개인상담 ▲심리검사 ▲자가진단 ▲코로나 온라인 상담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개인상담은 자격을 갖춘 상담전문가와 일대일 만남을 통해 마음속 불편함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이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마주하는 ▲성격 ▲정서 ▲대인관계 ▲적성 및 진로 ▲학업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이 모두 상담 내용이 될 수 있다. 상담이 접수되면 기다리는 동안 다면적인성검사(MMPI-2)를 실시하며, 해당 결과는 객관적인 심리상태를 측정하고 증상의 유무 및 심각성을 파악해 상담 방향을 설정하는 등 내담자를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다음으로, 심리검사는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검사를 통해 본인의 성격, 정신건강, 진로, 학습 등 다양한 심리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 프로그램이다. 심리검사에는 ▲에니어그램 성격검사(EPDI) ▲NCS직업기초능력검사 ▲적성탐색검사(SDS) ▲자기조절학습검사(SLT) 등이 있다. 다음으로, 자가진단은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자살 위험 ▲알코올의존 ▲조기정신증의 분야에 대한 문항들에 직접 표시하고, 점수에 따라 위험군일 경우 상담 신청을 하도록 돕는 상담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온라인 상담은 우울과 불안에 대한 문항에 대해 자가검진을 한 후 자가진단과 마찬가지로 일정 점수 이상인 경우 상담센터로 문의해 상담 신청을 하도록 돕는 상담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에 비해 상담소 구성원은 소장, 팀장, 전임상담원 3명으로 매우 적다. 우리 학교 재적학생 수가 올해 기준 17,687명인 것을 고려해봤을 때, 상담원 1명 당 약 5,900명 정도를 상대해야 한다. 실제 우리 학교 학생생활상담소의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해당 센터에서 상담한 경험이 있는 두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기섭: 안녕하세요. 독일언어문화학과 2학년 김기섭입니다.
▷은상: 안녕하세요. 화학과 1학년 지은상입니다.

Q. 우리학교의 학생생활상담소에 어떤 경로로 방문하게 되셨나요?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학생생활상담소의 존재를 알고 있는 편인가요? 
▶기섭: 저는 방학 기간 중 씨앗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생활상담소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상담소에서 보내온 링크를 통해 설문을 제출하고, 후에 상담소 직원분들과 통화를 하며 상담 및 해석을 진행했어요. 학생생활상담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친구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은상: 저도 씨앗에서 신청해 방문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Q. 학생생활상담소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만족스러우셨나요, 혹은 불만족스러우셨나요?
▶기섭: 만족스러웠습니다. 평소에 누군가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지 않는 편인데 저의 모든 감정과 상태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기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나아가면 좋을지 방향성을 잡아주셨습니다.
▷은상: 만족스러웠습니다. 상담 선생님께서 잘 들어주시고 공감을 잘 해주셔서 혼자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상담이 진행됐거든요.

Q. 일각에서는 대학교의 심리상담지원에 있어서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기섭: 물적 자원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인적 자원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상담 날짜를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에 비해 상담시간은 1시간 내외로 그렇게 길지 않았거든요. 더 많은 상담사분이 계신다면 훨씬 원활하게 질 좋은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은상: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상담을 신청하더라도 상담 선생님이 즉시 배정이 돼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또 상담 선생님이 배정된 후에도 학교 수업 시간과 상담 선생님의 일정을 맞추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학 내 심리상담센터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기섭: 사람들에게 상담은 무언가 문제가 있거나, 상태가 좋지 못한 사람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듯합니다. 때문에 상담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무겁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근한 이미지의 마케팅도 필요하고요. 혹여라도 이 글을 보게 되는 학우분들 중 상담을 주저하는 분이 있다면, 겁먹지 말고 적극적으로 상담을 통해 본인을 치유할 기회를 꼭 가져보길 바랍니다.
▷은상: 상담 받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상한 사람이거나 사회부적응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은 자신이 살아가면서 힘들거나 고통받는 일을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도움을 받는 것 뿐이니까요. 상담받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힘들거나 지쳐있다면 상담 센터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박도희 기자 
dohui@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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